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최고의 주가를 회복 중이고, 인플레이션도 2년 반 만에 최저 지점에 도달했으며, 실업률도 1960년대 이후 가장 오랫동안 4% 미만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많은 여론조사 결과, 대부분의 미국인은 자국 경제에 대해 냉담한 견해를 보인다.
또 다른 여론조사인 미시간 대학의 소비자 심리에 대한 월별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0%가 경제가 좋지 않다고 답했다. 2008년 금융 위기가 한창일 때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이런 불만의 원인으로는 우선, 40년 만에 닥친 최악의 인플레이션과 고금리 흐름으로 재정적, 심리적 부담이 계속되고 있는 부분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인플레이션은 2년 반 만에 최저점을 찍었고, 실질임금도 꽤 올랐지만, 물가를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주로 중산층과 저소득층에서 상품과 서비스 가격이 3년 전보다 여전히 훨씬 높다고 인식한다. 미국인들은 생활비 부담을 느끼고 있다.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중간 소득 분포의 중간 소득은 2019년의 4/4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연평균 0.2% 증가에 그쳤다. 이로 인해 많은 미국인은 재정적인 진전이 거의 없었다고 느끼고 있다.
저소득층 미국인은 일반적으로 코로나 이후 가장 크게 임금이 인상됐지만, 가난한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더 높은 인플레이션율에 노출됐다. 코로나 동안 경제적 불평등이 더 심화된 것도 사실이다. 부자들의 자산 가치가 폭등했다.
저소득층 미국인들은 많은 상품과 서비스 구매를 현금보다 신용카드로 지출하고 있으며, 상환을 제때하지 못해 연체율도 높다.
특히 빵, 쇠고기, 임대료, 공공요금 등 미국인들이 가장 자주 지불하는 일부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 급등은 소비자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역대급으로 낮은 실업률로 일자리가 충분해 보이지만, 실제 산업 현장에서 일자리의 질, 임금 수준, 그리고 일자리 안정성에 대한 만족도는 낮다.
일자리의 질에 대한 불만은 주로 저임금, 비정규직, 그리고 노동강도의 증가 때문이다. 미국 최저임금은 시간당 7.25달러로, 이는 2009년 이후 동결되어 있다. 또한, 비정규직 비율은 2023년 9월 기준 59%로, OECD 평균인 20%보다 크게 높다. 또한, 코로나 이후 노동강도가 증가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임금 수준에 대한 불만은 특히 저소득층과 중산층에서 높다. 인플레이션이 둔화되고 있지만, 아직 물가가 높은 상황에서, 임금 인상률이 물가 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예를 들어, 2023년 2분기 기준 중간 소득 분포의 중간 소득은 전년 대비 5.3% 증가했지만, 물가 상승률은 7.5%였다. 실질적 임금은 오히려 감소한 것이다.
일자리 안정성에 대한 불만도 여전하다.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일자리가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노동자들은 일자리 안정성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여기에, 정치적 당파심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공화당 성향 유권자들은 대개 바이드노믹스에 대해 부정적 반응을 보인다. 경제 실적과 무관하게 정치적 이념이 달라 무조건 비판적 입장을 보인다. 저소득층도 바이드노믹스에 만족하지 않고 있어, 경제적 불만과 불안이 다수를 이룬다.
이처럼, 인플레이션이 둔화되고 있지만, 그 여파는 여전히 미국인들의 경제 인식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또한, 그 영향이 완전히 사라지기까지 시간이 다소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인플레이션은 물가가 상승하여 구매력이 감소하는 것을 의미하는 데, 미국인들이 2024년에도 인플레이션이 계속될 것이라는 두려움을 가지면, 미국 경제의 70% 정도를 차지하는 소비 위축으로 경기회복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심리가 위축되면, 소비도 투자도 줄기 마련이어서, 경기의 회복에 부담을 줄 수 있으므로, 미국 정부와 기업이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소비자들의 어려움을 완화하기 위한 정책과 마케팅을 더 적극적으로 펼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