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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총선 충격, 마크롱 위기 초래와 글로벌 정치에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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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총선 충격, 마크롱 위기 초래와 글로벌 정치에 영향

극우 정당의 승리가 프랑스와 EU 정치 뒤흔들 듯

프랑스 극우 정당 총선 승리가 불러올 변화                   사진=로이터 이미지 확대보기
프랑스 극우 정당 총선 승리가 불러올 변화 사진=로이터
최근 프랑스 의회 선거 결과가 유럽 전체에 큰 충격을 던지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이끄는 중도연합이 예상을 깨고 3위에 그치면서, 프랑스 정치는 물론 유럽 연합(EU), 글로벌 정치 지형의 미래까지 불확실해졌다고 1일(현지시각) 유로뉴스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선거에서 극우 성향 국민연합(RN)이 33.5%로 1위를, 좌파 연합 신인민전선(NUPES)이 28.1%로 2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마크롱 대통령의 중도연합은 20.7%로 3위에 머무는 데 그쳤다. 아직 결선투표가 남아 있지만, RN이 1당이 되는 것은 이미 기정사실이 되고 있다.

이는 마크롱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가 크게 약화했음을 의미한다.
또한, 이번 결과는 단순하게 프랑스 국내 정치 문제를 넘어 유럽과 글로벌 정세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먼저, 프랑스 국내 정치에서는 마크롱 대통령의 개혁 정책 추진이 어려워질 전망이다. 극우와 좌파 세력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정치적 양극화가 깊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는 프랑스 정치의 불안정성을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유럽 차원에서 볼 때, 이번 선거 결과는 EU 통합 정책에 대한 큰 도전으로 작용할 수 있다. 프랑스는 독일과 함께 EU의 핵심 국가로, 프랑스 내 극우 세력의 부상은 EU 전체의 정책 방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이민 정책, 경제 통합, 기후 변화 대응 등 주요 이슈에서 EU 회원국 간 갈등이 심화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이슈들은 모두 서로 깊은 연관성이 있어 국제 질서에 직, 간접적으로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예를 들어, 이민 정책을 보자. 이민 정책은 프랑스 사회의 경제, 문화, 안보 등 다양한 측면에 영향을 미치는 복잡한 문제이다. 마크롱 정부는 이민의 긍정적 효과를 활용하면서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려는 균형적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반면, RN은 이민 제한을 통해 프랑스의 전통과 정체성을 보존하고 사회 비용을 줄이려는 입장이다.

이번 선거 결과로 프랑스의 이민 정책이 더욱 제한적인 방향으로 선회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EU 전체의 이민 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2021년 기준, 프랑스의 이민자 인구는 약 67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약 10%를 차지할 정도이고, 이 중 약 260만 명이 프랑스 국적을 취득한 귀화 이민자이다. 이민자들은 프랑스 노동력의 약 13%를 차지한다. 이들 외국인 이민자들이 프랑스로 유입되는 것이 제한될 경우, 이들은 유럽의 다른 지역으로 이민을 모색할 것이고, 이미 러시아의 외국인 노동자 유입과 이민의 제한으로 러시아 외 다른 유럽 지역으로 유입을 모색하는 아프리카 지역의 이민 희망자들 사이에 경쟁이 불법 이민이나 이를 둘러싼 갈등을 촉발할 수 있다.

국제 관계 측면에서도 변화가 예상된다. 극우파의 친러시아 성향으로 인해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프랑스의 입장이 변할 수 있다. 대러시아에 제재 완화 압력이 커질 수 있으며, 이는 EU의 단일 대러시아 정책 유지를 곤란하게 만들 수 있다.

마크롱은 우크라이나 지원을 두고 서방 무기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하는 데 찬성하는 데다 우크라이나 파병까지 언급하면서 지원에 적극적이다. 반면, RN은 우크라이나에 군수품과 방어용 장비는 보내겠지만, 프랑스군의 파병이나 러시아 본토를 타격할 장거리 미사일 제공 등에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프랑스에서 극우 정당의 승리는 유럽 내 새로운 분열을 초래하거나 기존 분열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

중국과의 관계에서 인권 문제와 경제적 이해관계 사이에서 새로운 균형점을 찾아야 할 수 있다. 극우파의 보호무역주의 성향으로 인해 중국과의 무역 마찰이 증가할 가능성도 높다. 이는 중국과 EU 전체의 교역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이다.

미국과의 관계에서는 대서양 동맹에 대한 재검토가 이뤄질 수 있다. 극우파 부상으로 인해 NATO에 대한 프랑스 입장이 변화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미국과의 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예를 들면, 프랑스가 NATO 군사 작전 참여를 줄이거나 예산 기여도를 낮출 수 있으며, 이는 NATO의 전반적인 군사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프랑스가 EU 차원의 독립적인 방위체제 구축을 더욱 강력히 추진할 수도 있어, 이렇게 되면 미국의 유럽 내 군사적 영향력 감소 등 미국과의 자유 진영 연대가 약화할 수 있다.

이런 혼란과 위기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마크롱 대통령은 자신의 정치력을 지키기 위해 첫째, 정치적 연대 구축을 시도할 수 있다고 본다. 중도 우파 및 일부 좌파 정당들과의 연대를 통해 의회 과반 확보를 모색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전통적인 공화당과의 연대 가능성을 타진할 것으로 본다.

또한, 내각 개편 단행 가능성도 열어둔다. 다양한 정치 스펙트럼을 반영한 내각을 구성하여 포용적 정부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다고 본다. 야당 인사들을 주요 각료로 영입하는 방안을 수숩책으로 구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정책 방향을 조정할 수 있다고 본다. 극우파와 좌파 부상 원인이 된 경제 불평등, 이민 문제 등에 대한 정책을 재검토하고 조정할 가능성이 높다. 서민층과 중산층을 위한 경제 정책을 강화할 수 있다.

반면에 힘이 세어진 야당과 상대하는 방법으로 국민과의 직접 소통을 늘릴 수도 있다. 지방 순회 등을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노력을 할 것이며, 미디어 전략을 재정비하여 정부 정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작업을 국민을 향해 직접 하려고 할 수 있다고 본다.

특히, 대통령의 헌법상 권한을 최대한 활용하여 정부의 안정성을 유지하려 할 수도 있다. 야당의 반대를 돌파하려고 필요하면 국민투표 등으로 직접 국민의 지지를 얻으려 할 수도 있다.

이러한 마크롱 대통령의 대응은 프랑스 정치의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지만, 동시에 새로운 갈등을 야기할 수도 있다. 극우파와 좌파는 마크롱 대통령의 이러한 시도를 ‘기득권 유지’로 비난할 가능성이 높다.

결론적으로, 이번 프랑스 총선 결과는 프랑스 국내 정치는 물론 EU와 국제 정세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중대한 사건이다. 마크롱 대통령 대응과 향후 정치적 협상 과정이 프랑스와 유럽의 미래를 좌우할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따라서, 당분간 프랑스 정치의 향방, EU의 결속력 변화, 국제 관계의 재편 등이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극우 세력의 부상이 실제로 어떤 정책 변화로 이어질지, 그리고 이에 대한 EU와 국제 사회의 대응이 어떻게 전개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이번 선거 결과는 단순히 프랑스만의 문제가 아닌, 전 세계적인 정치 지형 변화의 신호탄이 될 수 있어 그 중요성이 더욱 크고, 이후 전개를 면밀하게 지켜봐야 할 것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