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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증하는 구리 수요, ‘재활용’이 해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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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증하는 구리 수요, ‘재활용’이 해결책

친환경적이고 지속 가능한 구리 수요 부족 해결, 재활용이 답

구리 재활용 시장, 성장세 무섭다.                         사진=로이터
구리 재활용 시장, 성장세 무섭다. 사진=로이터
생산이 부족한 상태에서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구리 재활용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세계적인 에너지 전환과 전기화 추세로 인해 2035년까지 구리 수요는 현재 보다 두 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되지만, 생산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해 재활용이 각광을 받고 있다고 9일(현지시각) AP가 보도했다.
구리 가격은 2023년 말부터 상승 추세에 있다. 2024년 2월 중순부터 20% 이상 급등하여 구리 광석 부족으로 인해 2년 만에 최고치인 톤당 거의 USD 10,000에 도달했다.

구리 가격의 폭발적 상승은 구리의 생산 부족 때문이다. 새로운 광산을 개발하는 데는 10년 이상이 걸려, 생산량을 추가로 늘리기 어렵다. 산업에서 필요한 구리를 모두 충족하려면, 80개의 새로운 광산을 개발해야 하지만, 사실상 이는 불가능하다고 벨기에의 수출 신용 기관인 크리덴도는 밝히고 있다.
또한, 가장 중요한 구리 생산국(칠레, 호주, 페루)의 구리 광산들이 노후화되고 있다. 칠레(세계 최대 구리 생산국)에서는 운영 문제, 광석 등급 저하, 광산 노후화, 물 공급 감소로 구리 생산이 둔화되고 있다.

물론, 구리 수요가 급증하면서, 정부와 기업의 노력으로 이런 문제들이 부분적으로 개선되고, 생산량이 늘고 있지만, 공급 부족을 메우기는 어렵다.

이에, 재활용이 각광을 받고 있다. 킹스 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재활용 구리 시장은 2022년에 745억 9천만 달러로 평가되었으며, 2023년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성장률(CAGR) 5.17%로 성장하여 2030년까지 약 1,111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구리 수요 급증이 초래한 공급 부족 심화로 인해 구리 가격이 급등하면서, 신규 광산 개발이 촉진되고 노후 광산 보강, 대체재 개발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있지만, 당장 수요를 어느 정도라도 충족하기 위해서는 재활용이 최선의 방책이다.

수요가 있는 곳으로 돈이 흐르고 이는 기술의 발전을 가져온다. 이제 구리 재활용 기술 발전으로 재활용률이 높아지고 비용도 저렴해지고 있다. 각국 정부도 구리 재활용 정책을 지원하고 있어, 시장 성장이 가속화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구리 재활용의 이점은 수급 차질 보완은 물론 환경에 주는 악영향을 줄일 수 있다는 데 있다. 재활용된 구리 1톤은 약 200톤의 암석 채굴을 피할 수 있어 토양오염, 생태계 파괴 등의 문제를 예방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도시 광산’에서 나오는 폐기물 구리를 더 많이 재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미 채굴된 구리를 재활용하는 것이 새로운 구리 광산 개발과 채굴보다 에너지와 환경에 끼치는 영향이 적다.

구리 재활용은 기술적으로도 가능하다. 구리는 성능을 잃지 않고도 무한정으로 재활용할 수 있는 금속이기 때문이다.

구리는 자연적으로 순수한 형태로 존재하는 몇 안 되는 원소 중 하나이며 100% 재활용이 가능하다. 구리는 뛰어난 합금 특성으로 인해 주석, 아연, 니켈 등 다양한 다른 원소와 결합하여 최종 제품으로 활용된다. 평균적으로 구리가 들어간 제품에는 30% 이상의 재활용 함량이 포함되어 있다.

구리의 종류는 제품에 따라 다양하지만, 대개 재활용된 구리의 가격은 바로 생산된 구리 가격보다 25~30% 정도가 저렴하다.

구리 생산과 관련된 에너지 수요와 온실가스 배출도 크게 줄일 수 있다.

구리 재활용 기술은 크게 기계적 재활용과 화학적 재활용이 있다.

기계적 재활용은 폐기물에서 구리를 분리하고 선별하는 과정을 거쳐 다시 구리 제품 생산에 사용하는 방식으로, 파쇄, 분쇄, 자력 선별, 비중 선별 등 다양한 기술이 사용된다. 화학적 재활용은 폐기물을 화학적으로 처리하여 구리를 추출하는 방식으로, 전기분해, 침출, 용매 추출 등 기술이 활용된다. 최근에는 AI, 머신러닝 등 첨단 기술을 접목하여 재활용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재활용 구리는 품질 저하 없이 무한정 재활용될 수 있다. 국제 구리 협회(ICA)에 따르면, 재활용 구리 순도 99.99% 이상의 높은 품질을 유지하며, 신규 채굴된 구리와 동일한 성능을 발휘한다. 이는 구리가 화학적으로 안정적인 금속이며, 재활용 과정에서 불순물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전 세계적으로 재활용 구리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국내 구리 재활용 시장 규모는 2023년 기준으로 약 7,000억 원 수준으로 추정되며, 이는 글로벌 시장 추세와 맞물려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적인 탄소 중립 및 전기화 추세는 구리 수요 급증을 이끌고 있으며, 이는 구리 재활용 시장의 중요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구리 재활용은 환경 보호와 자원 효율성 제고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며, 앞으로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