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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노믹스’의 불확실성, 글로벌 경제 변동성 증폭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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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노믹스’의 불확실성, 글로벌 경제 변동성 증폭 우려

“전략적 모호성과 급진적 정책 기조, 글로벌 시장 변동성 증폭 우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2024년 美 대선 승리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미국 경제 정책의 근본적 변화에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해리스, 전략적 모호성 논란. 사진=로이터
해리스, 전략적 모호성 논란. 사진=로이터

이런 가운데 23일(현지시각) 액시오스는 해리스의 ‘전략적 모호성’과 민주당의 전통적인 친노동·반독점 기조가 결합한 ‘해리스노믹스’가 미국 경제 패러다임 전환을 예고하며 글로벌 시장에 새로운 불확실성을 던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액시오스가 전한 제프리스 분석에 따르면, 해리스 행정부 출범 시 고소득자 증세, 기업 이윤 억제, 독점 규제 강화 등 10대 핵심 정책이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기업 수익성에 상당한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빅테크 기업과 금융사에 대한 규제 강화, 의약품 가격 통제, 중국과의 기술 경쟁 심화 등은 해당 산업 전반에 구조적 변화를 초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해리스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광범위한 원칙만을 제시하고 세부 정책은 유보하는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했다.

이는 트럼프 진영의 공격을 차단하고 폭넓은 유권자 지지를 확보하기 위한 계산된 행보로 해석되며, 이런 전략은 단기적으로 지지율 상승에 기여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정책 불확실성에 따른 시장 변동성 확대 우려를 야기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기업들에 심각한 딜레마를 안겨주고 있다. 특히 빅테크 기업, 금융사, 제약회사 등은 규제 강화와 구조적 변화에 대비해야 하지만, 구체적인 정책 방향이 불투명해 효과적 대응 전략 수립에 어려움을 겪을 수가 있다.

예를 들면,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해 해리스 행정부가 어느 정도의 규제를 도입할지, 어떤 형태의 인센티브를 제공할지 불분명하다. 이에 따라 에너지 기업들은 장기 투자 계획 수립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청정에너지로의 전환 속도와 규모를 결정하기 위해서 정부 정책의 구체적인 방향성이 필요하지만, 현재로서는 이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또한, 기업 이윤 억제 정책의 구체적인 형태와 강도가 불분명하여 기업들의 재무 계획과 투자 결정에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다. 이는 특히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에 더욱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정책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신규 투자나 사업 확장을 주저하게 되어, 결과적으로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의약품 가격 통제 정책 역시 구체적인 내용이 불투명하여 제약회사들의 연구개발(R&D) 투자 계획에 혼란을 주고 있다. 어느 정도의 가격 통제가 이루어질지, 어떤 종류의 의약품이 주요 대상이 될지 불분명한 상황에서 장기적인 R&D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는 쉽지 않다.

이에, 시장 전문가들은 해리스의 모호한 정책 기조가 단기적으로는 시장의 불확실성을 높일 수 있다고 경고한다. 특히 기후변화 대응과 에너지 정책 방향이 불투명해 관련 산업의 투자 결정에 어려움을 줄 것으로 우려한다.

하지만 이는 미국 정치 양극화와 불확실성 증대를 반영한 것으로, 구체적 정책 제시보다 가치와 비전 중심 선거 전략이 효과를 발휘하는 현상은 미국 정치 지형의 변화를 시사하며, 불가피한 현상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따라서 ‘해리스노믹스’에 따른 시장 변화 가능성에 대해 투자자들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단기적으로 주식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 경제의 지속가능성과 형평성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평가되므로, 당장 일시적 투자보다는 중장기적 투자 포트폴리오를 수립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투자자들은 정책 변화에 따른 산업별 영향을 면밀히 분석하고, 포트폴리오 재조정을 고려해야 한다. 특히 ESG 경영 강화, 공급망 재편 등에 대한 기업들의 선제 대응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해리스노믹스’는 아직 구체화되지 않은 불확실성 속에 한국 경제에도 그 영향이 양날의 검과 같다. 미국의 보호무역 강화와 중국 견제 정책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나, 그 구체적인 형태와 강도는 여전히 안개 속에 있다. 이런 불확실성 속에서 한국 기업들은 신중하면서도 선제 대응 전략을 수립해야 하는 도전에 직면해 있다.

예를 들면, ‘칩4 동맹’ 강화 가능성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큰 기회와 위험을 동시에 제공한다. 미국 시장에서 입지 강화 기회가 열릴 수 있지만, 동시에 중국 시장 접근에 제약을 받을 수 있다. 바이든 정부 시기 삼성전자 텍사스 투자와 중국 시안 공장 확장 제동 사례는 이런 불확실성 속 대응의 한 예시다. 해리스 정부가 출범할 경우, 이런 정책이 어떻게 진화할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기업들은 다양한 시나리오를 준비해야 한다.

배터리 산업도 인플레이션감축법(IRA) 강화가 예상되지만, 그 세부 내용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과 같은 기업들도 미국 내 생산기지 확대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지만, 정책의 불확실성으로 투자 규모와 시기 결정을 미루고 있다. 이들 기업도 정책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탄력적인 투자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청정에너지 기술 분야에서 한화큐셀 성공 사례는 고무적이지만, ‘해리스노믹스’하에서 이런 기회가 어떻게 변화할지는 불확실하다. 기업들은 현재의 성과에 안주하지 말고 정책 변화에 따른 새로운 기회와 위험을 계속 모니터링해야 한다.

디지털 전환 측면에서 네이버와 카카오 같은 IT 기업에 새로운 기회가 열릴 수 있지만, 동시에 미국 기술 보호주의 강화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들 기업은 미국 기업 협력을 모색하면서도, 자체 기술력 강화로 불확실성에 대비해야 한다.

‘해리스노믹스’의 본격화에 앞서 한국 경제는 기회와 위험 모두에 노출되어 있다. 정부와 기업은 이런 불확실성을 인식하고,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비한 유연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리쇼어링’ 정책으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구체적인 형태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한국 기업들은 미국 내 투자 확대를 고려하되 그 규모와 시기를 신중히 결정해야 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해리스노믹스’는 미국 경제 패러다임 전환을 의미하며 글로벌 경제에 상당한 파장을 미칠 전망이다.

기업과 투자자들은 정치적 불확실성이 지속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중장기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동시에 새로운 성장 기회를 포착하기 위한 통찰력 있는 시장 분석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질 것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