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42는 100억 달러 규모의 기술 투자 기금, 아랍어 AI 모델, 기술 인재 플랫폼, 의료 회사 및 게놈 시퀀싱 프로젝트 등을 포함하는 광범위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UAE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전 세계에 2만여 명의 직원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G42의 성장은 미국 정부의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미국 관리들은 G42가 중국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미국의 민감한 기술과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다고 경계심을 보인다. 수백만 명의 미국인과 다른 사람의 유전자 데이터를 중국 정부에 보내는 통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CIA 관리들도 중국과 UAE 간 안보 및 기술협력에 대한 미국 우려가 근거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정기적으로 아부다비를 방문하여 UAE에 기밀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실제 G42는 미국 정보기관의 조사에서 중국과 협력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CIA와 기타 정보기관들은 G42가 미국의 제재를 받는 거대 통신업체 화웨이를 포함해 미국 관리들이 보안 위협으로 간주하는 주요 중국 기업과 협력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
G42는 미국 정보기관에 스파이 도구로 의심을 하는 전 세계적으로 1억 명 정도가 사용하는 소셜 미디어 애플리케이션 토톡(Totok)의 운영에 관여했고, 코로나가 발생하자 중국 생명공학 기업인 BGI와 협력해 코로나 진단 키트를 배포했으며, 시노팜과 협력해 코로나 백신 3상 임상시험도 진행했다.
미국은 수년간 중동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제한하려고 노력해 왔으며, 이제 그러한 노력은 AI, 빅 데이터, 양자 컴퓨팅, 클라우드 컴퓨팅, 감시 인프라 및 게놈 연구를 포함한 세계 최첨단 기술에서 지배력을 확보하려는 중국의 야망을 약화하려는 새로운 전선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런 가운데 G42는 이 경쟁의 한 가운데 있으며, 미국 정보기관들은 G42와 중국 기업 및 관료들과의 관계를 조사하고 있다.
그간 G42는 화웨이, BGI 등 미국이 보안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는 중국 기업들과 협력해 왔다. 또한, G42의 자회사인 ‘프리사이트’ AI는 전 세계 경찰에 감시 기술을 판매하고 있는데, 이는 중국 경찰이 사용하는 것과 거의 동일한 소프트웨어를 포함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정부는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G42에 대한 압박을 강화해 왔다. 셰이크 타눈 빈 자예드 G42 의장과 아부다비 관리들을 만나 G42의 중국 협력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G42는 미국 정부의 우려에 대해 답변을 거부하고 있다.
샤오펑 G42 CEO는 미국에서 교육을 받았지만, UAE 시민이 되려고 미국 시민권을 포기한 인물이다. AI 분야에서 뛰어난 경력을 가진 인물로, 마이크로스트래티지에서 최고기술책임자로 근무한 바 있고, AI 스타트업인 엑스텔레콤(XTelecom)의 공동창업자이기도 하다.
그는 중국계 미국인으로, UAE의 국부펀드인 무바달라와도 인연이 있어 G24 CEO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G42의 사명을 “인생, 우주 및 모든 것에 대한 궁극적인 대답을 찾는 것”이라고 말한다.
미국 정부의 압박으로 G42는 중국 기업과의 협력을 줄이고 미국 기업과의 협력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미국의 우려를 달래기 위해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와 협력해 기술 스택을 교체하고, 미국 AI 기업 세레브라스와 엔비디아 등 미국 기업과 슈퍼컴퓨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G42의 노력이 미국의 경계심을 얼마나 완화할지는 미지수다. 미국 정부는 UAE와 중국 관계가 점점 커지는 것을 경계하고 있으며, G42가 중국과의 협력을 완전히 중단하지 않는 한 계속 우려를 제기할 것이다.
중국은 중동에서 경제적, 군사적 입지를 확대하려는 의도를 숨기지 않았고, UAE는 수십억 달러 상당의 미국 군사 장비를 구매하지만, 중국 군사 제품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UAE와 중국의 관계가 미국의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UAE에 중국과 G42와의 협력 중단을 압박하고 있으며, 진전을 이루기 위해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UAE는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중국 및 러시아와 더욱 긴밀한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의심을 받아왔다. 2019년 UAE 왕세자인 모하메드 빈 자이드가 베이징에서 시진핑 주석을 만났다.
G42 사례는 미국과 중국 기술 경쟁이 중동까지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두 초강대국은 중동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기술을 활용하고 있으며, 이는 지역의 안보와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UAE, AI 개발에 있어 미국과 중국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기로에 서 있는 가운데, 양국 가운데 어느 국가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중동은 물론 전 세계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G42 외에도 중동 지역에서 유사한 기업을 탐색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