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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반도체 시장 극적 회복, 한국 경제에 ‘희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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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반도체 시장 극적 회복, 한국 경제에 ‘희소식’

반도체 시장 2024년과 2025년 연속 10% 이상 성장, 메모리는 76.8% 성장 전망


2024년과 2025년 메모리 분야의 급격한 성장이 전망된다.             사진=로이터
2024년과 2025년 메모리 분야의 급격한 성장이 전망된다. 사진=로이터

정부와 정치권의 반도체 부문 지원이 화제가 되는 가운데,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개선도 뚜렷해지고 있어 우리 경제에 모처럼 희소식이 전해졌다.
특히, 우리가 강점을 가진 메모리 부문에 확연한 성장 곡선이 나타나 경제 전반에 긍정적 모멘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반도체무역통계(WSTS)와 반도체산업협회(SIA)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세계 반도체 시장은 전년 대비 16% 성장해 6110억 달러에 이르고, 2025년에도 12.5% 추가 성장해 6870억 달러 규모에 도달할 것이라고 최근 디지타임스아시아가 보도한 바 있다.

WSTS는 올해 메모리 부문이 무려 76.8%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2023년 38.8% 감소에서 115.6%p 상승한 수치로, 단순 회복을 넘어선 파격적인 성장세를 의미한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미주 지역과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성장이 두드러진다. 미주 지역은 2024년 25.1% 성장하여 1680억6200만 달러, 2025년에는 1929억4100만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2024년 17.5% 성장하여 3408억7700만 달러, 2025년에는 3829억6100만 달러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는 미국의 수요가 중국의 수요를 질적으로 넘어서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반도체 시장의 급격한 회복은 여러 요인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첫째,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분석, 클라우드 컴퓨팅, 5G 등 첨단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고성능 메모리 수요 증가다. 둘째, 스마트폰·PC 등 전통적 수요처 재고 조정이 완료되면서 새로운 수요가 창출되고 있다. 셋째, HBM이나 DDR5와 같은 새로운 메모리 기술 도입으로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시장의 변화는 한국 반도체 기업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큰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약 70%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어, 시장 성장 혜택을 가장 크게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2023년 메모리 반도체 시장 규모가 1501억 달러로 추정되므로, 약 76.8%의 성장률을 기록하면 2024년에는 약 2654억 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약 1153억 달러의 추가 매출을 의미한다.
이런 긍정적인 시장 전망에 힘입어 한국 기업들은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예를 들면, 삼성전자는 주요 메모리 반도체인 서버용 D램과 기업용 낸드플래시 가격을 오는 3분기에 15~20% 올리기로 했다. AI발 수요 급증으로 메모리 확보 경쟁이 일어나면서 가격 인상의 여건이 조성된 것이다. 이러한 글로벌 수요 증가와 판매가 인상은 지난해 최악의 매출 급락을 겪은 삼성전자의 실적 개선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 역시 HBM 시장의 강자로서 차세대 메모리 시장을 주도하면서 그 수혜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이는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며, 주가의 상승으로 이어져 기업 가치 증대에도 기여할 것이다.

또한, 반도체는 한국의 주력 수출 품목으로, 반도체 시장의 회복은 한국의 수출 실적 개선으로 직결된다. 이는 무역수지 개선과 경제성장률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특히, 최근 전 세계 주요 국가와 기업들의 반도체 부문 투자 확대를 감안할 때, 실적 개선으로 발생하는 여유 자금은 연구개발과 설비 투자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한국 반도체 산업의 기술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더불어, 반도체 산업의 성장은 직접적인 고용 창출뿐만 아니라 관련 장비, 소재 산업의 성장으로 이어져 간접적인 고용 증대 효과도 가져올 수 있다.

다만, 긍정적인 전망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첫째, 국제 정세의 변화다. 미·중 무역갈등과 기술 패권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한국 기업들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전략이 필요하다. 미국의 대중국 기술 제재가 강화되면서 한국 기업들의 중국 시장 접근이 제한될 수 있는 반면, 미국 시장에서의 기회는 확대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기업들은 지역별 다각화 전략을 통해 리스크를 분산해야 할 것이다.

둘째, 경쟁사 성장이다. 미국의 마이크론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아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이며, 중국 YMTC도 기술력 향상을 통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특히 마이크론의 경우, 최근 HBM 분야에서 빠른 성장을 보여 한국 기업들의 주요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다. YMTC도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기술 격차를 빠르게 줄여가고 있어,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 위협적인 경쟁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기술 혁신과 원가 경쟁력 확보가 시급하다. 특히 AI, 양자 컴퓨팅 등 신기술 발전 속도에 맞춘 빠른 대응과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 예를 들면, AI 시대에 필수적인 HBM이나 초저전력 메모리 등의 분야에서 기술 우위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론적으로, 2024년과 2025년 반도체 시장 전망은 한국 경제에 매우 긍정적인 신호가 될 것이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 부문의 성장은 한국 기업들에 큰 기회가 될 것이다. 이는 단순히 반도체 산업의 회복을 넘어, 한국 경제 전반의 활성화와 글로벌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는 중요한 모멘텀이 될 것이다.

이런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정부와 기업의 전략적 대응이 필요하다. 지속적인 R&D 투자, 인재 양성, 글로벌 공급망 강화, 신기술 대응, 메모리 부문의 변동성 대비 등 다각도의 노력이 요구된다. 또한, 반도체 산업의 성장이 한국 경제의 다른 부문으로도 균형 있게 파급될 수 있도록 하는 정책 고려도 필요할 것이다. 기업들은 반도체 경기의 회복으로 발생하는 이익과 정부와 정치권의 지원을 활용해 과감하게 투자를 늘려야 한다.

국제 정세의 변화와 경쟁 심화라는 도전 속에서, 한국 반도체 산업이 이런 기회를 어떻게 활용하고 위기를 극복해 나갈지 주목된다. 이는 단순히 한 산업의 성패를 넘어 한국 경제의 미래를 좌우할 중요한 변곡점이 될 수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