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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자동차기업, 소프트웨어 중심 탈바꿈..."K기업들엔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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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자동차기업, 소프트웨어 중심 탈바꿈..."K기업들엔 기회"

전통 자동차 기업들, 기술 기업의 DNA를 흡수하며 새로운 도약 모색

자동차 산업이 거대한 변혁의 소용돌이에 휩싸였다.

자동차의 대변신, 스마트폰화.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자동차의 대변신, 스마트폰화. 사진=로이터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실리콘밸리의 DNA를 흡수하며 소프트웨어 중심의 기업으로 탈바꿈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는 단순한 기술 혁신을 넘어 산업 전반의 패러다임 대전환을 예고하는 신호탄이라고 최근 액시오스가 보도했다.

◇ 전통 자동차 기업의 변신


제너럴 모터스(GM)를 필두로 한 전통 자동차 기업들은 이제 자동차를 ‘바퀴 달린 스마트폰’으로 재정의하고 있다. 이들의 목표는 분명하다.

차량을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닌 소프트웨어 플랫폼으로 진화시켜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다. GM은 2030년까지 3000만 대의 커넥티드 카를 도로에 내놓고, 이를 통해 연간 20~25억 달러의 소프트웨어 기반 고수익을 올리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다.

이런 변화의 핵심에는 실리콘밸리의 인재 영입이 있다. 애플, 구글 출신의 엔지니어들이 디트로이트로 향하고 있으며, 포드와 폭스바겐 같은 기업들도 테슬라 출신 인재를 적극적으로 영입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인력 수혈을 넘어 기업 문화와 사고방식의 근본적인 변화를 의미한다.

◇ 한국 자동차 기업들의 도전과 혁신


한국 자동차 기업들도 이런 글로벌 트렌드에 발맞춰 과감한 투자와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미래 모빌리티 산업을 주도하기 위해 전기차, 자율주행, 커넥티드 카 기술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특히,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 개발에 주력하며, 2025년까지 모든 차종에 SDV 플랫폼을 적용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LG전자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전기차 파워트레인 등 전장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최근에는 마그나와 합작법인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을 설립하여 전기차 핵심 부품 시장 공략을 가속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 과감한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자율주행차에 필수적인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 반도체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용 프로세서 개발에 주력하며, 글로벌 자동차 반도체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 도전과 기회


물론, 이 변화의 길은 순탄치만은 않다. ‘빠르게 움직이고 물건을 부수는’ 실리콘밸리의 철학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자동차 산업의 전통 사이에 균형을 찾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GM이 최근 소프트웨어 문제로 일부 전기차 모델 출시를 연기한 사례는 이와 같은 도전의 단면을 보여준다.

한국 기업들도 유사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글로벌 기업들과의 인재 확보 경쟁에서 불리한 위치에 있는 것이 사실이며, 소프트웨어 역량을 단기간에 끌어올리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한국 기업의 빠른 의사결정과 과감한 투자는 이런 격차를 빠르게 좁히는 데 기여하고 있다.

◇ 산업 전반에 미칠 영향


이런 변화가 미국 자동차 시장과 글로벌 경제에 미칠 파장은 상당할 것이다. 우선, 자동차 산업의 가치 평가 기준이 근본적으로 바뀔 수 있다.

테슬라의 고평가에서 볼 수 있듯이, 시장은 이미 소프트웨어 역량을 중요한 가치 평가 요소로 인식하고 있다. 전통 제조업체들의 성공적 변신은 이들의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또한, 이는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경쟁 구도를 재편할 수 있다. 소프트웨어 역량이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함에 따라, 기존의 제조 중심 경쟁력만으로는 생존이 어려워질 수 있다. 이는 한국 자동차 기업들에 큰 도전이자 기회가 될 것이다.

◇ 투자자들의 새로운 접근


투자자들은 이런 변화를 주시하며 새로운 투자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이제 단순히 판매량이나 시장점유율이 아닌, 소프트웨어 역량과 데이터 활용력을 기업 가치 평가의 핵심 요소로 고려해야 할 것이다. 또한, 전통 자동차 기업들의 변신 노력이 실제 성과로 이어지는지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

특히, 한국 기업들의 경우,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와 혁신 노력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는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판매 실적, LG전자의 차량용 부품 사업 성장세, 삼성전자의 차량용 반도체 점유율 등이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다.

자동차 산업의 새로운 변화는 위기이자 기회다. 성공적으로 변신에 성공한 기업은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잡을 수 있지만, 적응에 실패한 기업은 도태될 수 있다. 이는 자동차 산업만의 문제가 아니다. 제조업과 IT 융합이라는 큰 흐름 속에서, 모든 산업이 직면할 수 있는 도전의 예고편이다.

한국 기업들의 노력은 고무적이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글로벌 기업들과 기술 격차를 좁히고, 소프트웨어 역량을 더욱 강화하며,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는 등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우리는 자동차 산업의 변화를 주시하며, 향후 미래 산업의 모습을 먼저 가늠해볼 수 있을 것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