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중국 부채 비율, 사상 최고치 돌파…경제 위기 적신호

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비즈

공유
0

중국 부채 비율, 사상 최고치 돌파…경제 위기 적신호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이 지난해 287.8%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사진=본사 자료이미지 확대보기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이 지난해 287.8%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사진=본사 자료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이 지난해 287.8%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1년 전보다 13.5%포인트 늘며, 일본이 차지했던 세계에서 가장 높은 부채 배율 264%도 넘어섰다.

중국의 부채 증가는 가계, 기업, 정부 모두에서 나타났다. 지난달 30일 닛케이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의 총부채 중 가계의 비율은 63.5%, 비금융 기업의 비율은 168.4%, 정부 비율은 55.9%로 각각 1.3%, 6.9%, 5.3%포인트씩 상승했다.
중국 부채 증가의 주요 원인은 경제 성장의 둔화와 디플레이션 압력이다. 명목 GDP 성장률은 2023년 4.6%로 2022년 4.8%보다 하락하며 3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실질 GDP 성장률은 2023년 5.4%로 정부 목표치인 5.2%를 상회했다.

명목 GDP 성장률이 실질 GDP 성장률보다 낮은 것은 중국 경제가 잠재 성장률 이하에 놓여 있음을 경고하는 것이다. 이는 중국 당국이 더 많은 재정·통화 정책을 구사해야 성장 잠재력을 회복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중국 싱크탱크 중국국제금융연구소(NIFD)의 보고서에 따르면 가계·기업·정부 부문의 총부채는 2023년 9.8%로 2022년 대비 큰 변화 없이 비교적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다만, NIFD는 2024년 명목 GDP 5% 성장을 위해 정부가 총차입금을 10% 확대할 경우, 부채 비율이 올해 14%포인트 증가해 300%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했다.

중국의 부채 증가는 국내외에서 다양한 문제점을 야기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부채 부담이 민간 부문의 소비와 투자를 억제하고 금융 위기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해외에서는 중국의 부채 문제가 글로벌 전체 경제의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금융 시장에 상당한 충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 부채의 경우, 중국 기업들이 투자를 위해 해외에서 돈을 끌어온 것이 부메랑이 됐다. 중국 경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부채가 급격히 증가하자 해외 채권자들은 정상적 상환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중국인민은행(PBOC)에 따르면, 중국 기업의 해외 부채는 2023년 1분기 기준 약 2조2000억달러(약 2935조원)로, GDP 대비 14.4%에 달한다. 경기 둔화와 해외 투자가 신중해지면서 2022년 4분기 대비 0.8%포인트 감소했다.

또한, 중국은 세계 최대 채권국으로 저소득국가와 중소득국가에 1.1조 달러에서 1.5조 달러의 대출을 해주었다. 부채 상환을 위해 이들 국가에 상환 압력을 가할 경우 자칫 해당 국가와의 관계가 악화되고 갈등에 직면할 수 있다.

문제는 중국 경제가 성장 속도가 갈수록 둔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부채보다 수익이 늘어나면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부채 상환을 위한 달러 수입이 예전만 못하고, 앞으로도 이런 추세가 계속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부담이다.

한편, 중국 정부도 부채 비율을 낮추고 경제를 활성화하는 정책적 대응을 추진 중이다.

정부는 명목 GDP 성장률 목표치를 7%로 설정하고, 목표치가 달성되지 않으면 추가 부양에 나서기로 약속했다.

또한, 재정 적자를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고 금리 인하 및 경기 부양 정책 조율 등을 통해 자금 조달 비용을 낮추고 경제 활성화를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러한 정책은 부채 문제의 근본 원인인 구조적 불균형과 비효율성을 해결하지 못한다. 중국은 △내수 강화 △구조적 개혁 △유연한 환율 정책 구사를 통해 기후 변화와 빈곤 문제에도 대응해야 한다.

또한, 중국의 부채 문제가 세계 경제의 불안 요인이기도 한 만큼, 주요 서방 국가와 협력해 저소득국가에 대한 부채 상환을 유예하고, 부채 구조 조정을 지원하는 것도 필요하다.

중국의 부채 비율 증가는 향후 중국은 물론, 글로벌 국가들의 중요 관심사로 떠오를 전망이다. 중국이 부채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면서 안정적인 성장을 달성할 수 있을지 여부는 중국의 정책 선택과 글로벌 경제의 회복력 여하에 달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