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외신, 특히 진보 언론에서조차 포퓰리즘 우려를 지적할 정도였지만, 538 여론조사에서는 이번 경제 정책 발표에도 불구하고 전국적으로 여전히 해리스 우세의 흐름을 보였다. 8월 18일 두 후보 사이의 수치는 해리스가 2.6%P, 8월 20일에는 2.8%P를 앞서고 있었다. 경합주에서도 조지아를 제외하고는 기존 흐름과 큰 변화가 없었다. 이는 해리스 경제 정책 공개가 아직은 유권자에게 불만을 초래하지 않고 있음을 의미한다.
◇ 해리스의 경제 정책, 핵심과 논란
해리스가 제시한 정책 핵심은 주택 공급 확대, 첫 주택 구매자 지원, 의료 부채 탕감, 중산층 세금 감면 등이다. 이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생활고를 겪고 있는 유권자들의 관심사를 정확히 겨냥한 것이다. 그러나, 이런 정책 발표는 동시에 시장 개입이라는 비판과 포퓰리즘 논란을 야기했다.
해리스의 접근은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더욱 적극적으로 정부 개입을 통해 경제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여준다. 민주당이 2024년 선거에서 경제 이슈를 어떻게 다룰 것인지를 예고하는 것으로, 큰 정부 흐름을 이어가는 것이기도 하다.
◇ 시장과 투자자에 대한 영향
해리스의 정책은 주택, 의료, 소비재 등 여러 산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주택 건설 산업은 정부의 지원으로 성장할 수 있지만, 의료 부채 탕감은 의료 산업에 부담이 될 수 있다. 또한, 식품 가격 통제 정책은 식품 업계와 소매업체에 압박을 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미국 주택 건설협회(NAHB)에 따르면, 2023년 7월 주택 건설의 신뢰도 지수는 56으로 전월 대비 12포인트 상승했다. 바이든 정부의 주택 정책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여기에 해리스의 300만 채 신규 주택 건설 계획이 실현되면, 주택 건설 산업은 큰 성장이 가능하다. 현재 미국의 연간 주택 착공 건수가 약 1.400만 채임을 고려하면, 이는 2년 이상 추가 수요를 의미하지만,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
또한, 해리스가 제안한 70억 달러의 의료 부채 탕감은 의료 산업에 단기적으로 부담이 될 수 있다. 미국 소비자금융보호국(CFPB)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미국인의 의료 부채 총액은 약 880억 달러로, 70억 달러의 탕감은 이 중 약 8%에 해당한다. 이는 의료 서비스 제공업체의 수익에 직접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식품 가격 통제 정책도 미국 농무부(USDA)에 따르면, 2023년 식품 물가 상승률은 약 5.8%였다. 이는 2022년의 9.9%보다는 낮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이에 식품 가격 통제 정책이 시행되면, 월마트나 크로거와 같은 대형 소매업체들의 이익률에 압박을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크로거의 2023년 2분기 순이익률은 1.5%로, 이미 낮은 수준이며, 가격 통제는 이를 더욱 압박할 수 있다.
투자자들은 이러한 정책 변화가 각 산업에 미칠 영향을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 특히, 정부 정책에 민감한 산업들의 주가 변동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장기적으로는 중산층의 구매력 증가가 경제 전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기업들의 비용 증가와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
◇ 정치적 함의와 전망
해리스 정책은 2024년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의 전략적 변화를 시사한다. 바이든 행정부 성과를 강조하면서도, 더욱 적극적인 경제 정책으로 유권자 지지를 얻으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동시에 공화당과 트럼프 진영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이미, 트럼프 진영은 해리스의 정책을 ‘사회주의적’이라고 비판하고 있으며, 시장 경제를 해치는 과도한 정부 개입이라고 주장한다. 이는 앞으로 선거 과정에서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해리스의 경제 정책 발표는 2024년 대선 주요 전장이 경제 이슈임을 예고한다. 이는 유권자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하려는 시도이자, 정부의 역할에 대한 근본적인 철학 차이를 드러내는 것이기도 하다. 향후 이 정책들을 구체화하고 실행되는 과정에서 시장과 유권자들의 반응을 주의 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유권자 반응에 따라 일부 공약은 수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