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美 자산가들, 현금 비중 확대에 투자자 '촉각'

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비즈

공유
2

美 자산가들, 현금 비중 확대에 투자자 '촉각'

제프 베이조스, 제이미 다이먼, 마크 저커버그, 워런 버핏(왼쪽부터) . 사진=각각 로이터 이미지 확대보기
제프 베이조스, 제이미 다이먼, 마크 저커버그, 워런 버핏(왼쪽부터) . 사진=각각 로이터
미국의 주요 자산가들이 현금 비중을 늘리고 있다. 그 배경은 다양하지만, 이들의 움직임은 시장에 대한 남다른 변화를 감지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어 투자에 충분히 참고할 만한 신호로 보인다.

27일(현지 시간) 야후파이낸스는 미국 유명 기업인과 주요 기관들이 2023년 이후 현금 보유를 크게 늘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부는 주식 시장이 고평가됐다고 판단하고 이익을 실현하거나 다른 투자 기회를 찾기 위해 현금화하고, 다른 일부는 경기 침체 우려, 재테크 일환 등 다양한 이유로 현금을 확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주요 자산가들의 현금 비중 확대 배경과 의미


최근 제프 베이조스, 제이미 다이먼, 마크 저커버그 등 미국 주요 자산가들이 주식 매각과 현금 비중 확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 역시 현금 보유 규모를 크게 늘렸다.

제프 베이조스는 2023년 12월에 아마존 주식 90억 달러어치를 매각하고, 현금 보유 규모를 약 174억 달러(2022년 말 대비 50% 증가)로 늘렸고, 제이미 다이먼도 지난해 연말 JP모건 주식 1억5000만 달러어치를 매각했으며, 마크 저커버그도 지난해 연말에 메타 주식 6억7000만 달러어치를 매각하고 현금을 늘렸다.

워런 버핏도 2023년 말 버크셔 해서웨이의 현금 보유 규모를 약 1671억 달러(2022년 말 대비 36.8% 증가)로 늘렸다.

투자가뿐만 아니라 주요 기관들도 현금 보유를 늘렸다. S&P500 기업들은 2023년 3분기 총 현금 보유 규모를 약 2조6000억 달러로 늘렸다. 이는 2022년 3분기 대비 약 12%가 증가한 것이다. 예를 들면, 애플은 2023년 12월 말 현금 보유 규모를 1690억 달러로 늘렸다. 이는 2022년 12월 말 대비 10% 증가한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지난해 연말 현금 보유 규모를 1300억 달러로 늘려, 2022년 12월 말 대비 15%나 증가했다.

이들이 현금 비중을 확대한 배경은 다양하지만, 투자할 만한 매력적인 기회가 부족하다는 판단, 경기 침체 또는 시장 조정에 대한 우려, 개인적인 재테크 및 부의 다각화 차원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 골드만삭스는 투자 기회 부족으로 인해 기업들이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고 분석했으며, 모건스탠리는 경기 침체 우려로 인해 기업들이 현금 확보를 통해 불확실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보았다. JP모건은 기업들이 자사 주식 매수보다 배당금 지급, 인수합병(M&A)에 현금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미국 주요 자산가들의 현금 확보가 주는 의미는 시장 전망에 대한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일부는 ‘현금이 왕’이라고 주장하며, 시장의 불안정성이나 하락할 때 현금을 가지고 있으면 좋은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말한다.

워런 버핏은 오랫동안 현금을 비축해 두었다가 저평가된 회사나 자신이 잘 이해하는 분야에만 투자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최근 미국에 버크셔를 진정으로 움직일 수 있는 회사가 몇 개 남지 않았으며, 미국 밖에서는 버크셔의 자본 배치를 위한 의미 있는 선택지가 거의 없으며, 대체로 눈이 번쩍 뜨이는 성능을 발휘할 가능성이 없다고 현금 보유를 늘린 이유를 말했다.

또한, 시장 일각에서는 제프 베이조스가 자신의 우주여행 회사 블루오리진에 투자하기 위해 아마존 주식을 매각했다고 보고 있으며, 저커버그는 자선단체인 찬스 엔드라워먼트 트러스트에 기부하기 위해 메타 주식을 매각했다고 알려져 있다.

다른 일부는 ‘현금이 쓰레기’라고 주장하며, 시장이 계속 상승할 때 현금을 가지고 있으면 기회비용이 발생한다고 말한다. 이에 캐시오 페레즈는 자신의 헤지펀드인 페레즈 캐피털에서 현금 비중을 최소화하고, 기술·소비재·헬스케어 등의 성장주에 집중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들의 현금 비중 확대는 투자 심리 위축 및 경기 침체 가능성을 시사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