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결정이 향후 선거 판세와 경제 정책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7일(현지시각) 액시오스는 보도했다.
◇ 해리스의 러닝메이트 선택, 전략적 균형과 정치적 모험
해리스 후보의 러닝메이트 선택은 미국 정치의 복잡한 역학을 반영한 중요 결정이다.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조시 셔피로 대신 미네소타 주지사 팀 월즈를 선택한 것은 단순한 인선을 넘어 다층적이고 전략적 고려가 반영된 결과이다.
월즈 선택의 첫 번째 목표는 민주당 내 다양한 진영을 아우르는 선택이다. 진보 진영은 바이든 행정부의 일부 정책에 불만을 표출해 왔는데, 월즈의 진보적 성향은 이들을 달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동시에 월즈의 중도적 이미지와 중서부 배경은 중도층에 어필할 수 있는 요소이다.
고등학교 교사, 축구 코치, 육군 퇴역 군인, 하원 의원, 주지사 등 월즈의 다양한 경력은 다양한 계층의 유권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유리하다. 이는 특히, 러스트 벨트 지역의 노동자 계층과 중산층에게 호소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펜실베이니아를 포기하는 듯한 이 선택은 상당히 대담한 전략으로, 19명의 선거인단을 가진 펜실베이니아는 대선의 주요 격전지로, 2020년 선거에서 바이든 승리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셔피로를 선택하지 않은 것은 이 주에서의 승리를 자신하거나, 혹은 다른 주에서 승리로 이를 상쇄할 수 있다는 계산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미시간(16명), 위스콘신(10명), 애리조나(11명) 등 다른 경합주에서의 승리가 더욱 중요해졌음을 의미한다. 철저한 여론 조사 분석을 통해 월즈의 중서부 배경이 특히, 미시간과 위스콘신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본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이 전략은 분명 리스크를 동반한다. 펜실베이니아에서 패배는 선거 전체에 치명적일 수 있으며, 다른 경합 주에서 승리로 이를 만회하는 것도 쉽지 않은 과제이다. 또한, 셔피로의 유대인 배경을 고려할 때,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에 민감한 유권자들의 반응도 변수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이는 기존 선거 지도를 재편할 기회이기도 하다. 월즈 선택으로 민주당은 중서부 지역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새로운 유권자 연합을 구축할 가능성을 열었다.
결국, 해리스의 이번 선택은 전통적 경합 주 전략에서 벗어나 더 넓은 지역에서의 승리를 노리는 과감한 도전으로 볼 수 있다. 이 전략의 성패는 향후 선거 캠페인의 전개와 유권자들의 반응에 따라 결정될 것이며, 미국 정치의 새로운 지형을 만들어낼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 공화당의 전략적 대응과 선거 판세의 새로운 역학
해리스 후보의 월즈 선택에 대한 공화당의 반응은 안도감과 공세적 태도가 혼재된 복잡한 양상이다. 이는 향후 선거 전략과 판세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공화당은 월즈를 ‘급진 좌파’로 규정하며, 중도 유권자들의 우려를 자극하려 한다. 특히, 2020년 미니애폴리스 시위 당시 월즈의 대응을 집중 공격하여, 법과 질서 이슈에 민감한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으려 한다.
동시에 해리스의 선택을 ‘반이스라엘적’이라고 비난을 강화해 유대계 유권자뿐만 아니라 친이스라엘 성향 복음주의 기독교 유권자를 겨냥하려고 한다. 이는, 특히 플로리다나 오하이오 같은 주요 경합 주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또한, 월즈의 강력한 재생 에너지 정책을 부각해, 전통적인 에너지 산업에 의존하는 지역의 유권자들, 특히 펜실베이니아의 석유 산업 종사자들을 공략하려는 전략도 펼치려고 한다. 이는 선거 판세에 다양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월즈의 중서부 배경은 미시간, 위스콘신 같은 러스트 벨트 주에서 민주당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지만, 공화당의 ‘급진 좌파’ 프레임이 효과를 발휘한다면, 이 지역의 보수 성향 노동자 계층 표심이 갈릴 수 있다. 앞으로 펜실베이니아는 더 치열한 격전지가 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셔피로 대신 월즈를 선택함으로써 이 주에서 자신감을 보였지만, 공화당은 에너지 정책을 무기 삼아 공세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프래킹 산업이 중요한 서부 펜실베이니아에서 표심 향방이 주목된다.
유대계 및 친이스라엘 표심 역시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플로리다,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아 등 유대계 유권자의 비중이 높은 주에서 ‘반이스라엘’ 프레임의 효과가 주목된다. 이는 유대계뿐만 아니라 친이스라엘계 성향의 기독교 유권자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월즈 선택으로 미 대선은 전통적 경합 주 구도를 넘어서는 새로운 전선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에너지 정책,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 법과 질서 등 다양한 이슈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지역별로 표심이 다른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공화당의 전략이 성공한다면 펜실베이니아에서 우위를 점하고, 다른 러스트 벨트 주에서도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반면, 민주당이 월즈의 중서부 배경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급진 좌파’ 프레임을 극복한다면, 중서부 전역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을 것이다.
◇ 경제 정책과 시장 영향
월즈의 중산층 중심 정책은 향후 민주당의 경제 정책 기조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자녀 세액 공제, 유급 가족 휴가 등의 정책이 전국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이는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정치적 불확실성 증가로 단기적으로 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그러나 중산층 중심 정책은 소비 증가로 이어져 소비재, 서비스 섹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러한 정책 변화로 인해 수혜가 예상되는 기업들이 있다. 소비재 기업인 월마트, 타겟 등 대형 소매업체, 의료 서비스 분야의 유나이티드 헬스 그룹, CVS 헬스, 친환경 에너지 기업인 퍼스트 쏠라, 테슬라, 그리고 인프라 관련 기업인 캐터필러, 디어 언드 컴퍼니 등이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 양당의 전략 변화, 더 치열해질 선거 양상
선거까지 약 90일 동안 양당의 전략 변화가 예상된다. 민주당은 중도 유권자 확보에 주력할 것이며, 공화당은 월즈의 약점을 공략하며 지지층 결집에 나설 것이다. 경제 정책 논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며, 이는 시장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결국, 해리스의 부통령 러닝메이트 선택은 미국 정치의 새로운 분수령이 될 것이다. 이는 단순한 인선 문제를 넘어 향후 미국의 정치, 경제 지형을 좌우할 중대한 사안이 될 것이다. 특히, 친환경론자로 분류되는 월즈의 결정으로 미국에 투자를 확대해 온 국내 배터리, 태양광 기업들은 해리스-월즈 진영이 대선에 승리할 경우, 향후 새로운 성장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