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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잉 "중국 항공 수요, 연평균 5.2% 성장할 것...새 비행기 8830대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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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잉 "중국 항공 수요, 연평균 5.2% 성장할 것...새 비행기 8830대 필요"

보잉이 중국 항공 여행 시장의 폭발적 성장을 예측하며 항공 산업의 새로운 희망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러한 낙관적 전망은 최근 중국의 경기 침체와 여행 수요 감소 추세와 대비되어 주목을 받고 있다.
중국 여행 붐을 기대하는 보잉 등 항공업계. 사진=로이터   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여행 붐을 기대하는 보잉 등 항공업계. 사진=로이터


세계 최대 항공기 제조사인 보잉은 향후 20년간 중국 본토의 항공 수요가 연평균 5.2%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며, 이를 충족하려면 8,830대의 새로운 비행기가 필요할 것이라고 27일(현지시각) 배런스가 보도했다.
이는 매일 평균 1.2대의 새로운 비행기가 중국 하늘에 추가되는 규모이다.

이런 대담한 전망은 중국 항공 시장의 폭발적 성장 잠재력을 잘 보여준다. 연간 5.2% 성장률은 20년 후 중국의 항공 수요가 현재의 약 2.7배로 증가함을 의미한다. 8,830대의 신규 항공기 수요는 현재 전 세계에서 운항 중인 여객기 총수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이다.

보잉의 발표에 따르면, 이 중 60%는 항공사들의 기존 노선 확장을 위한 것이고, 나머지 40%는 구형 항공기를 연료 효율이 높은 최신 모델로 교체하기 위한 것으로, 중국 항공 산업의 양적 성장과 질적 개선이 동시에 진행될 것임을 시사한다.

그러나, 이런 낙관적 전망과는 달리, 현재 중국의 경제 상황은 우려스러운 모습을 보인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2023년 중국의 GDP 성장률은 5.2%로, 2019년의 6.0%에 비해 둔화했다. 또한, 중국 민용항공국(CAAC) 데이터에 의하면, 2023년 중국의 국내선 여객 수는 코로나 이전 수준의 약 85%에 그쳤다.

보잉의 주요 경쟁사인 에어버스도 중국 시장에 긍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에어버스는 향후 20년간 중국에서 8,420대의 신규 항공기 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측해, 보잉의 전망과 유사한 수준의 기대를 보인다.

이런 항공기 제조사들의 낙관적 전망은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 정책과 중산층 성장에 따른 여행 수요 증가 전망에 기반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는 최근 경기 침체 극복을 위해 다양한 부양책을 내놓고 있으며, 특히 관광 산업 활성화에 주력하고 있다. 또한, 중국 중산층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해외여행 수요도 함께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런 긍정적 전망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반응은 신중하다. 보잉의 발표 이후에도 보잉의 주가는 오히려 소폭 하락했다.

물론, 이는 최근 보잉이 겪은 일련의 품질 및 생산 문제들, 특히 1월 알래스카 항공의 737 MAX 9 비상구 플러그 폭발 사고 등으로 인한 신뢰도 하락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보도에 따르면, 보잉의 상업 마케팅 부사장인 대런 헐스트(Darren Hulst)는 성명에서 “중국 승객 및 화물을 위한 상업 항공 시장은 경제 성장과 항공사 국내 네트워크 구축에 힘입어 계속 확대되고 있다”라고 밝혔다.

보잉은 지난 20년 동안 약 10,000대의 항공기를 인도했으며, 이 중 1,400대를 중국에 인도했다. 다만, 2000년 이후 중국에 68대의 제트기만 인도했는데, 이는 주로 코로나로 인한 수요 감소 때문이었다. 하지만 최근 상황이 개선되어 2024년 7월까지 중국에 33대 제트기를 인도했으며, 이는 2023년 9대에서 크게 늘어난 것이다.

항공 산업 전문가들은 보잉 전망이 실현될 경우, 글로벌 항공 시장에 미칠 파급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예측한다. 중국 시장의 성장은 항공기 제조업체 사이에 경쟁을 더욱 치열하게 만들 것이며, 이는 기술 혁신과 비용 효율성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중국 노선의 확대는 글로벌 항공사 수익성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고, 한국 관광 산업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몇 가지 위험 요소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첫째, 중국 경제 성장이 예상보다 더딜 경우 항공 수요 증가세가 둔화할 수 있다. 둘째, 미-중 갈등이 심화할 경우 중국 시장 진출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셋째, 환경 규제 강화로 인한 비용 증가가 항공사들의 구매력을 제한할 수 있다.

보잉의 중국 시장 전망은 항공 산업의 밝은 미래를 그리고 있지만, 현실화되기까지는 여러 도전 과제를 극복해야 할 것이다. 중국 경제의 회복 속도, 글로벌 정세 변화, 그리고 보잉의 품질 관리 개선 노력 등이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항공 산업의 미래는 중국 시장이라는 새로운 활주로 위에 서 있다. 보잉과 에어버스의 대담한 전망이 현실화될지, 아니면 경제 침체와 여러 위험 요소들로 인해 지연될지는 앞으로 지켜봐야 할 흥미진진한 과제가 될 것이다.

이는 단순히 항공기 제조사들의 성패를 넘어, 글로벌 경제와 여행 산업의 미래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