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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선 공약과 세제 개편 딜레마…성장과 재정 건전성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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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선 공약과 세제 개편 딜레마…성장과 재정 건전성 갈등

“TCJA 연장과 SALT 공제 논란, 글로벌 경제에 미칠 파장”

미국의 차기 대선과 세제 개편을 둘러싼 논쟁이 점점 더 뜨거워지고 있다.

세제 개편 대선의 핵심 쟁점으로 부상.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세제 개편 대선의 핵심 쟁점으로 부상. 사진=로이터

이는 정치적 논쟁을 넘어 미국 경제 미래와 글로벌 경제 질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사안이다. 특히, 2017년 도입된 세금 감면 및 일자리 창출법(TCJA)의 주요 조항들이 2025년 말에 만료될 예정이어서, 차기 정부 세제 정책 방향은 시장에 더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에 경제 성장 촉진과 재정 건전성 확보라는 두 가지 상충하는 목표 사이에서 정책 입안자들이 힘든 선택에 직면해 있다고 최근 더 힐이 보도했다.
이 문제는 단순히 미국 내부의 경제 문제를 넘어 글로벌 경제의 안정성과 성장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세계 각국의 정부와 기업들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 대선 후보들의 경제 공약과 그 영향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와튼스쿨의 분석에 따르면, 트럼프와 해리스 두 후보의 공약 모두 미국의 국가부채를 크게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구체적으로, 트럼프의 공약은 향후 10년간 국가부채를 4.1조 달러 증가시킬 것으로, 해리스의 공약은 2.0조 달러 증가를 초래할 것으로 추정된다.

트럼프는 대규모 감세 정책을 주장하며, 특히 2017년 세금 감면 및 일자리 창출법(TCJA)의 연장을 강조한다. 그의 정책은 법인세율 인하와 개인 소득세 감면 등 광범위한 세금인하를 선호한다.

이러한 접근은 단기적으로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자극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재정적자를 크게 늘려 경제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반면, 해리스는 재정 건전성에 더 중점을 두고 있다. 고소득층과 대기업에 대한 증세를 통해 재정 악화를 상대적으로 억제하려 한다.

이러한 접근은 단기적으로 경제 성장을 다소 억제할 수 있어 GDP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재정 안정성을 높이고, 이를 바탕으로 더 지속 가능한 경제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두 후보의 정책 모두 단기적으로 GDP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한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증세를 추구하는 해리스의 정책이 오히려 더 큰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된다는 것이다.

증세 정책은 기업과 개인의 가처분 소득을 즉각적으로 줄여 소비와 투자를 위축해 단기적으로 경제 활동을 둔화할 수 있다. 특히 대기업과 고소득층에 대한 증세는 투자와 소비 여력을 줄여 경제 전반에 파장을 초래할 수 있다.

법인세 인상도 기업의 비용 부담을 늘려 국제 경쟁력을 약화할 수 있으며, 이는 미국 기업들의 해외 이전을 촉진하거나 외국 기업들의 미국 내 투자를 줄이는 결과를 낳아, 고용 감소와 경제 성장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러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해리스의 정책이 단기적으로 더 큰 GDP 하락을 초래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이는 재정 건전성 개선을 통해 경제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 TCJA 연장과 SALT 공제 논란


2025년 말 TCJA 주요 조항들이 만료됨에 따라, 이를 연장할지가 쟁점이 되고 있다. TCJA는 기업 투자와 임금 상승을 촉진했다는 평가를 받지만, 동시에 재정적자를 크게 늘렸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특히, 주목받는 것은 주 및 지방세(SALT) 공제 한도다. 현재 10,000달러로 제한된 SALT 공제 한도를 유지할지, 아니면 폐지할지에 대한 논쟁이 치열하다. 연방 예산 위원회의 분석에 따르면, SALT 공제 한도를 폐지할 경우 향후 10년간 1.2조 달러의 추가적인 재정적자가 발생할 수 있다.

TCJA와 SALT 공제 한도는 단기적 경제 성장과 장기적 재정 건전성 사이의 균형을 잡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재정적자 증가와 소득 불평등 심화라는 부작용을 초래했으며, 향후 이 문제를 해결하면서도 경제 성장을 계속할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미국 경제 정책의 큰 과제가 되고 있다.

◇ 글로벌 경제와 한국에 미칠 영향


이러한 미국의 재정 정책 변화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역학관계를 근본적으로 재편할 수 있다. 대규모 재정적자로 인한 미 국채 발행 증가는 ‘안전자산 부족’ 현상을 완화할 수 있으나, 동시에 글로벌 유동성 흐름의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

이는 신흥국 통화가치 불안정성과 글로벌 자본의 위험 선호도를 변화할 수 있다. 한국도 원화 변동성 증대로 수출기업의 환헤지 비용 상승과 외국인 투자자금의 급격한 유출입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정성 증대가 주요 위험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여 한국 기업들은 단순한 시장 다변화를 넘어 글로벌 가치사슬(GVC)내 위상 강화에 주력해야 할 것이다. 특히 반도체, 배터리 등 핵심 산업에서의 기술 주도권 확보와 함께, 신흥국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한 새로운 산업 생태계 구축이 중요하다. 또한, ESG 경영 강화를 통해 글로벌 투자자들의 신뢰를 확보하고,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여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는 것이 필요하다. 정부 차원에서는 통화스왑 확대, 거시건전성 정책 강화 등으로 대외 충격에 대한 경제의 내성을 키우는 노력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미국의 차기 정부는 경제 성장 촉진과 재정 건전성 확보라는 두 가지 목표 사이에서 균형 잡힌 정책을 수립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에 직면해 있다. TCJA의 연장 여부와 SALT 공제 한도 문제는 이 과제의 핵심이 될 것이다. 이러한 정책 결정은 미국 내 경제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므로, 세계 각국은 미국 정책 변화를 주시하며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