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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운명을 쥔 승부처 펜실베이니아가 던지는 화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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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운명을 쥔 승부처 펜실베이니아가 던지는 화두

19명의 선거인단, 석유에서 첨단기술까지, 미국의 축소판, 펜실베이니아 표심이 백악관 문을 여는 열쇠

2024년 미국 대선 승패를 가를 최대 격전지로 펜실베이니아주가 부상하고 있다.

펜실베이니아의 도심 광장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펜실베이니아의 도심 광장 사진=로이터

‘키스톤 스테이트’(요충지)라 불리는 이곳의 19명 선거인단이 사실상 차기 미국 대통령을 결정할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 곳의 주지사는 조시 샤피로이며 민주당 출신이다. 현재 여론조사 지지율에서는 트럼프가 해리스를 앞서고 있다.

펜실베이니아는 미국 건국의 역사와 함께해왔다. 독립선언서가 서명된 필라델피아를 품은 이 주는 초기 미국의 수도 역할을 담당했으며, 이제 이곳은 현대 미국 정치의 축소판으로 자리 잡고 있다.

전통적 공화당 강세지역에서 경합 주로 변모한 과정은 미국 전체 정치 지형 변화를 그대로 반영한다. 이는 단순 정치적 변화가 아닌, 미국 사회 전반의 구조적 변화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이다.

펜실베이니아 정치의 핵심 쟁점은 단연코 경제와 에너지 정책이다. 19세기 중반 타이터스빌에서 세계 최초의 상업용 유전이 발견된 이후, 이 지역은 줄곧 미국 에너지 산업의 중심지 역할을 해왔다. 록펠러의 스탠더드 오일 회사도 이 지역에서 시작되었으며, 현재도 석유 및 천연가스 산업이 주 GDP의 6~8%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그러나, 최근 들어 산업구조의 변화가 뚜렷하다. 필라델피아와 피츠버그를 중심으로 첨단기술 산업과 의료, 교육 분야가 급성장하고 있다. 이는 도시 지역을 중심으로 한 민주당 지지 기반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의 친환경 정책은 펜실베이니아 유권자들의 표심을 흔든 주요 변수로 작용했다. 전통 에너지 산업 종사자들의 반발과 환경 문제에 민감한 도시 유권자들의 지지가 맞선 가운데, 최근 바이든은 사퇴 직전까지 이 곳에서 트럼프에 오차 범위를 이탈해 뒤졌다. 주민 갈등의 결과가 곧 선거의 향방을 가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해리스 부통령의 행보가 주목된다. 펜실베이니아에서 반드시 승리하려면 바이든의 실수를 수정, 보완해야 한다. 전통 석유 산업 종사자 반대를 누그러뜨리고 여성, 청년, 소수자 유권자를 규합하는 전략을 통합적으로 구사해야 한다. 이는 결코 수월한 과제가 아니다. 그녀의 이런 전략이 펜실베이니아에서 어떤 반향을 일으킬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펜실베이니아의 의미는 단순히 19명의 선거인단에 그치지 않는다. 이 주의 결과는 러스트 벨트 전체의 동향을 가늠할 수 있는 풍향계다. 인접한 오하이오, 미시간 등 경합 주들의 표심까지 좌우할 수 있는 상징성을 지닌다.

더불어. 펜실베이니아는 현대 미국이 직면한 주요 이슈들의 집약체다.

도시와 농촌 갈등, 전통 산업과 신산업 간 균형, 환경 보호와 경제 성장의 조화 등 미국 사회의 핵심 과제들이 이곳에 응축되어 있고 충돌하고 있다.

양당은 이미 펜실베이니아에 막대한 선거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 대선 후보들의 방문이 잦아지고, TV 광고비 지출도 급증하고 있다. 선거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펜실베이니아를 제압하는 후보가 백악관의 주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2020년에도 이 곳은 치열한 승부가 있었다. 전체 광고비 30억 달러 가운데 약 10%인 3억 달러가 이 지역에 집중적으로 투입되었다. 이번에도 양상은 마찬가지라고 한다.

11월, 미국 미래를 결정짓는 한 표는 이 ‘키스톤 스테이트’에서 나올 확률이 높다. 펜실베이니아가 던지는 2024년 화두에 미국, 그리고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