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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에너지 소비량 증가, 경제성장과 기후 위기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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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에너지 소비량 증가, 경제성장과 기후 위기 딜레마

중국 1인당 에너지 사용량, 유럽 추월한 세계 2위 차지


에너지 과소비와 기후 환경 위기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에너지 과소비와 기후 환경 위기 사진=로이터

세계 각국의 에너지 소비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특히 중국의 1인당 에너지 사용량이 처음으로 유럽을 추월했다는 보고가 나왔다.
에너지연구소의 연례 통계 검토에 따르면, 2023년 중국의 1인당 에너지 사용량이 119.8단위로, 유럽의 115.2단위를 넘어섰다고 UNNDL 2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는 글로벌 에너지 소비 패턴 변화와 함께 경제 성장, 기술 발전, 그리고 기후 변화 대응이라는 복잡한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는 현대 사회 딜레마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2023년 전 세계 1인당 에너지 사용량은 미국 227.3, 중국 119.8, 유럽 115.2, 세계 평균 77.0, 인도 27.3이다.

◇ 에너지 소비 증가의 주요 원인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의 급속한 경제 성장은 글로벌 에너지 소비 증가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특히 중국의 경우, 데이터센터, 5G 인프라, 전기차 충전소 확대 등 첨단 기술 산업의 발전이 에너지 수요를 크게 늘리고 있다. 또한,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하는 중국의 제조업 부문이 최대 생산 능력으로 가동되면서 에너지 소비가 급증하고 있다.

미국은 여전히 세계 최고 수준인 227.3단위의 1인당 에너지 사용량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에너지 집약적인 생활방식과 산업 구조, 그리고 넓은 국토로 인한 운송 부문의 높은 에너지 소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볼 수 있다.

반면, 유럽은 상대적으로 낮은 에너지 소비 증가율을 보인다. 이는 에너지 효율 개선, 재생 에너지 확대, 그리고 산업 구조의 변화 등 적극적인 에너지 정책의 결과로 해석된다.

◇ 에너지 소비 증가의 영향과 문제점

급격한 에너지 소비 증가는 여러 가지 문제를 초래한다. 가장 큰 문제는 기후 변화 가속화다. 화석 연료 중심 에너지 소비 증가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늘려 지구 온난화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또한, 에너지 안보 문제도 대두되고 있다. 화석 연료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은 국제 에너지 시장의 변동성에 취약할 수밖에 없으며, 이는 경제적, 정치적 불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

더불어, 에너지 소비 증가는 대기 오염, 수질 오염 등 환경 문제를 악화시키고 있다. 특히 개발도상국에서는 경제 성장과 환경 보호 사이의 균형을 잡는 것이 큰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 각국 정부의 대응과 실효성

이러한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각국 정부는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 석탄 화력 발전 의존도가 여전히 높지만, 재생 에너지 확대에 큰 힘을 쏟고 있다. 에너지연구소 보고에 따르면, 중국은 세계 나머지 국가 모두를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재생 에너지 용량을 추가했다. 이는 중국의 에너지 탄소 강도를 실제로 감소시키는 효과를 가져오고 있다.

실제, 올해 1분기 중국의 신규 설치 재생 에너지 용량은 15억9000만kW에 달해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했으며 중국 전체 설치 용량의 약 52.9%를 차지했다.

또한, 국제에너지기구(International Energy Agency)에 따르면, 중국은 2030년까지 풍력 및 태양광 발전 용량을 최대 2,400GW까지 확대할 것이라고 한다. 이는 당초 목표였던 1,200GW를 훨씬 초과하는 수치로, 중국의 재생 에너지 확대 가속화를 의미한다.

유럽은 ‘Fit for 55’ 정책을 통해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 대비 55%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재생 에너지 확대, 에너지 효율 개선, 탄소 가격제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 결과, 유럽 1차 에너지 중 화석 연료 비중이 산업혁명 이후 처음으로 70% 미만으로 떨어졌다.

미국은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파리협정에 재가입하고, ‘인플레이션 감축법’을 통해 청정에너지 투자를 대폭 확대하는 등 기후 변화 대응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의 실효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개발도상국의 경제 성장과 에너지 수요 증가를 고려할 때, 글로벌 차원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예를 들면, 인도에서 지난해 급속한 경제성장 속에 석탄 사용량이 늘었다. 통계 조사에 따르면, 이 나라는 최초로 유럽과 북미를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오염 연료를 소비했다.

또한,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경제적, 사회적 비용을 누가 부담할 것인가에 대한 국제적 합의도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다.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의 책임 분담 문제, 기존 화석 연료 산업 종사자들의 일자리 문제 등이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처럼, 에너지 소비 증가와 기후 변화 대응이라는 두 가지 과제는 현대 사회가 직면한 가장 큰 딜레마 중 하나다. 경제 성장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는 에너지 소비가 불가피하지만, 동시에 지구 온난화라는 전 지구적 위기에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다.

예를 들어, 기술의 발달은 전력의 소비량을 더 늘린다. AI 붐에서 보듯이 이 기술은 국제에너지기구(IEA)의 2023년 보고서에 따르면, 데이터센터와 AI 관련 인프라의 전력 소비량은 2022년 기준 전 세계 전력 소비량의 약 1~1.5%를 차지하고, 2030년까지 추가 소비량은 약 400~600TWh 정도로 추정할 수 있는데, 이는 약 50-75기의 1GW 원전이 생산하는 전력량이 더 필요함을 암시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술 혁신, 정책적 지원, 국제 협력 등 다각도의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재생 에너지 기술의 발전과 보급 확대, 에너지 효율 개선, 전력 반도체 개발, 탄소 포집 및 저장 기술개발 등이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의 기술 및 재정 지원, 국제 탄소 시장의 활성화 등 글로벌 차원의 협력 메커니즘 구축도 중요한 과제다.

결국, 에너지 소비 증가와 기후 변화 대응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 그리고 혁신적인 해결책이 필요할 것이다. 이는 단순히 환경 문제를 넘어 경제, 정치, 사회 전반에 걸친 근본적 변화를 요구하는 21세기의 가장 큰 도전 과제라고 할 수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