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히 미국의 재정적 어려움이 국채 시장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가뜩이나 힘들어하는 전 세계 경제에도 큰 충격이 되고 있다.
미국 국채 시장의 불안정성은 두 가지 요인에 의해 발생하고 있다.
첫째 요인은 미국 정부의 재정적 어려움이다. 미국 정부 부채는 지난 몇 년 동안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이제 33조7000억 달러를 돌파할 기세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런 심각한 상황에서 1000억 달러 규모의 원조 패키지를 의회에 제출하려고 한다. 이는 국채 공급을 증가시키고 국채 수익률을 상승시켜 자금의 흐름을 한쪽으로 기울게 하고 있다. 채권 투자자들은 미국 국채에 대한 신뢰를 잃고 더 많은 수익 보장을 요구한다.
둘째 요인은 연준의 금리 인상이다.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금리를 인상하고 있으며, 이는 국채 가격을 하락시키고 수익률을 상승시키는 요인이 된다. 파월 의장은 11월에는 동결을 말했지만, 이후에 고금리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미국 국채 시장의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몇 년 전에 발행된 많은 장기채권은 현재 액면가의 50%에 불과하다. 이는 채권의 가격이 액면가의 절반으로 떨어졌다는 의미다. 이는 채권을 보유한 투자자들에게 손실에 대한 우려를 자극한다.
채권은 만기까지 일정한 이자를 지급하고, 만기 시에는 액면가를 상환하는 금융상품이다. 일반적으로 채권 가격은 만기까지 남은 기간이 길수록, 이자율이 낮을수록 높다.
미국 국채 시장의 가격 하락은 고금리 기조에서 미국 정부 부채를 더 키우고, 미국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국은 지난 몇 년 동안 트럼프 감세, 코로나 보조금, 인플레이션감축법, 칩 지원법 여파로 수조 달러에 달하는 부채를 짊어졌다. 이런 요인으로 미국의 국가 부채는 지난 20년 동안 2배 이상 증가했다.
미국 재무부 채권 총 발행량은 2019년에는 약 16조 달러였지만, 2023년 8월에는 약 24조 달러로 증가했다.
헤지펀드 아이콘들인 빌 애크먼(Bill Ackman)과 레이 달리오(Ray Dalio)는 미국 정부가 시장이 처리하기에는 너무 많은 돈을 빌려 결국 돌이키기 힘든 지점을 넘었다고 주장한다. 두 사람은 채권 시장에서 일어나는 상황을 곧 다가올 금융위기의 지표라고 지적한다.
더욱이 이런 어려운 가운데 미국 정부는 돈을 풀고 연준은 긴축을 고집하는 상호 충돌하는 경제정책이 시장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하원의 혼란에 따른 채무한도 상향 교착으로 최대 600만 개의 일자리와 15조 달러의 가계자산 증발, 실업률도 현재 약 5%에서 9%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예기치 못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은 미 재무부와 연준에 새로운 돈의 흐름에 대한 관리 부담을 초래했다.
미 재무부와 연준, 시장이 이런 상황에 적응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지금처럼 돌발 변수가 계속 나타나면 미 재무부나 연준이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을 초과하는 상황을 초래해 시장은 계속 불안에 떨 수밖에 없다.
24조 달러에 달하는 미국 채권 시장은 지금 연준의 양적 긴축과 미 재무부의 채권 발행의 확대 사이에 놓여 있다. 이 힘겨루기는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국채를 매입할 수 있는 시장의 구매자가 더 늘어나지 않으면 채권 시장의 변동성이 증가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잡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채권 시장의 불확실한 상황은 여전히 진행 중이며, 향후 어떻게 전개될지 예측하기 어렵다. 불확실한 상황은 미국 경제와 금융시장, 나아가 전 세계 경제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