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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인플레이션, 완화 중이나 여전히 대선 최대 쟁점으로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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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인플레이션, 완화 중이나 여전히 대선 최대 쟁점으로 남아

인플레이션 둔화 추세 불구 절대적 물가 수준 여전히 높아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완화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물가로 인한 유권자들의 경제적 불안감이 2024년 대선의 핵심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인플레이션과 미국 대선, 긴장 모드.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인플레이션과 미국 대선, 긴장 모드. 사진=로이터

소비자물가지수(CPI)는 2022년 6월 9%의 정점을 찍은 후 2023년 7월 2.9%로 하락했지만, 많은 미국인은 여전히 생활비 부담을 가장 큰 재정적 어려움으로 꼽고 있다고 배런스가 2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인플레이션의 원인은 복합적이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공급망 붕괴, 대규모 재정 부양책, 노동력 부족,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이 주요 요인으로 지목된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버나드 야로스 주니어 수석 경제학자는 이를 “사건들의 합류”라고 표현하며, 일회성 사건들이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충격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특히, 팬데믹 대응을 위한 연방정부의 5조 달러 이상 재정 지출이 미국의 인플레이션에 미친 영향에 대해서는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MIT 슬론의 마크 크리츠먼은 정부 지출이 인플레이션의 42%를 차지한다고 추정하지만, 비정상적인 공급 제한 상황에서 수요 증가가 주요 원인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노동 시장의 변화도 주목할 만하다. 2022년과 2023년 고용 시장에서 노동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자 임금 상승 압력이 커졌고, 이는 식료품 가격 상승 등으로 이어졌다. 다만, 기업들의 이익률은 팬데믹 이전과 비교해서 크게 높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단순히 제품 가격 인상만이 문제는 아니었음을 알 수 있다.

현재 다양한 조치로 인플레이션은 둔화 추세에 있지만, 절대적 물가 수준은 여전히 높다. 피치 레이팅스의 올루 소놀라는 소비자들이 실제로 체감하는 것은 인플레이션율보다는 절대적인 가격 수준이라고 지적한다.

이는 왜 많은 미국인이 여전히 경제 상황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는지를 설명해 준다.

예를 들어, 작년에 5달러였던 샌드위치가 올해 6달러가 되었다면, 이는 20%의 인플레이션을 의미한다. 다음 해에 샌드위치 가격이 6달러에서 6달러 30센트로 올랐다면, 인플레이션율은 5%로 낮아진 것으로, 경제학자들은 이를 보고 “인플레이션이 완화되고 있다”라고 말할 것이다.

하지만, 소비자 입장은 다르다. 2년 전 5달러였던 샌드위치가 지금 6달러 30센트라는 것은 부담이 더욱 늘어난 것이다. 인플레이션율은 낮아졌지만, 실제 지불해야 하는 금액은 여전히 높다.

소비자들은 인플레이션율 변화보다 실제로 자신들이 지불해야 하는 가격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들의 월급이 이 가격 상승을 따라가지 못한다면, 생활 수준이 떨어졌다고 느낄 수밖에 없다.

이 현상은 주요 생활필수품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식료품, 주거비, 의료비 등 피할 수 없는 지출의 가격이 높게 유지되면, 소비자들은 경제적 압박을 더 강하게 느끼게 된다. 인플레이션율이 낮아졌다는 뉴스를 들어도, 매일 마주하는 높은 가격표 때문에 실질적인 개선을 체감하기 어렵다.

결과적으로, 통계상으로 인플레이션이 완화되고 있다고 해도, 많은 미국인이 여전히 경제적 불안감을 느끼는 이유는 그들의 일상적인 지출에서 높은 가격을 마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은 2024년 미국 대선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와 카멀라 해리스 등 주요 후보들은 물가 안정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ING의 제임스 나이틀리 수석 경제학자는 일부 제안, 특히 가격 상한제나 가격 폭리 금지 같은 정책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대신 저소득층을 위한 세액 공제 확대 등 보다 실질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런 경제 상황은 특정 산업과 기업에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헬스케어 부문에서는 팬데믹 동안 미뤄진 의료 서비스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관련 기업들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물가 안정을 위한 정부 정책에 따라 혜택을 받는 산업군이 달라질 수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 깊은 관찰이 필요하다.

결국,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완화되고 있지만, 그 영향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높은 물가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만은 2024년 대선의 주요 쟁점이 될 것이며, 이는 향후 경제 정책 방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기업들과 투자자들은 이런 경제적, 정치적 변화를 주시하면서 대응 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인플레이션 문제는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려운 만큼,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