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미국으로 쏠린 유동성, 미 대선과 금리 인하로 바뀔 수 있나

공유
0

미국으로 쏠린 유동성, 미 대선과 금리 인하로 바뀔 수 있나

코로나 이후 전 세계에서 약 1.3조 달러가 미국으로 유입



전 세계 여유 자금이 미국으로 유입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전 세계 여유 자금이 미국으로 유입되고 있다. 사진=로이터

달러와 미국에 대한 전 세계 자본의 선호는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몇 년 동안에 세계 각국에서 달러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지만, 코로나 이후 전 세계 자금의 약 30%가 미국으로 향했다.

이는 예상과 달리 세계적인 위기 상황에서도 달러의 가치는 떨어지지 않고 안전자산 선호 현상, 미국 경제의 견고함, 달러 패권 유지 등에 힘입은 바 크다고 17일(현지시각) 야후 파이낸스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는 달러가 여전히 세계 경제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으며, 달러를 대체할 통화가 아직 마땅치 않고, 미국 경제력과 안정성이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IMF)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 이전에는 전 세계 자본 흐름에서 미국이 차지한 비중이 평균 18%였지만, 팬데믹 이후에는 30%까지 늘었다.

미국 금리가 높아지자 전 세계 투자자들이 고금리 수혜를 노렸고, 바이든 정부의 재생 에너지, 반도체 산업 보조금 지원 등으로 새 사업 기회가 열리면서 외국인 직접투자(FDI)도 늘었다. 세계은행은 미국의 강력한 경제 확장세에 힘입어 2024년 세계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실제 2021~2023년 미국 GDP의 1.5%인 1조 3,000억 달러가 순유입됐다.

반면, 신흥국들은 경제 발전을 위해 글로벌 자본 유치가 필요했지만, 미국으로 자금이 쏠리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실제 신흥국으로 자금 유입은 2000년대 들어 최저치를 기록했다. IMF에 따르면 2023년 신흥국에 대한 FDI는 신흥국 전체 경제 규 모의 1.5%(약 6,000억 달러)에 그쳤다. 이는 2000년대 이후 최저 수준이었다

특히, IMF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국경 간 총 자본 흐름에 차지하는 비중도 2021-23년 동안 3%로 지난 10년 동안 약 7%에서 크게 줄었다.

중국은 최근 4개월 연속 투자가 주는 등 자본 유출 우려에 시달리고 있다.

해외 투자 감소, 자본 유출, 외환 매입 증가 등은 중국 경제의 성장 둔화, 금융 불안, 위안화 가치 하락 등에 대한 우려를 불러와, 중국 밖으로 자본유출이 일어나고 있다. 4월에는 중국 내 기업들이 2016년 이후 가장 많은 외환을 사들였다.

하지만 11월 대선과 연준의 금리 인하 기조로 이 같은 흐름이 앞으로 꺾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선, 공화당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바이든 정부의 확장적 경제정책대전환을 공약했기 때문이다. 또 연준이 연말 금리 인하 사이클에 돌입할 것이라는 신호를 보내면서 미국의 높은 금리 혜택이 사라질 수 있다. 이는 미국 자산에 투자한 글로벌 고정소득 투자자들의 이자 매력이 줄어들 수밖에 없어 투자처를 바꾸는 이유가 될 수 있다.

즉, 바이든 정부의 재정 확대 정책 축소 등 경기부양책 약화 가능성, 금리인상 기조 전환으로 미국의 높은 금리 수혜를 누릴 수 없다고 본다면, 그간 미국으로 쏠렸던 글로벌 투자자금이 이탈할 수 있다.

게다가 11월 대선은 세금, 관세, 지정학적 긴장 등으로 정책의 불확실성이 높아 분열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급증하는 부채 문제도 투자자들의 이탈을 부를 수 있다.

이처럼 코로나 이후 달러와 미국 경제에 대한 강세가 계속되며, 전 세계의 자본이 미국으로 쏠렸지만, 대선과 연준의 금리 인하 기조로 이런 흐름이 역전될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결국, 대선과 연준의 금리인하 기조로 인해 미국의 매력도가 떨어질 경우, 그동안 미국으로 쏠렸던 해외 투자자본이 이탈할 수 있다. 이처럼 코로나 이후 달러와 미국 경제에 대한 강세가 계속되며 전 세계 자본이 몰렸지만, 정치·경제 환경 변화로 이런 흐름이 역전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변화는 미국은 물론 글로벌 경제에 새로운 변수가 될 수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