이스라엘에 대한 미사일 공격은 1973년 석유 위기를 연상시킨다.
석유 시장 자체도 1973년과 상황이 다르다. 당시 석유 수요가 급증했지만, 오늘날은 EV 보급 확대 등으로 수요 증가가 완만해졌다. 또한,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 에미리트도 가격을 더 올려 경기 긴축을 유발하고 석유 소비를 줄일 필요가 없다고 본다.
OPEC 국가들도 가격을 크게 올리려 하지 않는다. 리야드는 유가를 현재 85달러에서 100달러로 10~20% 더 올려서 배럴당 100달러를 조금 넘는 수준으로 올리는 데 만족할 것이다. 더 이상의 가격 상승은 경기 긴축과 탈석유 논란을 야기해 유가의 하락을 초래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스라엘에 대한 미사일 공격은 당분간 유가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상황은 유동적이다. 석유 시장의 경우 모든 것은 이스라엘이 공격을 시작한 하마스와 일반적으로 팔레스타인 그룹을 지원하는 이란에 대해 이스라엘이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달려 있다.
이스라엘이 하마스를 지원한 것으로 의심받는 이란에 공격을 감행하거나, 이란이 미국이나 이스라엘에 보복 공격을 가하면 유가가 상승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이스라엘과 이란이 서로 공격할 경우, 중동 지역의 석유 생산 시설이 파괴될 수 있으며, 중동 지역의 석유 생산 시설이 파괴될 경우 전 세계적인 석유의 공급 부족이 나타날 수 있다. 이는 바로 유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이스라엘이 이란에 즉각 반응을 보이지 않더라도 그 파장은 이란 산유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국이 이란에 대한 제재를 재개할 가능성도 높다.
미국은 2022년 말부터 이란산 원유 수출을 사실상 허용해 왔다. 이는 이란과 미국의 비공식적인 데탕트의 일환으로 이루어졌다. 그러나, 이스라엘과 이란의 갈등이 격화될 경우, 미국은 이란을 압박하기 위해 제재를 재개할 수 있다.
이란산 원유는 전 세계 석유 공급의 약 5%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이 이란에 대한 제재를 재개할 경우, 이란의 석유 수출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면, 이 경우 전 세계적인 석유 공급 부족으로 이어져 유가를 상승할 수 있다.
러시아는 중동 석유 위기로부터 이익을 얻을 수 있다. 미국이 이란에 대한 제재를 시행하면 러시아 석유의 가치가 높아진다. 더 높은 가격을 달성할 수 있는 여지가 만들어진다. 백악관이 이란의 석유 수출을 허용한 이유는 사실 러시아에 타격을 주기 위해서였다. 이 구도가 흔들릴 수 있다.
또한,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외교 협상은 양국이 공식적으로 국교를 수립하고 경제, 안보 협력을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협상이지만, 만약 이스라엘이 하마스에 대한 군사 공격을 감행할 경우, 사우디아라비아 입장이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이스라엘과의 외교 협상을 국내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정책에 대한 지지를 확보해야 한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하마스 공격은 사우디아라비아 내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반감을 증폭시킬 수 있다.
따라서, 사우디아라비아는 이스라엘과 외교 협상을 당분간 보류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석유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더욱이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이 공식 화해할 경우, 이스라엘은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협상을 통해 이란을 압박할 기회를 잃게 된다. 이는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군사적 대응을 강화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이는 석유 시장에 추가적인 불안감을 조성할 수 있다.
상황이 너무 복잡한 가운데 어느 한 지점에서 갈등이 촉발하면 모든 협의가 깨질 수 있다. 워싱턴은 이제 전략 비축유를 다시 풀어야 하는 문제를 고민할 것이며, 유가는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지금 유가는 불안한 지점을 계속 달려가면서 인플레이션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