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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혁신 자원 확보 경쟁에 ‘불철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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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혁신 자원 확보 경쟁에 ‘불철주야’

인재·칩·에너지 확보 위한 ‘총성 없는 전쟁’ 전개

AI 시장 선점을 위한 필수 자원 확보 경쟁 가속화. 사진=로이터  이미지 확대보기
AI 시장 선점을 위한 필수 자원 확보 경쟁 가속화. 사진=로이터
첨단 AI 기술 개척에 박차를 가하는 글로벌 IT 기업들이 필수 자원 확보를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AI 기술이 견인하는 미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자원 확보가 생명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재, 데이터, 컴퓨팅 파워, 에너지 등 핵심 자원의 만성적 부족으로 AI 혁신 동력 확보에 차질을 발생해 정부 차원 지원이 절실하다고 28일(현지시각) 악시오스가 보도했다.

◇ AI 필수자원 확보의 심각한 병목 현상


보도에 따르면, AI 개발에는 최고 수준의 전문 인력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이들을 길러내기 위해서는 장기간의 교육과 훈련이 필요한데, 이를 충족할 인재 공급이 당장 부족하다. 이에, AI 기업들은 핵심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 중이며, 자국에서 구하기 힘들자 해외에서 우수 인재를 구하기 위해 특별 취업 비자를 발급하는 등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 실리콘밸리의 많은 IT 기업들은 인도나 유럽 등 해외에서 우수한 AI 인재를 적극적으로 영입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해외 인재에 특별 취업 비자를 제공하고, 높은 연봉과 다양한 복지 혜택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데이터 부족을 겪고 있다. AI 알고리즘을 훈련하고 모델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양의 데이터가 필요하지만, 고품질 데이터 수집과 가공, 저장에 많은 비용과 노력이 들어 데이터 확보에 한계가 있다.

이를 뒷받침하는 인프라인 컴퓨팅 파워도 부족하다.

대규모 AI 모델을 훈련하고 작동하기 위해서는 압도적 컴퓨팅 파워가 필요하다. AI가 학습하는 데이터는 어마어마하게 많아서, 일반 컴퓨터로는 감당하기 어렵다. 그래서 ‘슈퍼컴퓨터’가 필요하다. 슈퍼컴퓨터는 수많은 계산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어 AI 학습 속도를 높여줄 수 있다. 하지만, 이를 충족할 슈퍼컴퓨터가 충분하지 않다. 전 세계 주요 IT 기업들이 가진 슈퍼컴퓨터를 모두 합쳐도 AI 학습에 필요로 하는 컴퓨팅 파워를 감당하기 어렵다.

에너지 부족도 문제다. AI 기술은 막대한 전력을 소비한다. 생성형 AI 같은 고성능 컴퓨팅 기술은 전통 클라우드 컴퓨팅보다 훨씬 더 많은 전력을 사용한다. 일반적인 전력 수급으로는 이를 감당할 수 없어 새로운 발전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

메타 CEO 저커버그는 최신 AI 모델 하나를 훈련하는데 원자력발전소 1기 전력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 AI 학습이나 활용이 가장 많은 미국에서는 이런 자원이 만성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이는 데이터센터가 위치한 지역의 유틸리티 회사에 전례 없는 수준의 전력 수요 증가를 가져오고 있다. 2022년 전 세계 데이터센터에 사용된 전력은 세계 전체 전력 수요의 약 2%에 해당하는 460테라와트시(TWh)였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6년에는 이 소비량이 620~1050TWh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AI 붐 등으로 최대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본다.

일렉트릭 파워 리서치 인스티튜트에 따르면, 데이터센터는 현재 미국 생산 총 에너지의 약 2.5%를 사용하며, 2030년까지 6%로 늘어날 것으로 본다.

특히, 현재 미국은 기후 온난화 대응으로 전기자동차, 전기온수기, 새로운 제조 시설 등의 전기화 추세로 전력망에 대한 수요를 높지만, 재생에너지만으로 이를 충당할 수 없다.

이에, 유틸리티 회사들은 증가하는 전력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새로운 전력 인프라를 구축하고, 기존 전송시스템을 더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기술 개발도 해야 한다.

시장에서는 전력난을 감안할 때, 데이터센터의 급속한 승인 및 구축 속도와 새로운 송전선 승인에 걸리는 긴 시간 사이의 괴리를 해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AI 기술 활용의 전제 조건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 거대 기술기업과 스타트업의 편차


오픈AI,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AI 선도 기업들은 필수자원 확보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오픈AI는 마이크로소프트와 협력해 막대한 컴퓨팅 자원을 확보하고, 자체 슈퍼컴퓨터 개발에 투자하는 한편,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로 막대한 전력 수요를 충족하려 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고 수준 AI 인재 대거 영입과 자체 AI 연구소를 설립해 인재 육성 등 필수 인력 확보, 자체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애저를 통해 막대한 컴퓨팅 자원 활용, AI 전용 슈퍼컴퓨터 개발에도 투자하고 있다.

구글도 딥마인드, 구글 브레인 등 세계적인 AI 연구 조직을 운영하며 최고 수준의 인재들을 영입하고 있으며, 자체 개발한 TPU(Tensor Processing Unit)를 통해 막대한 컴퓨팅 자원을 확보하고,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구글 클라우드를 통해 AI 모델 개발 및 운영에 필요한 컴퓨팅 자원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구글은 기후 변동에 대응하는 규제 강화를 감안해 데이터센터 운영에 필요한 전력을 100% 재생에너지로 충당한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우려도 있다. 거대 기술기업이 필수 자원을 선전하면서 다양한 AI 기술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스타트업들이 자금난으로 필수자원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AI 기술 발전 불균형과 혁신을 저해하는 양극화 현상이 극심해지고 있다.

이는 AI 기술 독점과 다양성 부족, 상업적 목적에 치우친 기술 개발이라는 문제를 양산할 수 있다.

◇ 미국 정부, 의회의 움직임


이에 시장의 전문가들은 이런 필수자원의 희소성 위기가 미국이 AI 시대를 선도하는 데 큰 위협을 주고 있다고 말한다. AI 시장에서 바짝 뒤쫓고 있는 중국에 앞서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배다른 노력이 필요하다고도 말한다.

미국은 반도체 등 최첨단 과학기술력에서 중국을 견제하는 것처럼 AI 시대 패권을 내주지 않기 위해 정부와 기업이 혼연일체가 돼 대응해야 할 때라는 인식이 점차 강해지고 있다.

중국은 값싼 인력과 전폭적인 정부 지원을 앞세워 AI 기술력 제고에 박차를 가하면서 미국을 위협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향후 AI 패권을 놓고 미중 간 첨예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미 정부 고위 당국자는 “미국 이민 시스템은 전 세계에 가장 똑똑한 인재들을 데려와 교육한 후 자기 나라로 돌려보내고 있다.”라며 개선해야할 때라고 역설하고 있다. 미국 의회도 이민 규정 개선에 착수했다.

미국 교육 당국은 과학, 기술, 공학, 수학(STEM) 분야 교육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AI 관련 교육 프로그램을 확대하여 미래 인재 양성에 힘쓰고 있다.

또한, 숙련된 AI 전문가를 유치하기 위한 비자 프로그램을 개선하고, 해외 인재 유치를 위한 정책적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컴퓨팅 파워 확충을 위해 반도체 산업 육성과 슈퍼컴퓨팅 기술 발전을 위한 장기적인 로드맵 제시 및 국가 차원의 슈퍼컴퓨팅 생태계 구축을 위한 국가 전략 컴퓨팅 계획과 초당 100경번 연산이 가능한 엑사스케일 슈퍼컴퓨터 개발 등 슈퍼컴퓨터 개발 지원 확대에 나서고 있다.

특히, 재생 에너지 확대, 에너지 효율성 향상, 스마트 그리드 구축, 소규모 원전 확충 등 미국 전역의 전력난 개선 사업도 진행 중이다.

거대 기술기업의 반독점 규제를 향한 움직임도 AI 부문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제 AI 기술 발전을 위한 자원 확보 경쟁은 기업을 떠나 국가 단위로 확대되고 있으며, 기업은 물론 국가 간에 경쟁도 불가피해졌다.

우리도 AI 시대 성공적 대전환을 위해 정부와 기업의 적극적 인프라 투자가 시급하다. 칩 제조 능력 고도화, 데이터센터 확충, 재생에너지 개발 등 전력 수요 확대 등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필요해 보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