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나토 수장 "중국, 러시아 전쟁 지원 중단해야"

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비즈

공유
0

나토 수장 "중국, 러시아 전쟁 지원 중단해야"

“우크라이나 전쟁의 숨은 조력자 중국, 국제사회 제재 무력화”

나토 수장, 중국 비난.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나토 수장, 중국 비난. 사진=로이터

나토 사무총장 옌스 스톨텐베르그가 중국의 러시아 지원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면서 국제 안보 구도와 경제 질서에 새로운 파장이 일고 있다.

7일(현지시각) 에포크 타임스는 스톨텐베르그가 중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에 ‘결정적 조력자’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중국의 지원 중단을 강력히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는 단순한 외교적 수사를 넘어 글로벌 패권 구도의 근본적인 변화를 시사하는 중대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중국의 러시아 지원은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다.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의 보고에 따르면, 중국은 러시아군이 사용하는 핵심 기술과 부품을 계속 공급하고 있으며, 국영기업들을 통해 러시아 수입품 중개인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특히 주목할 만한 사례로는 드론 부품, 광학 장비, 통신 시스템 등이 있다. 예를 들어, 중국 기업 다-장 이노베이션(DJI)의 민간용 드론 부품이 러시아군에 의해 군사용으로 개조되어 사용되고 있다는 증거가 발견되었다.

또한, 러시아의 무기 시스템에 필요한 반도체와 기타 전자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미국과 서방의 제재로 인해 러시아가 이러한 부품을 직접 조달하기 어려워진 상황에, 중국 기업들이 이를 대신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중국 기업 피티움 테크놀리지가 러시아의 슈퍼컴퓨터 개발에 필요한 고성능 칩을 공급한 사례가 확인된 바 있다. 중국이 러시아와 위성 기술을 공유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특히, 베이더우(BeiDou) 위성 항법 시스템의 군사적 응용에 대한 협력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 바 있다.

이 외에도 중국 국영 기업들은 러시아와 국제 시장 사이의 중개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들은 러시아산 원자재와 에너지 제품을 구매하고, 이를 국제 시장에 재판매하는 방식으로 러시아의 외화 획득을 돕고 있다. 예를 들어, 중국석유천연가스집단공사(CNPC)와 중국석유화공집단공사(Sinopec)가 러시아산 석유와 가스를 대량 구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금융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중국의 유니언페이 시스템이 러시아에서 비자와 마스터카드의 철수로 인한 공백을 메우고 있으며, 양국 간 무역 결제에 위안화 사용이 증가하고 있다. 이는 미국 주도 금융 제재를 우회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지원은 국제 제재를 우회하고 러시아의 전쟁 수행 능력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동시에 이는 중국이 공식적으로 표명하는 중립적 입장과는 상충하는 것으로, 국제 사회의 우려를 낳고 있다. 국제 사회의 대러시아 제재를 무력화시키는 결과를 낳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은 이런 지원을 공식적으로 부인하면서도, 실제 러시아와 무역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는 점은 자유 진영의 요구를 외면하는 행위로 여겨진다.

따라서, 이는 글로벌 경제와 안보 구도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우선, 미국과 EU를 중심으로 한 서방 진영과 중국-러시아 간의 대립이 더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 글로벌 공급망의 재편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특히 첨단 기술 분야에서의 분리 현상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국제 금융 시스템에서 달러 지배력이 도전받을 수 있으며, 대체 결제 시스템의 부상도 예상된다. 아직은 요원하지만,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브릭스에서는 이 문제가 계속 중요하게 논의하고 있다.

한국 경제와 기업에 이런 상황은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한편으로는 미국 주도의 경제 블록과 중국 중심의 경제권 사이에서 전략적 선택을 강요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이는 반도체, 배터리 등 핵심 산업 분야에서 기술 유출 우려와 함께 시장 접근성 제한이라는 위험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반면, 러시아와 중국에 대한 국제 사회의 제재가 강화됨에 따라, 대체 시장으로서 한국 제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한편, 이런 흐름의 근본적 배경에는 미중 간 패권 경쟁이 자리 잡고 있다. 중국은 러시아를 지원함으로써 미국 주도 국제질서에 대항하는 새로운 축을 형성하려는 전략적 의도가 있다. 동시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대만 침공 시나리오를 검증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는 동아시아 지역의 안보 구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다.

나토 수장의 이번 발언은 단순한 외교적 수사를 넘어 글로벌 질서의 근본적 변화를 예고하는 신호탄으로 볼 수 있다. 한국을 비롯한 각국 정부와 기업들은 이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공급망 다변화, 기술 주권 확보, 그리고 새로운 경제 협력 모델 구축 등이 핵심 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