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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의 AI 투자 확대, 클라우드·검색 모두 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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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의 AI 투자 확대, 클라우드·검색 모두 호조"

“규제 리스크에도 클라우드와 검색 부문 호조...한국 AI 기업에도 시사점”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이 인공지능(AI) 투자 확대 계획을 발표하면서 시장의 우려를 자아냈지만, 이는 장기적 성장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평가된다.

구글의 성장은 밝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구글의 성장은 밝다. 사진=로이터

26일(현지시각) 배런스의 분석에 따르면,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은 AI 투자 확대로 인한 단기적 우려에도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전망을 보인다.

보도에 따르면, TD코웬의 존 블랙리지 애널리스트는 알파벳의 각 사업 부문을 개별적으로 평가했을 때 총가치가 2조9000억 달러에 달하며, 이는 현재 시가총액을 크게 웃돈다고 분석했다.

특히 구글의 검색 사업 가치를 1조7000억 달러로 추정하고, 유튜브, 구글 클라우드 등 다른 사업 부문의 가치를 1조2000억 달러로 평가했다. 이를 바탕으로 TD코웬은 알파벳의 주당 가치를 약 247달러로 추정하며, 이는 현재 주가 대비 상당한 상승 여력이 있음을 시사했다.

배런스는 이러한 분석을 토대로 구글의 AI 투자가 단기적으로는 비용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회사의 경쟁력 강화와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에 필수적이라고 평가했다.

알파벳은 2분기 실적 발표에서 분기당 최소 120억 달러의 AI 자본지출 계획을 밝혔다. 이는 연간 480억 달러 규모로, 시장의 우려를 낳았다.

그러나 이런 대규모 투자는 이미 구체적 성과를 내고 있다. 구글 클라우드 부문의 매출은 29% 증가해 처음으로 100억 달러를 돌파했으며, 영업이익 역시 197% 급증했다. 순다르 피차이 CEO는 “AI 인프라와 생성형 AI 솔루션이 올해 들어 수십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고 밝혔다.

검색 부문에서도 AI 영향이 뚜렷하다. AI가 검색어에 대해 더 나은 응답을 제공하면서 사용자 참여도가 높아졌고, 이는 광고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 검색 및 광고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 성장했다. 유튜브 역시 17개월 연속 TV 화면에서 가장 많이 시청된 스트리밍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알파벳은 여전히 규제 위험에 직면해 있다. 최근 사이버보안업체 위즈(Wiz) 인수 계획이 무산된 것은 이를 잘 보여준다. 또한 미국 정부와의 반독점 소송에서 패소하며 검색 엔진 사업 분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는 알파벳이 유기적 성장에 더욱 집중해야 할 이유가 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AI 혁명이 아직 초기 단계에 있으며, 그 거시경제적 영향이 체감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경제포럼에 따르면, 과거 기술 혁신의 영향이 구체화하는 데 수년이 걸렸다는 점을 감안할 때, AI의 경우도 유사한 패턴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AI 기술의 빠른 출시 속도를 고려하면 그 영향이 과거보다 빠르게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투자자들은 단기적 수익성 악화에 주목하기보다는 장기적인 성장 잠재력에 주목하는 것이 바람직할 수 있다. 특히 TD코웬이 알파벳의 주당 가치를 247달러로 추정하며, 현재 주가 대비 상당한 상승 여력이 있다고 분석한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한국의 AI 기업에도 알파벳의 사례는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특히 네이버·카카오 등 국내 대표 IT 기업들의 최근 행보를 고려할 때 그 의미가 더욱 중요해 보인다.

네이버의 경우, 최근 AI 기술 고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23년 5월 초거대 AI 모델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했으며, 2024년에 AI 연구개발에 연간 1조원 이상을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이는 매출의 약 10%에 해당하는 규모다. 카카오 역시 AI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2023년 초거대 AI 모델 ‘KoGPT’를 공개했으며, 2024년 더욱 발전된 ‘KoGPT2’를 선보였다. 2023년 한 해 동안 AI 관련 투자에 약 4000억원을 집행했으며, 2024년에는 이를 더욱 확대할 계획이라고 한다.

LG그룹도 AI 분야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2023년 7월 AI 연구원을 출범시켰으며, 향후 5년간 AI 분야에 1조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을 밝혔다. 특히 LG전자는 2024년 1월 CES에 AI 에이전트 ‘AI 앰비언트’를 공개하며 AI 기술의 실용화에 주력하고 있다.

이런 국내 기업들의 움직임은 구글 전략과 유사한 면이 있다. 투자를 통해 AI 기술력을 확보하고, 이를 다양한 서비스에 접목하려는 노력이 돋보인다.

그러나 한국 기업들은 구글보다 상대적으로 제한된 자본과 데이터를 가지고 있어 더 효율적이고 전략적인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구글이 직면한 규제 위험은 한국 기업들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국내에서도 AI 윤리와 데이터 프라이버시에 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어, 기업들은 기술 개발과 함께 사회적 책임을 고려한 AI 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특히 구글의 AI 투자가 클라우드와 검색 등 기존 사업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 한국 기업들도 AI 기술을 기존 사업 혁신 도구로 활용하는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네이버의 검색 서비스 고도화나 카카오의 메신저 서비스 개선 등이 그 예가 될 수 있다.

AI 기술 발전이 검색·클라우드·콘텐츠 등 다양한 영역에서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음을 고려할 때 우리도 종합적인 AI 생태계 구축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알파벳의 AI 투자 확대는 단기적으로는 수익성 악화를 초래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회사의 경쟁력 강화와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자들은 단기 실적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AI 혁명의 장기적 잠재력과 개별 기업의 대응 전략을 주목해야 할 것 같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