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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 시장 엇갈리는 전망, 단기 안정과 장기 하락의 ‘이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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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 시장 엇갈리는 전망, 단기 안정과 장기 하락의 ‘이중주’

2024년은 중국 수요가 결정, 장기적으로 현재보다 일일 최대 3000만 배럴 줄어


유가의 변동성이 커지고, 장기적으로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됐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유가의 변동성이 커지고, 장기적으로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됐다. 사진=로이터

최근 석유 시장은 단기적 안정세와 장기적 하방 압력이 함께 작용하는 복잡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미국 시추 활동 감소와 중국 수요 변화, BP의 장기 석유 수요 감소 전망이 맞물리면서, 시장에서 유가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최근 액시오스가 보도했다.

미국 베이커 휴즈 보고에 따르면, 미국 내 석유 및 가스 시추 활동이 눈에 띄게 감소하고 있다. 총 활성 시추공 수는 584개로 지난 8주 동안 7개가 줄었으며, 특히 원유 시추 장비는 478개로 2021년 12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에너지 기업들이 생산량 증대보다 비용 절감에 집중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당장 공급 부족을 우려할 단계는 아니라고 본다. 현재 석유 및 가스 재고가 충분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단기적인 공급 차질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 이에 2024년 유가는 일시적인 변동성은 있겠지만 85~90달러 선에서 상한선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2024년과 2025년에 글로벌 석유와 천연가스 수요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중국 경제 회복 속도와 에너지 정책이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중국은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으로, 그들의 수요 변화가 글로벌 석유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중국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된다면 에너지 부문 기업 실적 개선이 더욱 가속화될 수 있다. 이는 단기적으로 에너지 기업 투자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반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석유 수요 감소 전망이 유가에 하방 압력을 제공하고 있다. BP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2050년까지 석유 수요가 현재의 일일 1억 배럴에서 7500만 배럴로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탄소 중립 정책이 강화될 경우, 수요는 더욱 급감해 일일 2500만~3000만 배럴까지 떨어질 수 있다.

이는 주로 운송 부문의 변화 때문이다. 차량 효율 향상, 전기차 보급 확대, 대체연료 사용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석유 수요를 줄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플라스틱 사용 제한 등 환경정책의 강화도 화학 부문의 석유 수요 감소에 일조할 전망이다. 약 60%를 차지하는 운송 부문과 40% 정도를 차지하는 화학 부문 모두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본다.

석유 수요 감소는 기본적으로 유가 하락 압력으로 작용한다. 수요가 줄면, 석유 기업들은 투자와 생산을 줄이고, 이는 결국 공급 과잉으로 이어지며, 유가 하방을 가속화한다. 특히 탄소 중립 시나리오대로 진행되면, 급격한 수요 감소가 예상되므로 유가 하락폭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이러한 시장 전망은 투자자와 기업들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단기적으로 에너지 부문 기업의 높은 이익과 고배당 기대로 투자 매력도가 높아질 수 있어, 예를 들면 ‘Energy Select Sector SPDR Fund’(XLE) 등의 에너지 섹터 ETF가 투자 대안으로 주목받을 수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에너지 전환 추세를 고려한 투자 전략 수립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특히 석유기업들의 사업구조 변화와 투자 동향을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유가 변동성 확대는 전 세계 경제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석유 경제 의존도가 높은 중동이나 산유국 경제에 더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각국 정부와 기업들이 이런 변화에 대비한 구체적인 대응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촉구한다. 정부는 탄소 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명확한 규제 방향을 제시하고, 재생에너지 인프라 구축을 위한 투자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