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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사회에 만연하는 ‘도덕 불감증’, 속수무책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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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사회에 만연하는 ‘도덕 불감증’, 속수무책인가

전직 대통령, 의원, 연방대법관, 글로벌기업 CEO등이 지목


지도층의 도덕 불감증이 커지는 미국 사회                   사진=로이터
지도층의 도덕 불감증이 커지는 미국 사회 사진=로이터

최근 미국 사회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정직과 윤리, 도덕성의 추락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대통령부터 연방 대법관, 연방 의회 의원, 주지사에 이르기까지 권력 핵심부에 있는 인사들의 잇따른 스캔들과 비윤리적 행태가 속출하면서, 미국 사회 전반에 부도덕이 만연한 양상이다.

18일(현지시각) 악시오스는 미국 지도층의 도덕 불감증이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정치권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스캔들이 대표적이다. 재임 시절 탄핵 위기에 몰렸던 트럼프는 임기 후 각종 소송으로 수사를 받고 있지만, 범죄 사실에도 불구하고 차기 대선 출마를 공식화하고, 공화당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으며, 바이든 대통령과 초박빙의 구도를 보인다. 그는 유죄 판결을 받아도 출마를 강행하고, 당선하면 당연히 취임할 의사이다.

의회에서도 민주당 소속 밥 메넨데즈 상원의원, 헨리 쿠엘라 하원의원 등이 뇌물수수 혐의로 재판을 앞두고 있으나, 차기 선거 출마를 강행하고 있다.

사법부에서는 대법관들의 윤리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연방 대법원 클래런스 토머스 대법관은 대법관 신분으로 받아선 안 되는 사적 접대와 혜택을 신고하지 않았고, 새뮤얼 알리토 대법관 역시 아내가 트럼프 지지 시위에 관여한 정황이 포착됐음에도 관련 사건 심리를 기피 않아 공정성에 시비가 일었다.

경제계에서도 경영자들의 일탈 행위가 속출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역대 최고 연봉을 받아 물의를 빚었고, 여직원에게 승진과 돈을 조건으로 아이를 낳아달라고 직원 괴롭힘 의혹까지 받고 있다.

월가에서는 골드만삭스, JP모건체이스 등 굴지의 금융사들이 불완전판매, 내부자거래, 자금세탁 등으로 천문학적 규모의 제재금을 물기도 했다.

이는 권력가들이 자신들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 책임지거나 반성하기는커녕 버티기에 급급한 행태를 보여준다.

미국 주요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에 따르면 “미국의 부패 인식 지수가 25년 만에 최악”이라고 한다. 이는 국제투명성기구(TI)에서 발표한 부패인식지수(CPI)를 인용한 것으로, 2022년 미국의 CPI는 69점으로, 1998년 이후 가장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이에, 각계에서 자성과 개혁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실효성은 의문이다. 일부 언론과 시민단체에서 권력자 감시와 개혁을 요구하지만, 이해관계가 얽힌 기득권 세력의 저항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특히, 일각에서는 지도층 일탈을 개인의 자유나 자본주의의 속성으로 정당화하려는 흐름도 있어 우려를 자아낸다.

정치학자 로버트 달은 “민주주의의 질은 지도자의 자질뿐 아니라 시민들의 참여, 권력 분립, 법치주의 등 다양한 요소에 의해 결정된다”라고 말했다.

결국, 법과 규범, 질서가 무너진 사회에 미래는 없다.

미국 사회가 ‘도덕 불감증’에서 벗어나려면 정치권과 사법부, 경제계 등 각 분야 지도층의 결단과 혁신, 반성은 물론 종교계, 시민사회와 언론, 학계 등 각계각층이 윤리와 도덕 가치를 수호하는 노력을 지속해야 할 것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