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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유틸리티 업계, 데이터센터 붐에 ‘황금기’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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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유틸리티 업계, 데이터센터 붐에 ‘황금기’ 예고

“버틀러 CEO, ‘에어컨 붐 이후 최대 성장’, 송전망 확충·비용 분담 등 숙제 산적”

미국 유틸리티 업계가 데이터센터 붐으로 인한 전력 수요 급증에 크게 환호하고 있다.

유틸리티 부문 황금기 도래하나. 사진=로이터 이미지 확대보기
유틸리티 부문 황금기 도래하나. 사진=로이터

미국 내 최대 유틸리티 기업 엑셀론의 캘빈 버틀러 CEO는 이를 “에어컨 붐 이래 가장 큰 성장”이라고 평가하며, 향후 성장에 긍정적 전망을 제시했다. 다만, 지난달 30일(현지시각) 액시오스는 이런 성장에 따른 과제도 만만치 않다고 보도했다.

인공지능(AI) 붐에 따른 데이터센터 급증으로 인한 전력 수요 증가는 유틸리티 업계에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버틀러 CEO는 더 많은 사람이 전력망을 사용할수록 운영 비용이 분산되어 경제성이 개선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엑셀론은 향후 10년간 6기가와트 규모의 새로운 데이터센터 건설 계획이 있어 업계의 성장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문제는 이런 성장에 따른 산적한 과제다. 우선 유틸리티 기업들은 어떤 프로젝트가 실제로 실현될지 판단해야 하는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데이터센터 개발 붐으로 인해 많은 데이터센터 개발자가 다양한 지역에서 사업을 제안하고 있다. 이는 마치 여러 부동산 개발업자가 동시에 여러 도시에 대규모 쇼핑몰 건설 계획을 제안하는 상황과 유사하다.

예를 들면, 한 개발자가 뉴욕·텍사스·캘리포니아에 각각 데이터센터 건설 계획을 동시에 제안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이 중 한 곳에만 투자할 의도일 수 있다.

유틸리티 기업은 이 모든 제안에 대비해 전력 인프라를 준비해야 할지, 아니면 어떤 프로젝트가 실제로 진행될지를 판단해야 하는 문제에 봉착하고 있다. 잘못된 판단은 과도한 투자로 비용 낭비나, 반대로 투자를 늦추면 필요한 인프라 부족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송전망 확충과 비용 분담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버틀러 CEO는 데이터센터를 원전과 함께 배치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지만, 전기 요금의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데이터센터는 엄청난 전력을 소비해 기존 송전망으로는 수요 감당이 어려워 새로운 송전선 설치나 기존 송전망의 용량 증대가 필요하지만, 여기에는 막대한 비용이 든다. 이 비용을 누가 부담할지가 중요 이슈다. 기업이 전액 부담할 경우 진입 장벽이 높아질 수 있고, 유틸리티 기업이 부담하면 결국 일반 소비자의 전기 요금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원전은 여러 가지 이점이 있지만, 원전 인근 토지 확보의 어려움, 안전 문제 우려 그리고 대규모 전력 소비로 인한 지역 전기 요금 상승 가능성이다.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량이 급증하면, 이를 위한 인프라 투자 비용이 결국 전기 요금에 반영될 수 있으며, 이는 일반 가정이나 중소기업 등 다른 전력 소비자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유틸리티 업계는 이런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예를 들면, 기존 송전선로 용량을 늘리는 재도체 기술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배터리 저장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변전소 건설비를 줄이려는 시도도 진행 중이다. 또한 연방정부 차원의 조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어 정책적 지원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이런 유틸리티 업계의 변화는 미국 경제와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데이터센터 증가로 인한 전력 수요 급증은 유틸리티 기업들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지만, 동시에 전력 인프라 확충에 따른 비용 증가와 요금 인상 압력도 커질 수 있어 소비자와 기업들의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

특히 70여 일 앞으로 다가온 미 대선은 이런 유틸리티 업계의 변화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다. 대선 결과에 따라 에너지 정책 방향이 크게 바뀔 수 있어, 투자자들은 이에 대한 주의 깊은 관찰이 필요하다. 친환경 에너지 정책이 강화될 경우 유틸리티 기업들의 재생에너지 투자가 가속될 수 있으며, 반대로 화석연료 중심의 정책이 유지된다면 기존 발전 설비에 대한 투자가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

한편, 미국 유틸리티 시장의 급성장은 LS전선 등 한국 기업에 큰 기회가 될 수 있다. 데이터센터 붐으로 인한 전력 인프라 확충 수요는 송전 케이블, 변압기, 스마트그리드 솔루션 등 한국 기업의 강점 분야와 직결된다. 특히 재도체 기술과 배터리 저장 시스템에 대한 수요 증가는 주목할 만하다.

다만, 미국 내 정책 변화와 비용 분담 이슈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며, 현지 기업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시장 진입 장벽을 낮추는 전략이 효과적일 것이다.

미국 유틸리티 업계는 데이터센터 붐으로 성장 기회를 맞고 있지만, 동시에 많은 과제에 직면해 있다. 송전망 확충, 비용 분담, 정책적 지원 등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 업계의 변화가 가속될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은 이런 변화의 흐름을 주시하며, 특히 대선 이후의 에너지 정책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