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숨겨진 승리 카드, 그리고 시장에 미칠 파장”
미국 민주당이 2024년 대선 필승을 위해 미세하지만, 결정적 변수가 될 수 있는 부분까지 정밀하게 챙기는 섬세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그 중심에는 팀 월즈 부통령 후보가 있다. 농촌 출신 월즈를 부통령 후보로 내세워 전통적으로 공화당 지지 성향이 강한 시골 지역 유권자들의 표심을 공략하려는 것이다. 이는 경합 주 승리가 대선의 결과를 좌우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미세한 표 차이로 승부가 갈릴 수 있는 농촌 지역 유권자들을 공략하는 전략적 선택이다.
이는 2016년 힐러리 클린턴이 대선에 패한 이후 민주당이 주목한 선거의 전략으로 2020년 바이든이 필승을 하는데도 결정적 기여를 했다.
◇ 미국 대선에서 농촌 유권자의 중요성
2024년 미국 대선에서 농촌 지역 유권자들의 중요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주요 통계와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2020년 대선 결과를 보면, 조 바이든과 도널드 트럼프의 득표율 차이가 1% 미만이었던 주가 조지아(0.23%), 애리조나(0.31%), 위스콘신(0.63%) 등이었다. 이들 주에서 농촌 표의 향방이 전체 결과를 좌우했다. 아주 시골 마을의 유권자를 민주당이 붙잡으면서 바이든이 승리할 수 있었다.
최근 퓨 리서치 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2023년 기준으로 농촌 지역 유권자 58%가 공화당 또는 공화당 성향이라고 응답한 반면, 민주당 또는 민주당 성향은 34%에 그쳤다. 이는 2016년 대비 공화당 지지가 7%P 상승한 수치이다.
그러나, 같은 조사에서 농촌 지역 유권자의 41%가 ‘스윙 보터’(양당 사이에 태도를 바꾸는 유권자)로 분류되었다. 이는 도시 지역의 33%보다 더 많은 수치로, 농촌 유권자들의 표심이 상대적으로 유동적임을 시사한다.
또한, 미국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2024년 대선에서 가장 중요한 경합 주로 꼽히는 펜실베이니아, 미시건, 위스콘신 등에서는 농촌 인구 비율이 각각 21%, 25%, 29%에 달한다. 이들 주에서 농촌 표 5~10% 정도만 이동해도 전체 결과가 뒤바뀔 수 있는 상황이 된다.
이 통계들은 민주당이 팀 월즈를 통해 농촌 유권자들을 공략하려는 전략의 배경을 잘 설명해 준다. 경합 주에서 근소한 차이가 전체 선거 결과를 좌우할 수 있는 상황에서, 농촌 지역의 ‘스윙 보터’들을 설득하는 것이 승리의 열쇠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 월즈의 배경과 민주당의 전략
팀 월즈는 네브래스카 북부의 작은 마을 출신으로, 농촌의 정서와 가치를 잘 이해하고 있는 인물이다. 그의 성장 배경, 군 복무 경험, 그리고 교사로서의 경력은 농촌 유권자들과 쉽게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요소들이다.
민주당은 월즈의 이런 배경이 보수적 성향의 농촌 유권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월즈가 자란 지역 주민들이 그의 정치적 견해에 동의하지 않으면서도 그의 성공을 ‘아메리칸드림’의 실현으로 보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그러나, 이 전략이 실제 효과를 발휘하는 것은 쉽지 않을 수 있다. 월즈의 고향 친구들과 친척들조차 그의 정치적 견해에 반대하고 있다는 점은 농촌 유권자들의 견고한 보수성을 나타낸다.
그는 고향을 떠나 도시에서 성공했지만, 그 과정에서 진보적 가치관을 받아들였다. 이에 보수적 성향이 강한 고향 사람들과의 가치관 차이가 생긴 것이다. 통계에 따르면, 농촌 유권자의 58%가 공화당을 지지하는데, 민주당 소속인 월즈가 고향에서 정치적 지지를 얻기 어려운 환경임을 보여준다.
월즈는 고향에서 ‘성공한 인물’로 인정받지만, 정치적으로 인기 없는 상황에 놓여 있는 것이다. 이는 개인의 성공과 정치적 지지가 항상 일치하지 않는 농촌 유권자들의 복잡한 심리를 잘 보여주는 사례이다.
하지만, 민주당은 월즈의 존재 자체가 농촌 유권자들에게 민주당을 새롭게 생각해 볼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
게다가, 경합 주의 농촌 지역에 거주하는 고령의 ‘스윙 보터’들은 애국심이 강한 것이 특징으로 국가와 지도자의 품격을 중요시한다. 이는 군 경력을 가진 월즈를 돋보이게 하고, 막말을 일삼는 트럼프에 실망하고 비판적일 수 있는 부분이 되고 있다.
◇ 대선 판도와 시장에 미칠 영향
이 전략이 성공한다면 미국 대선의 판도가 크게 바뀔 수 있다. 전통적으로 공화당의 아성이었던 농촌 지역에서 민주당이 지지를 확보한다면, 경합 주에서의 승리 가능성이 커질 것이다. 이는 궁극적으로 대선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런 정치적 변화는 시장에도 상당한 파장을 미칠 것이다. 민주당의 승리 가능성이 커질 경우, 친환경 에너지, 의료, 교육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상승할 수 있다. 반면 전통적인 화석 연료 산업이나 금융 규제 강화가 예상되는 분야의 기업들은 주가 하락 압력을 받을 수도 있다.
◇ 한국에 주는 시사점
팀 월즈를 통한 민주당 농촌 유권자 공략 전략과 이로 인한 잠재적 승리는 한국 경제와 기업에 상당한 파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민주당 정부의 출범은 한미 동맹 강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미 해리스-월즈 팀이 등장하면서 제시한 민주당 정강에서는 동맹국과의 관계를 중시하겠다는 입장을 천명했고, 이는 한국의 안보와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특히, 북한 문제에 대한 공조가 강화되고, 경제·기술 협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민주당 친환경 기조는 한국의 2차전지와 재생 에너지 산업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다. 바이든 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같은 정책이 더욱 강화될 경우,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과 같은 배터리 제조업체들의 미국 내 투자와 생산이 더욱 확대될 수 있으며, 한화솔루션ㆍOCI 등 태양광 관련 기업들의 미국 시장 진출 기회도 늘어날 것이다.
기술 산업 분야에서도 미국의 반도체 육성 정책이 지속될 가능성이 커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미국 내 투자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한국 반도체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
통상 정책에서는 민주당 정부가 중국과의 갈등을 지속할 가능성이 크지만, 동맹국과의 협력을 통한 접근을 선호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한국 기업들에 미중 갈등의 부정적 영향을 완화하면서도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미국 주도의 공급망 재편 과정에 한국 기업들이 중요한 역할을 맡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변화는 한국 기업에 도전 과제도 제시할 것이다. 먼저, 강화된 환경 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기술 개발과 투자가 필요하다. 또한, 미국 내 생산 확대에 따른 비용 증가와 인력 확보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더불어 미국의 보호무역 정책이 일부 지속될 가능성도 있어, 한국 기업들은 이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자동차, 철강 등 전통 제조업 분야에서는 미국의 국내 산업 보호 정책에 따른 영향을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팀 월즈의 역할로 인한 민주당의 잠재적 승리는 한국 경제와 기업에 새로운 기회와 도전을 동시에 제공할 것이다. 한국 정부와 기업들은 이런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여, 한미 관계 강화와 신산업 육성의 기회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
동시에 미국의 정책 변화가 가져올 수 있는 위험을 면밀히 분석하고, 다각화된 전략을 수립하여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고 강화해야 할 것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