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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바이든 선거 전략의 딜레마, ‘민주주의 수호’와 ‘경제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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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바이든 선거 전략의 딜레마, ‘민주주의 수호’와 ‘경제회복’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월 8일 미국 위스콘신주 매디슨의 매디슨 지역 기술 대학 트락스 캠퍼스를 방문해 연방 학자금 대출 구제를 위한 새로운 계획을 발표하며 연설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월 8일 미국 위스콘신주 매디슨의 매디슨 지역 기술 대학 트락스 캠퍼스를 방문해 연방 학자금 대출 구제를 위한 새로운 계획을 발표하며 연설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 대선이 5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조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전략이 논란이 되고 있다. ‘민주주의 수호’를 내세운 현 전략이 지지율 상승에 큰 효과를 보이지 못하자 ‘경제회복’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바이든의 핵심 선거전략
바이든 대통령의 현재 선거전략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2021년 1월 6일 국회의사당 난입 사태를 비롯한 정치적 폭력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과격한 성격을 부각하는 것이다. 둘째,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을 강조하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가 대통령직을 수행하기에 부적합한 인물이란 점을 부각하기 위한 것으로, 바이든 대통령의 오랜 측근인 마이크 도닐런의 주도로 수립된 전략이다.

◇ 선거전략의 성과와 한계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 전략의 효과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비판의 핵심은 추가 지지율 상승효과가 없다는 것이다.

우선, 경제 문제 경시다. 여러 여론조사에 따르면 유권자들은 민주주의에 대해 우려하지만, 가장 큰 관심사는 인플레이션과 경제다. 바이든 캠프가 이를 간과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과 핵심 참모진은 성장과 일자리 창출 등 경제 성과에도 불구하고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경제 정책에 인기가 낮아, 경제 문제를 이슈화하면 지지율에 더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내심 우려한다.

따라서 바이든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헌법 훼손, 범죄 연루 등 부도덕성을 부각하기 위해 ‘민주주의 수호’를 중심으로 한 선거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이 전략으로는 트럼프와의 격차를 줄이는 데는 성공했지만, 지지율 제고가 더 이뤄지지 않아, 전략 부재로 패배할 수도 있다는 비판에 시달리고 있다.

다음은 핵심 지지층 이탈이다. 민주당의 핵심 지지 기반인 흑인과 라틴계, 청년층, 노조원 사이에서 바이든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다. 이들은 실제로 경제에 가장 민감한 반응을 나타내는 계층이고, 상대적으로 관심이 없는 ‘민주주의 수호’만으로는 이들의 지지를 복원하기가 쉽지 않다.

또 다른 비판은 과거 승리에 대한 오판론이다. 2020년 대선과 2022년 중간선거 결과를 바이든의 메시지 성공으로 해석하는 것은 오류라는 지적이다. 2020년 바이든의 승리는 트럼프에 대한 반대표가 결집한 결과일 뿐이며, 2022년 중간선거 역시 트럼프 거부감 때문이라는 것이다.

◇ 선거전략 선회 가능성과 딜레마

일각에서는 바이든이 경제 문제에 더 집중하면 소수인종과 근로자 등 인플레이션으로 돌아선 핵심 지지층을 되돌릴 수 있다는 주장이 조금씩 설득력을 얻고 있으며, 실제로 젊은 층과 노인층 등 특정 계층이 좋아할 경제 이슈를 찾아 정책으로 연결하는 전략이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보도에 따르면, 이런 선회 필요성과 일부 전략 변화에도 불구하고 바이든 캠프가 전략을 기본 틀을 수정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바이든 핵심 참모진은 대부분 오랜 기간 그와 함께 일한 측근들로 구성되어 있어, 외부의 비판적 의견을 폭넓게 수용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바이든 캠프가 트럼프 약점을 부각하면서도, 동시에 인플레이션 억제와 일자리 창출 등 경제 정책에 대한 구체적 청사진을 제시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또한, 젊은 층과 소수인종 유권자 지지를 회복하기 위한 맞춤형 전략도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