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부통령은 최근 프래킹, 총기 규제, 의료보험 등 주요 이슈에서 기존의 진보적 입장에서 후퇴하고 있다고 12일(현지시각) 액시오스가 보도했다.
해리스는 과거에는 프래킹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최근에는 이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또한 이전에는 매우 강력한 총기 규제를 지지했지만 최근에 온건한 접근을 취하고 있다. 의료보험에서도 '메디케어 포 올(전 국민 의료보험)' 지지를 철회하고, 오바마 케어를 개선하는 쪽으로 입장을 선회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는 중도 노선으로의 이동을 의미하며 경합주 유권자들의 지지를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해리스 캠프 관계자는 “부통령의 입장이 3년간 효과적인 통치를 통해 형성됐다”고 밝혔다. 이는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과 일관성을 유지하면서도 온건파와 무소속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기 위한 실용적 접근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이런 변화는 정책의 일관성 논란을 야기할 수 있어 향후 선거 과정에서 주요 쟁점이 될 수 있다.
민주당은 이런 전략 변화와 함께 공격적인 광고 전략도 구사하고 있다.
민주당 전국위원회(DNC)는 애리조나, 조지아, 미시간 등 주요 경합주의 대도시를 중심으로 80개 이상의 광고판을 설치할 계획이다. 이미 공화당이 장악한 곳으로 여겨지는 곳에서 일대의 반전을 노리기 위해서다.
광고판에는 “당신을 위해 싸워라”라고 적힌 해리스와 월즈의 이미지와 함께 “자신들을 위해 싸우라”라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J.D. 밴스 상원의원(공화당·오하이오)의 이미지가 등장할 예정이다.
이번 캠페인의 핵심은 민주당 후보와 공화당 후보를 극명하게 대비시키는 전략이다. 민주당은 해리스와 월즈 조합을 전면에 내세워 민주당 후보들이 일반 시민의 이익을 위해 노력하는 이미지를 구축하고자 한다.
반면 공화당 조합인 트럼프와 밴스에 대해서는 “자신들을 위해” 싸우는 조합이라는 점을 강조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 공화당 조합이 전체 국민이 아닌 개인 이익을 우선 추구한다는 부정적 이미지를 심으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
DNC 관계자는 “이번 캠페인을 통해 유권자들에게 민주당과 공화당의 근본적인 차이를 명확하게 보여주고자 한다”며 “우리 후보들이 항상 시민의 편에 서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라흐만 DNC 커뮤니케이션 부국장은 “해리스 부통령과 팀 월즈 주지사는 노동자들을 위해 싸우고 있다는 분명한 메시지로 선거에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의 경선 포기 결정 이후 당내 결집 효과를 극대화하고, 트럼프와의 차별화를 명확히 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반면 공화당은 해리스 부통령의 과거 발언을 활용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프래킹, 총기 규제, 의료보험, 국경 정책 등에서 해리스의 입장 변화를 지적하며 ‘위험한 진보’ 또는 ‘불성실’ 프레임을 구축하려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낙태 등 주요 이슈에서 입장 변화를 보인 바 있어 상호 비판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여론에서 앞서 나갈 때는 중도로 과감하게 나섰지만 최근 해리스와 백중지세를 보이면서 다시 극우적 발언을 일삼고 있으며 당내에서 이에 대한 전략 수정을 요구하고 있다.
이런 정책 노선 변화는 미국 내 주요 산업과 글로벌 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에너지 정책의 경우, 친환경과 화석연료 사이에서 새로운 균형점을 모색할 것으로 보여 재생에너지 기업과 전통에너지 기업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의료보험 정책에서는 단일보험자 시스템에서 후퇴하고 점진적 개혁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아 민간 보험사와 제약회사가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이민정책도 기존 강경책을 유지하면서도 일부 완화될 가능성이 있어 농업과 건설업 등 노동집약적 산업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국제 무역 측면에서는 대중국 정책 기조를 유지하되 접근 방식에 변화를 줄 가능성이 있어 첨단 기술 및 제조업 기업 동향이 주목된다. 글로벌 차원에서는 미·중 관계, 기후변화 대응, 국제 안보 등에서 기존 정책의 연속성을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협력 가능성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해리스 부통령의 정책 노선 변화가 미 대선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경합주 유권자들의 반응이 선거의 승패를 가를 핵심 요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여론 전문가들은 “해리스 부통령이 진보와 중도 사이의 균형을 얼마나 잘 유지하느냐가 관건”이라며 “정책 변화에 대한 설득력 있는 해명과 트럼프와의 효과적인 차별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향후 해리스 캠프의 과제로는 일관된 메시지 전달, 경제 회복과 물가 안정 등 핵심 이슈에 대한 구체적 해법 제시, 당내 진보파 지지 유지 등이 꼽힌다.
또한 정책 변화로 인한 지지층 이탈을 방지하면서도 새로운 지지층을 확보하는 전략적 균형이 요구될 전망이다.
결국 2024년 미 대선은 단순 국내 정치 이슈를 넘어 글로벌 경제와 안보 지형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의 정책 노선 변화는 이런 대선 구도의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