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미국 전역을 마비시킨 6월 폭염, 일상과 경제를 뒤흔들어

공유
0

미국 전역을 마비시킨 6월 폭염, 일상과 경제를 뒤흔들어

열돔 현상에 전국적으로 35도를 웃돌아


사진=로이터
사진=로이터

미국이 전례 없는 6월 불볕더위에 신음하고 있다. 중서부에서 북동부까지 광범위하게 형성된 강력한 열돔 현상으로 35도를 웃도는 폭염이 2주 넘게 계속되면서, 미국 사회가 그야말로 ‘열사병’에 걸린 듯 마비되고 있다.
이번 폭염은 단순 무더위를 넘어 시민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고,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주는 것은 물론, 연말 대선을 앞둔 정치권에도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고 18일(현지시각) 악시오스가 보도했다.

◇ 국민 건강 위협 비상

연일 계속되는 폭염으로 미국인들의 건강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

국립기상청(NWS)은 낮에는 35도를 웃도는 폭염이, 밤에는 20도를 밑돌지 않는 열대야가 이어지며 온열 질환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냉방 시설이 부족한 저소득층과 노약자, 만성질환자 등 취약 계층의 피해가 심각하다.

실제 시카고, 세인트루이스, 콜럼버스 등 중서부 도시에서는 한낮에 최고 기온이 35도를 웃돌며 폭염 특보가 계속되고 있다. 이에 더해 열대야까지 겹쳐, 30년 만에 최고 기온을 기록하며 주민들의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

동부 대도시 지역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뉴욕 등 북동부 지역에서는 최고 35도, 최저 27도를 오르내리며 역대 최악의 무더위가 꼬리를 물고 있다.
특히, 버몬트주 일부 지역은 30년 만에 최악의 폭염을 맞아 당국이 건강에 경보를 내릴 정도이다.

◇ 경제 마비, 멈춰서는 미국

열사병 환자 증가는 물론 일상생활도 마비 수준이다. 폭염으로 교통 체증이 극심해지며 경제활동도 차질을 빚고 있다. 철도와 공항에는 지연과 결항이 잇따르고 있다. 건설, 제조, 농업 등 야외 노동현장에서도 낮 동안 업무가 지연되면서 생산성 하락이 불가피해졌다.

국가 경제에 미칠 악영향도 심상치 않다. 전력수요가 급증하면서 각종 기반 시설 가동 장애나 붕괴 위험도 높아지고 있다. 정전 사태로 산업활동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전력 소비는 7월 10일까지 7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일부 도시에서는 송전 노후화와 발전소 보수 지연 등으로 순환 정전 조치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무더위로 냉방 시설 가동이 늘어나는 가운데, AI 붐으로 전력수요가 급증하면서, 전력 수급에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근로자와 기업의 피해도 만만치 않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폭염으로 인한 생산성 저하 비용이 연간 630억 달러에 달한다고 추정했다.

실제 작업장에서 일사병 및 열사병 등 열질환 발생으로 생산력이 급락하고, 냉방시설 미비로 휴식 시간이 늘어나 생산량이 줄고 있다.

◇ 기후 변화 논쟁, 정치권도 ‘전운’

이번 폭염은 연말 대선을 앞두고 기후 변화 대응을 둘러싼 정치적 논쟁에 불을 지폈다. 민주당은 이번 폭염을 기후 변화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증거로 제시하며, 화석 연료 사용 감축과 재생 에너지 확대 등 적극적인 기후 변화 대응 정책을 촉구하고 있다. 반면, 공화당은 기후 변화의 영향을 과장하는 것이라며, 경제 성장을 저해하는 환경 규제 강화에 반대하고 있다.

NWS는 “이번 폭염은 이례적이며, 지속 기간과 강도 모두 우려스러운 수준”이라며 “기후 변화의 영향을 배제할 수 없다”라고 경고했다. 이번 폭염은 기후 변화가 이제 먼 미래의 문제가 아니라, 현재 우리 삶을 위협하는 실질적인 문제임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은 이번 폭염을 계기로 기후 변화 대응에 더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 단순한 이상 기후 현상으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한 장기 안목으로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

한편, 이번 폭염은 기후 변화로 인한 자연재해 피해를 최소화하고, 미래 세대에 더 나은 환경을 물려주기 위한 노력이 절실한 시점임을 우리 모두에게 경고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