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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녹색장벽 강화…동아시아 섬유업체들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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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녹색장벽 강화…동아시아 섬유업체들 '비상'

 스페인 북부 A 코루나 시내에 있는 패션숍에서 의류를 진열하고 있는 직원. 사진=로이터 이미지 확대보기
스페인 북부 A 코루나 시내에 있는 패션숍에서 의류를 진열하고 있는 직원. 사진=로이터
유럽연합(EU)이 아시아 섬유산업에 녹색장벽을 세워 EU 섬유의 70% 이상을 공급하는 동아시아 섬유업체들에 비상이 걸렸다.

EU는 2022년 6월, 지속 가능하고 순환적인 섬유를 위한 'EU 전략(EUSSCT, EU Strategy for Sustainable and Circular Textiles)'을 발표했다.

이 전략은 2030년까지 EU로 수출되는 모든 섬유가 내구성, 유해 물질 제거, 재활용 재료의 주된 사용에 관한 표준을 준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EU의 섬유 수출 규정은 지난 7월 1일부터 시행하고 있으며, 일부 규정은 2025년까지 유예된다. 재활용 재료의 사용에 관한 규정은 2025년까지 25%, 2030년까지 50%로 단계적으로 확대된다.
세계 섬유 시장 규모는 2022년 1조 6951억 달러에서 2023년부터 2030년까지 매출 기준으로 7.6%의 연간 성장률(CAGR)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2022년 동아시아 섬유업계의 전체 수출액은 1200억 달러 중 유럽 수출액은 약 100억 달러로 약 8.3%를 차지한다.

섬유 수출이 많은 베트남의 경우는 2022년에 세계시장에 376억 달러, EU에 58억 달러의 수출 실적을 올렸다. 이는 전체 수출의 약 15.6%에 해당한다.

동아시아 섬유산업은 이 지역에 약 6000만 개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아시아 경제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섬유산업은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및 캄보디아에서 가장 빠른 성장률을 기록하며 대부분의 동아시아 국가에서 여전히 성장하고 있다. 나이키, 자라, C&A 및 H&M과 같은 유럽 패션 산업의 거대 기업들의 생산 중심지가 동아시아다.

동아시아 지역은 섬유 및 의복 공급망에서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해 2019년 전 세계 섬유 수출의 약 55%를 차지했다. 2022년에는 시장 점유율이 좀 줄어 53.41%를 차지했다.

코로나 이후 EU와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 수요가 감소하자 어려움을 겪고 있다.

EUSSCT는 동아시아 섬유 산업의 환경 부문에 과제를 제기해 잠재적으로 비용을 증가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동아시아 섬유업체들은 이런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해야만 생존과 번영이 가능할 것이다.

EUSSCT가 초래할 변화


EU 섬유 수출 규정에 따르면, 2030년까지 EU로 수출되는 모든 섬유 제품은 재활용 재료의 비중이 50% 이상이다.

재활용 재료를 활용하지 않는 생산업체는 이 규정에 따라 강력한 조사를 받을 수 있다. 조사를 통해 재활용 재료 사용 정책 및 실행, 재료의 품질 및 안전성, 조달 및 유통 경로 등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밝혀질 경우, 벌금 부과, 제품 판매 금지, 수출 금지 등의 큰 불이익을 입게 된다.

또한, 동아시아 국가의 섬유산업은 환경 규제가 아직 미약해 섬유 생산 과정에서 염료, 표백제 등을 녹이는 데 사용되는 중수를 철저히 폐수로 처리하지 않고 배출하는 것이 문제가 되고 있다. 이는 수질 오염의 주요 원인이 되고, 섬유 생산에 사용되는 화학물질 중 일부는 인체 및 환경에 유해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경고를 받고 있다.

중수 및 화학물질 사용은 유해 물질을 함유한 상당량의 폐수를 강과 수로로 배출해 심각한 수질 오염을 초래한다. 탄소 배출을 줄이려면 해당 부문의 비즈니스 모델과 기술 및 프로세스 혁신에 대한 변화가 필요하다.

많은 투자가 필요하겠지만, 투자를 꼭 비용으로만 볼 일은 아니다. 이는 꼭 필요한 과정으로 EU 표준을 충족하기 위한 변화는 다른 시장이 유사 정책을 시행할 경우 해당 지역에서 수출을 늘릴 기회가 될 수 있다.

녹색 생산 관행을 수용하면 지역 환경과 동아시아 사람들의 삶의 질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이는 새로운 지속 가능한 생산 및 비즈니스 기회를 열어줄 수도 있다. 결과적으로 이는 선진국으로부터 더 많은 외국인 투자를 유치할 가능성도 열리는 셈이다.

환경 보호를 중시하는 흐름은 전 세계적인 흐름으로 강화 규정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 유럽으로 가는 수출길이 막힐 뿐만 아니라 미국이나 중국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어 환경 보호를 위한 혁신은 동아시아 섬유산업 생존을 위한 필수 코스가 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