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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가부채 35조 달러 "세계 경제의 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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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가부채 35조 달러 "세계 경제의 뇌관"

“약 4경6515조 원(35조 달러) 부채, 2차 대전 수준 육박... 대선 후보들 침묵 속 경제 위기 고조”

미국의 국가부채가 위험 수위를 넘어서며 글로벌 경제의 뇌관으로 부상하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인 미국 국가 부채의 향방.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세계 최대 규모인 미국 국가 부채의 향방. 사진=로이터

약 4경6515조 원(35조 달러)를 넘어선 부채 규모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고 수준에 육박한 상황이다. 이는 한국의 2023년 GDP 약 2259조3000억 원(1.7조 달러)의 20배가 넘는 엄청난 규모로, 미국 부채 문제의 심각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배런스 최근 보도에 따르면, 정작 대선 후보들은 이에 대한 구체적 해법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부채를 더 늘릴 수 있는 정책들을 표를 얻기 위해 제안하고 있어 우려를 키우고 있다.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는 법인세율을 현행 21%에서 15%로 낮추는 감세 정책을 주장하고 있다. 이는 연간 약 132조9000억 원(1000억 달러)의 세수 감소를 의미하며, 10년간 1329조 원(1조 달러) 이상의 재정적자를 초래할 수 있다.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후보도 최근 중산층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공약으로 내놓았다. 저렴한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규제 개선을 추진하고, 첫 주택 구입자에게 최대 2만5000달러의 보조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아동 복지 측면에서는 자녀가 있는 가정에 연간 3600달러의 영구적인 세금 공제와 자녀의 생후 첫 해에 최대 6000달러의 추가 혜택을 제공하려 한다.

초당파적 책임 있는 연방예산위원회는 해리스의 새로운 정책이 10년 동안 약 1.7조 달러의 비용이 들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이미 높은 수준인 미국의 국가부채를 더욱 증가시킬 수 있다.

현재 미국의 부채는 GDP의 106%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1946년 제2차 세계대전 직후의 수준을 넘어서는 것이다.

국제 비교를 통해 살펴보면, 일본(GDP 대비 부채 비율 약 260%)을 제외한 선진국 대부분이 미국보다 낮은 수준의 부채 비율이다. 예를 들어, 영국은 약 100%, 독일은 약 70%, 캐나다는 약 110%의 부채 비율을 보인다. 이는 미국 부채 문제가 상대적으로 심각하며, 세계 최대 경제국이자 기축통화국 지위를 고려할 때 그 파급효과가 더욱 우려됨을 시사한다.

특히, 경각심을 주는 부분은 부채 증가 속도가 경제 성장률의 두 배를 넘어선다는 점이다. 이는 마치 신용카드 빚을 갚기 위해 또 다른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것과 같은 악순환의 고리에 빠져있음을 의미한다.

부채에 대한 이자 지출이 이미 군사비를 추월했다는 점은 문제의 심각성을 잘 보여준다. 향후 10년간 이자 지출이 1.7조 달러로 두 배나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은 현재 메디케어 연간 예산인 약 1129조6500억 원(0.85조 달러)의 두 배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마치 두 번째 메디케어 프로그램을 추가로 운영하는 것과 맞먹는 재정 부담을 의미한다.

매년 약 225조9300억 원(1700억 달러)의 추가 이자 비용 발생은 정부가 증세, 지출 삭감, 또는 추가 차입 중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함을 의미한다. 이는 국방비를 포함한 정부의 전반적인 재정 운용에 심각한 제약을 가할 뿐만 아니라, 교육, 의료, 인프라 등 필수적인 공공 서비스와 투자를 위한 자금을 크게 줄이는 사태로 이어질 수도 있어 장기적으로 국가 경쟁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2017년 도입된 감세 및 일자리법(TCJA) 주요 조항이 2025년 만료를 앞두고 있다. 그러나, 정치적 이유로 연장할 가능성이 높아, 2034년까지는 미국의 부채는 약 6경6450조 원(50조 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이는 마치 거대한 눈덩이가 산을 굴러 내려오며 점점 더 커지는 것과 같은 위험한 상황이다.

시장 전문가들이 이 문제에 주목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지속 불가능한 부채 증가는 결국 경제 성장을 저해하고,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를 위협할 수 있어 글로벌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을 해칠 수 있기 때문이다.

보도에 따르면, UBS의 경제학자 조너선 핑글이 지적한 대로, 미국의 연방 예산 전망이 대단히 어둡다는 것은 세계 경제의 미래에 대한 우려가 된다.

투자자들은 이런 상황을 주시하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단기적으로는 정부의 대규모 지출이 경제 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금리 상승과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인플레이션에 강한 자산과 안전자산에 대한 분산 투자가 중요해질 것이다.

기업 역시 이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해야 한다. 정부 부채 증가는 결국 기업 자금 조달 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경제 불확실성 증대로 투자와 고용 결정을 신중히 처리해야 할 것이다.

미국 부채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정치권의 결단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 대선 후보들이 이 문제에 대해 구체적인 해법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 점은 우려스럽다. 데이비드 맬패스 전 세계은행 총재가 제안한 것처럼, 작은 것부터 시작해 점진적으로 큰 개혁으로 나아가는 접근이 필요할 것이다.

결국, 미국 국가부채 문제는 단순히 한 국가의 문제를 넘어 글로벌 경제의 안정성을 위협할 시한폭탄이다. 이는 마치 거대한 빙산의 일각처럼 보이지 않는 위험이 수면 아래 도사리고 있다.

정책 입안자들의 신중하고 과감한 대응, 그리고 시장 참여자들의 감시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미국과 세계 경제의 미래는 미국의 국가부채 문제 해결 여부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