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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 욜스트리트, 새로운 금융 중심지로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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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 욜스트리트, 새로운 금융 중심지로 부상

“뉴욕을 넘어서는 고용 증가세, 글로벌 금융사 잇단 진출”

텍사스, 특히 댈러스-포트워스 지역이 미국의 금융 중심지로 새롭게 급부상하고 있다.

욜스트리트로 부상, 텍사스 금융 중심지.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욜스트리트로 부상, 텍사스 금융 중심지. 사진=로이터

월스트리트에 빗대어 ‘욜(‘Y’all)스트리트’라는 별칭이 생겨날 정도다. ‘Y’all’이란 ’You all’의 줄임말로, 미 남부 지역, 특히 텍사스에서 흔히 사용되는 방언이다. 이는 텍사스의 독특한 문화와 새롭게 부상하는 금융 중심지로서 위상을 동시에 보여주는 표현이다.

이에 그간, 석유산업 중심도시, 카우보이 도시, 기술산업 중심지, 스포츠의 도시라는 이미지 외 금융 도시로 텍사스가 새롭게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를 두고 전통 금융의 중심지였던 뉴욕을 뛰어넘는 고용 성장세와 주요 금융기관의 대규모 진출이 금융 도시로 급부상함을 강력히 설명하고 있다고 최근 액시오스도 보도했다.

◇ 데이터로 보는 텍사스의 금융 산업 성장


미국 경제분석국(BEA)의 최신 데이터(2023년 기준)에 따르면, 텍사스의 금융 및 보험 산업 GDP는 약 1150억 달러로, 뉴욕의 금융 및 보험 산업 GDP 규모인 약 3600억 달러에는 아직 못 미친다. 하지만 그 성장률은 주목할 만하다. 2010년부터 2023년까지 텍사스의 금융 및 보험 산업 GDP 성장률은 약 95%인 데 비해 같은 기간 뉴욕의 성장률은 약 52%였다.

이 데이터는 절대적인 규모에서는 여전히 뉴욕이 앞서고 있지만, 텍사스의 금융 산업이 뉴욕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또한 미국 노동통계국 자료에 따르면, 텍사스의 금융 및 보험 업종 종사자 수는 1990년 1월 32만4600명에서 2023년 12월 67만2800명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반면에 뉴욕은 같은 기간 62만4200명에서 55만1100명으로 소폭 감소했다.

이는 텍사스, 특히 댈러스-포트워스 지역이 금융 산업의 새로운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음을 명확히 시사한다.

◇ 주요 금융기관의 텍사스 진출


주요 금융기관들의 텍사스 진출도 눈에 띈다. 골드만삭스는 댈러스에 5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대규모 사무 단지를 건설 중이며, JP모건체이스는 플라노 캠퍼스에서 1만3000명을 고용하고 있다. 웰스파고, 딜로이트, 찰스 슈와브 등도 본사 이전과 대규모 사무소 설립을 추진 중이다.

이런 변화의 배경에는 텍사스만의 독특한 장점들이 자리 잡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친기업 세금정책이다. 이 지역은 법인세와 개인소득세가 없어 기업과 개인 모두에 매력적인 환경을 제공한다. 또한 뉴욕이나 샌프란시스코 같은 전통적 금융 중심지보다 주택 가격과 전반적인 생활비가 낮아 기업 운영비용 절감과 직원들 삶의 질 향상이 강점으로 나타나고 있다.

텍사스 주립대학교 시스템을 비롯한 우수한 교육기관들이 양질의 인재를 계속 공급하고 있는 점도 큰 강점이다. 주 정부의 적극적인 인프라 투자와 다양한 산업이 공존하는 경제 구조 역시 금융 산업 성장의 토대가 되고 있다.

이런 텍사스의 부상은 글로벌 금융 시장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선, 투자 자본의 흐름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텍사스 지역 기업에 대한 투자가 증가하고, 새로운 투자 기회가 창출되고 있다. 또한 뉴욕 중심의 집중된 금융 시스템에서 텍사스를 포함한 다극화된 시스템으로 변화함으로써 시스템적 위험도 분산되는 효과가 기대된다.

새로운 환경에서 기존 금융기관들의 혁신이 촉진되고, 핀테크 스타트업의 성장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금융권 인재 이동이 활발해지면서 임금과 근무 조건 등에서 경쟁이 심화하고 있으며, 텍사스 지역, 특히 댈러스-포트워스 지역의 상업용·주거용 부동산 가치가 상승하고 있다.

◇ 향후 텍사스가 보완해야 할 점들


하지만 전문가들은 텍사스 부상이 뉴욕을 완전히 대체하기보다는 보완적인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뉴욕은 여전히 글로벌 금융의 핵심 중심지로서 위상을 유지하고 있으며, 두 지역의 장단점을 균형 있게 평가하고 다각화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이다.

향후 텍사스가 진정 글로벌 금융 중심지로 자리를 잡으려면, 몇 가지 과제도 있다. 급속한 성장에 따른 인프라 부족과 환경 문제 등이 새로운 과제로 대두할 수 있으며, 국제적 연결성, 다양한 금융상품, 법적·제도적 인프라 등을 더욱 발전시켜야 할 것으로 보인다.

◇ 한국에 대한 시사점


한국의 금융 중심지 다변화 노력과 비교해볼 때, 텍사스의 사례는 중요한 교훈을 제공한다.

한국의 금융 산업은 여전히 서울, 특히 여의도를 중심으로 집중되어 있다. 2023년 기준, 금융 및 보험업 종사자의 약 70%가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다.

2009년부터 추진된 부산 국제금융센터(BIFC) 프로젝트는 한국의 제2 금융도시를 목표로 했지만, 아직 글로벌 금융허브로 자리 잡지 못하고 있다. 2023년 기준, BIFC에 입주한 금융기관은 30여 개에 불과하다.

한국 정부는 2013년부터 지역별 특화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규제 프리존을 도입했지만, 금융 분야에서 성과는 제한적이다.

부산 등 지방 도시들은 우수 인재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23년도 조사에 따르면, 금융 전문가의 대다수가 수도권 근무를 선호한다.

텍사스 성장과 그 한계, 한국의 문제를 감안해 욜(‘Y’all)스트리트와 같은 제2 금융허브를 육성하려면, 지방 이전에 대한 세제 혜택 강화, 주거와 교육 등 종합적인 인프라 개선, 금융 혁신을 위한 과감한 규제 완화 정책 도입, 산학협력 강화 등이 필요해 보인다.

텍사스의 욜(‘Y’all)스트리트 부상은 글로벌 금융 생태계의 근본적 변화를 의미한다. 이는 투자자, 기업, 정책 입안자 모두에게 새로운 도전과 기회를 제시한다. 금융의 미래가 다극화되는 이 시점에서 한국도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텍사스의 사례는 금융 중심지 육성이 단순한 정책이나 인센티브만으로는 불가능함을 보여준다. 종합적 접근, 꾸준한 노력 그리고 지역의 고유 강점을 살리는 전략이 필요하다. 한국은 이런 교훈을 바탕으로 서울 일극체제에서 벗어나 다양한 지역 금융허브를 육성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지금이야말로 한국이 글로벌 금융 지형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 동북아 금융허브로서의 위상을 확립할 절호의 기회다. 텍사스의 혁신을 거울삼아, 한국 금융 산업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갈 때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