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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실리콘밸리 ‘선전’도 실업률 증가, 중국 경제 먹구름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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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실리콘밸리 ‘선전’도 실업률 증가, 중국 경제 먹구름 가중

2022년 이래 신규 실업자 수 계속 증가 추세

중국의 선전에서도 실업률이 계속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의 선전에서도 실업률이 계속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로이터
중국의 대표적 기술 도시인 선전(深圳)이 심각한 실업난에 직면했다. 한때 중국 경제 기적을 상징하던 이 도시의 고용 위기는 중국 경제 전반의 구조적인 문제를 드러내는 징후로 해석되고 있으며,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경제에도 상당한 파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선전시 통계국에 따르면, 2022년 이후 선전의 새로이 등록된 실업자 수는 증가 추세에 있으며, 2024년 1분기에는 2022년 1분기 대비 크게 늘었다고 4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인구 약 1,200만 명의 도시에서 이 정도 실업률은 결코 작은 규모가 아니다. 월별 데이터는 상당한 변동성을 보이며, 뚜렷한 계절적 패턴도 나타난다. 예를 들어, 춘절(중국 설) 기간 전후로 실업률이 변동하고 있다.

이는 중국 특유의 노동 문화 때문이다. 춘절 동안 수억 명이 고향으로 돌아가는 데, 특히 농민공(농촌 출신 도시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그만두고 귀향한다. 대부분 기업들도 춘절 동안 운영을 중단하고 이 때를 기점으로 임시 근로자들과의 계약을 종료해 일시적으로 실업률이 크게 오를 수 있다.
이에 춘절 이후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새로운 일자리를 찾기 시작해, 이때 등록된 실업자 수의 일시적 증가 하는 현상이 반복된다.

계절적 변동성 외에도 선전시 인적자원사회보장국이 발표한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2024년 1분기 새로 등록된 실업자 수는 약 17,000명으로, 2022년 1분기 실업자 수(약 4,00명)와 비교하면 약 12,000명이나 증가했다.

2022년 중반에 약 4,000명으로 가장 낮은 실업자 수였던 것이 2023년으로 넘어가면서 전반적으로 상승하다 2024년 초에 약 17,000명으로 최고 높은 실업자 수를 보인 것은 실업률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닐 수 있음을 말한다.

중국 경제 개혁과 개방을 상징하는 이 도시는 화웨이, 텐센트 등 대형 기술 기업의 본사가 있으며, 중국 내 주요 수출 거점이기도 하다.

2023년 선전의 GDP는 3조 4,600억 위안(약 610조 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중국 전체 GDP의 약 2.7%를 차지했다. 2023년 선전의 경제성장률은 6%로, 중국 본토의 다른 1선 도시인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등 주요 도시 중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수출량도 전년 대비 12.5% ​​늘어나 31년 연속 중국 본토 도시 중 1위를 차지했고, 총 수출입액은 3조 8,700억 위안을 돌파해 5.9% 증가했다.

그러나, 이런 겉보기 좋은 지표 뒤에 심각한 고용 불안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새로운 분기별 실업률 수치에는 이전에 등록된 실업자가 포함되지 않았고, 많은 해고가 기록되거나 보고되지 않아 공식적인 실업자 수는 전체 실업자 수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는 주장도 있다.

선전의 실업률 증가는 중국 경제에 여러 가지 주요 함의를 내포한다. 우선, 중국 기술 산업의 위기다. 선전은 중국 기술 혁신의 중심지로, 이 도시의 고용 위기는 중국 기술 산업 전반이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시사한다.

중국 정부는 선전 경제가 되살아나고 있으며, 실업률은 일시적 현상이라고 주장하지만, 만족스러운 직업을 찾는 데 시간이 걸리고 직업 요구 사항과 구직자의 기술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점은 인정하고 있다.

이는, 중국이 제조업에서 최첨단 기술·서비스 중심으로 경제 구조를 전환하는 과정에서 겪는 진통을 보여준다. 기존 산업을 구조조정하고 있지만, 신규 일자리가 생겨나지 않아 실업률이 꾸준히 증가하는 것이다.

실업률의 증가 이면에는 좋은 일자리를 바라는 대졸 청년층의 실업 증가가 숨어 있다. 이들의 높은 실업률은 사회적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

게다가, 중국 최대 부자 도시의 실업률 증가는 가계 소득의 감소로 이어져 내수 시장 침체를 야기할 수 있다. 특히, 중국의 주요 경제 동력 중 하나인 선전의 침체는 중국 전체 경제의 성장률 하락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한편, 선전의 실업 문제는 글로벌 경제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선전은 많은 글로벌 기업의 생산 기지로, 이 지역의 생산성 저하는 글로벌 공급망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세계 2위 경제 규모를 가진 중국 경제의 둔화는 세계 경제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는 한국 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한국은 중국과 긴밀한 경제 관계를 맺고 있어, 중국 선전 경제 둔화는 한국의 기술 부분에서 중국 수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중국 정부는 이런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다양한 대응책을 내놓고 있다. 고용 안정화 정책 강화, 기업 세금 감면과 보조금 지원, 디지털 경제와 친환경 산업 등 신성장 동력 육성, 청년 창업 지원 프로그램 확대 등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의 이러한 노력이 얼마나 실효성을 거둘 수 있을지 의문을 표시한다. 당장 실업률 상승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중장기적으로도 산업 구조조정을 통한 새로운 일자리 창출이 필요하지만, 미중 갈등과 글로벌 자본의 유출로 이 또한 쉽지 않은 과제라고 본다.

결론적으로, 선전의 지속적인 실업률 증가는 중국 경제의 구조적인 문제가 드러나는 중요한 징후이며, 이는 글로벌 경제에도 상당한 파급효과를 미칠 수 있는 중대한 이슈다. 중국과 교역이 많은 우리로서는 향후 중국 정부의 정책 대응과 글로벌 경제 환경 변화에 따라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각별히 주시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