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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1위 전기차 비야디, 유럽시장 승부 갈 길이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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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1위 전기차 비야디, 유럽시장 승부 갈 길이 멀다

비야디의 주요 순수전기차 라인업. 사진=비야디이미지 확대보기
비야디의 주요 순수전기차 라인업. 사진=비야디
중국의 전기차 기업 비야디(BYD)가 유럽 시장에 도전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여러 난관에 부딛치며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 전문기업인 비야디는 2023년 중국에서 가장 많은 전기차를 판매한 기업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테슬라를 제치고 판매량 1위도 달성했다. 워런 버핏이 투자한 회사로 유명하며,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도 경쟁력을 인정한 회사이기도 하다.

비야디는 전기차용 배터리도 자체 생산하고 있어 배터리 공급 문제에서 자유롭다는 강점도 있다. 특히 일찌감치 리튬 철 인산염(LFP) 배터리를 채택해 비용과 안전성 면에서 우위를 점했다. 또한, 세단과 SUV 등 다양한 차종으로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이 넓고 버스와 트럭, 택시 등의 상용차도 생산해 다양한 수요를 충족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각종 지원을 받고 있어 비용 절감과 투자 효율성 면에서도 유리하다.

비야디는 이런 강점을 바탕으로 유럽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2035년까지 내연기관차 판매를 전면 금지할 예정인 유럽연합(EU)은 역내 친환경차 보급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비야디는 중국 내수 시장의 출혈 경쟁과 성장세 둔화 전망이 팽배한 가운데, 유럽 시장 선점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비야디의 유럽 진출 전략은 크게 저렴한 가격을 통한 대중 시장 공략이다. 중국 내수 시장에서도 자체 배터리 제조·공급을 통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했던 비야디는 유럽에서도 경쟁사 대비 30% 이상 저렴한 1만 달러 미만 전기차를 주력으로 판매할 계획이다.

또 헝가리에 연간 15만 대 규모의 전기차 생산공장 건설 계획을 밝히는 등 현지 생산 거점 확보에도 힘쓰고 있다. 현지에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는 동시에 관세 등 무역 장벽을 완화하겠다는 것이다. 유럽 시장에 맞춰 판매망도 확장하고, 연예인과 스포츠 스타를 활용한 브랜드 인지도 개선 등 마케팅 활동도 강화하고 있다.

그 결과 비야디는 지난 2022년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 4083대를 판매하며 전년 대비 107%의 성장률을 기록한 데 이어 시장 점유율에서도 10위권에 진입하는 성과를 달성했다.

하지만, 비야디의 유럽 진출에는 여전히 많은 장애물이 산재해 있다.

지난 28일(현지시간) 포춘지는 EU가 비야디의 저가 전략이 유럽 자동차 산업에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으며, 이에 관세 인상과 안전 인증 절차 강화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강력한 무기 중 하나였던 중국 정부의 각종 지원과 혜택이 역효과를 낸 것이다.

또한, 비야디는 유럽의 비싼 인건비와 생산 비용, 높은 현지 브랜드 충성도와 중국 제품에 대한 낮은 품질 인식, 연결성 및 인프라 부족 등의 문제도 극복해야 한다.

유럽의 인건비는 중국보다 훨씬 높고, 현지 소비자들은 대체로 중국 브랜드에 부정적이다. 나라나 지역마다 전기차 충전 방식과 네트워크 표준이 다양한 점도 비야디에게 부담이다. 지역에 따라 충전 표준과 네트워크를 맞춰 충전 속도와 편의성을 보장해야 하는데, 저렴한 가격을 최대 무기로 내세우고 있는 비야디로선 쉽지 않은 선택이다.

테슬라보다 낮은 평균 판매가와 그로 인해 상대적으로 낮은 매출 및 순이익도 발목을 잡는다.

지난해, 비야디는 글로벌 시장에서 160만 대의 전기차를 판매하며 140만대에 그친 테슬라를 제치고 글로벌 1위에 올랐다. 하지만, 매출과 이익 면에서는 여전히 테슬라에 크게 밀리고 있다. 비야디의 2023년 68.1억 달러의 매출과 6.8억 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지만, 테슬라는 86억 달러의 매출과 10.8억 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여기에 저렴한 가격대를 실현하기 위해 자율주행, 5G, 인공지능(AI) 등 각종 최신 기술 도입을 최소화한 것도 기술력과 브랜드 인지도에서 감점 요소다. 이에 대다수 유럽 소비자들이 여전히 비야디를 도전자로 인식하고 세계 1위기업으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결국 비야디가 규제, 비용, 브랜드, 연결성 등 각종 문제를 극복하고 유럽 전기차 시장을 안정적으로 공략하기에는 좀 더 충분한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