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와 우크라이나 전쟁, 공급망 불안, 고금리와 인플레이션으로 갈 길이 먼 영국에게 이는 회복 가능성에 치명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CE는 영국이 EU 탈퇴로 투자가 줄어들고, 무역이 약해지고,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으며, 앞으로도 이런 고통이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책임예산국(Office for Budget of Responsibility)의 데이터에 따르면, 브렉시트로 인해 영국의 총부가가치(GVA), 즉 상품과 서비스 전체 가치에 10% 정도의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조사도 있다. 한 마디로 재앙적 수준을 말한다.
CE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시아몰리 파텔은 “우리 연구에 따르면 브렉시트가 아니었다면 런던 경제가 더 빠르게 성장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사디크 칸 런던 시장은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브렉시트가 효과가 없다는 것은 이제 명백하게 밝혀졌다”라며 “브렉시트의 비용은 유럽 이웃 국가와 무역 협정을 개선할 의지가 있는 경우에만 해결될 수 있다”라며 향후 방향 전환의 필요성을 주장하며 EU 단일시장 재가입에 대한 논의를 촉구했다.
현 집권당인 보수당은 2020년 1월 31일 EU에서 탈퇴했지만, 단일시장과 관세동맹에서 탈퇴하지는 않았다. EU와의 무역을 원활하게 유지하기 위한 결정이었다.
그러나, 노동당은 2024년 총선에 집권하면 단일시장과 관세동맹에서 탈퇴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노동당은 단일시장과 관세동맹이 영국의 경제 성장을 저해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브렉시트를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콘월레 리스-모그 재무장관은 이 조사 결과에 대해 “매우 실망스러운 결과”라며 “우리는 브렉시트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그의 발언은 브렉시트로 인한 경제적 손실에 대한 우려를 인정하는 동시에, 브렉시트의 잠재적 혜택을 최대화하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영국의 주요 정당인 보수당과 노동당의 브렉시트 입장은 확연히 다르다.
보수당은 브렉시트를 지지하며, 실행에 옮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반면, 노동당은 브렉시트에 대해 복잡한 입장을 가지고 있다. 총선 승리 후 EU와 브렉시트 합의를 우선 추진한 뒤 제2 국민투표를 열어 합의안과 EU 잔류 중 국민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키어 스타머 노동당 대표는 브렉시트가 이미 벌어진 일이라며 차기 총리가 되면, 재가입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대신 '역동적 동의'를 제시해 농산물과 환경, 각종 경제 규제법을 EU법에 최대한 가깝게 맞춰 마찰이 일어날 부분을 최소화해 경제 관계를 확대하겠다고 언급했다.
논란은 정치적인 영역에 머물지 않는다. 영국 경제인들도 브렉시트로 인한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
앤드류 스미스 영국 제조업협회(EEF) 회장은 “브렉시트로 영국 경제 성장이 저해되고 있다”라며 “정부는 브렉시트의 부정적인 영향을 완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실제 브렉시트 이후 제조업과 농업, 서비스업 부문에서 상당한 매출 손실과 일자리 감소가 있었다.
영국 국민들 사이에서도 브렉시트로 인한 경제적 손실에 불만이 커져가고 있다. 2023년 7월에 영국 여론조사기관 유고브(YouGov)의 조사에 따르면 영국인 62%가 브렉시트로 인해 경제가 악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영국인들 중 51%가 EU 재가입을 지지하고 있으며, 이는 브렉시트가 발효된 2021년 1월과 비교해 11%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브렉시트 결정이 잘못됐다는 응답도 57%로, 이는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런 조사 결과는 브렉시트가 영국 경제에 큰 피해를 입히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다.
이런 흐름은 향후 영국 정치 지도자들과 경제인, 국민들 사이에 브렉시트를 되돌리려는 움직임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다만, 노동당이 2024년 총선에서 집권하지 못하면 브렉시트는 그대로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브렉시트 향방에 대한 예측은 여전히 불확실하다. 영국이 EU에 재가입하는 것이 영국의 어려운 경제를 회복할 만병통치약이 아닐 수 있다.
EU에 재가입할 경우, 영국은 유엔 안보리 거부권, 워싱턴과의 긴밀한 관계, 강력한 국방력 등 덕분에 EU 내에서 강력한 발언권과 특별한 지위를 누릴 수 있다.
EU는 국제적 이슈에 아이디어와 어젠다 창출 등을 주도하고 있으며, 여전히 세계 최대의 단일시장이고, 회원국 간에는 관세가 없으며, 무역 규제도 최소화되어 있어 영국 기업들은 EU 시장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브렉시트로 인해 영국은 EU의 단일시장과 관세동맹에서 탈퇴한 결과 EU와의 경제적, 정치적 관계를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에, 영국은 EU의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서 배제되고 있으며, EU의 주요 경제 정책에서도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 이는 영국의 국제적 위상을 약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계속되고 있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브렉시트가 영국 경제에 미친 부정적인 영향을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영국의 정치 지도자들과 경제인, 국민의 반응은 다양하며, 이를 되돌리려는 노력이나 향후에 미칠 파급영향에 대한 명확한 결론은 아직 내려지지 않았다. 이는 계속 주목해야 할 주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