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의 급격한 성장이 한국 반도체 산업에 큰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9일(현지시각) 중국 전자공학 앨범은 창신메모리의 공격적인 생산 확대로 인해 글로벌 메모리 시장 판도가 변화하고 있으며, 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들의 시장 지배력과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고 보도했다.
◇ 중국 기업의 급성장
2016년 설립한 창신메모리는 중국 정부의 전폭적 지원을 받아 급성장했다. 설립된 지 불과 8년 만에 급격한 성장을 이뤘다. 주로 중국 정부의 적극적 지원 때문이지만, 대규모 투자와 정책적 지원 덕분이다.
기술력 측면에서도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현재 17nm, 18nm DDR4와 LPDDR4 제품을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으며, 12nm DDR5, LPDDR5X, HBM 등 최신 제품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17nm, 18nm 공정에서 한국 기업과의 기술 격차가 2~3년, 12nm 공정에서는 1~2년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가격 경쟁력도 강점이다. 창신메모리의 제품은 일반적으로 글로벌 시장가격보다 10~15% 낮은 수준에서 형성되고 있다. 예를 들어, 8Gb DDR4 기준으로 글로벌 가격이 개당 2달러일 때 창신메모리 제품은 1.71.8달러 선에 거래될 수 있다.
◇ 글로벌 메모리 시장 영향
창신메모리의 제품은 주로 중국 내수시장에서 소비되고 있으나, 점차 해외 시장으로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정확한 수출 비중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업계 추정으로는 생산량의 약 20~30%가 수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주요 수출 대상국은 동남아시아, 인도 등 신흥국 시장이다.
이런 중국 기업 성장은 글로벌 메모리 가격에 일정 부분 영향을 주고 있다.
가격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데, 16Gb DDR4 현물가격은 2023년 하반기 3달러에서 2024년 상반기 3.50달러로 상승했다가 하반기에 3.30달러로 다시 하락했다. DDR5 가격도 2023년 10월 4.20달러에서 2024년 상반기 4.50달러 이상으로 상승한 후, 하반기에는 5달러에 육박하는 등 변동폭이 확대되고 있다.
이는, 창신메모리를 비롯한 중국 기업의 생산 증가가 분명 가격 하락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아직은 전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임을 암시한다. 중국 기업 제품이 주로 중저가 시장으로 향하고 있어, 고성능 제품 가격에는 직접적인 영향이 덜한 측면도 있다.
또한, 최근 가격 하락과 상승이 교차하는 이유는 수요 증가와 기존 업체의 전략적 대응이 중국 기업들의 공급 증가 효과를 상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일시적인 현상일 수 있으며, 향후 시장 상황에 따라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중국 기업의 시장 진입으로 공급 측면의 불확실성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글로벌 경제 상황, 기술 발전 속도, 무역 정책 등 다양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가격 예측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시장 점유율 변화도 뚜렷하다. 글로벌 리서치사인 호라이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중국의 글로벌 반도체 메모리 시장 점유율은 약 17.67%에 달한다. 이는 2022년 기준으로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60.5%, 이 중 DRAM 시장 점유율은 70.5%, NAND 시장 점유율은 52.6%를 차지하고 있는 한국 기업들에게 큰 도전이 되고 있다.
예를 들어, 향후 창신메모리를 비롯 중국 반도체 기업들이 가격을 낮추면, 다른 기업도 경쟁력 유지를 위해 가격을 조정해야 하거나, 반대로 생산을 줄이면 공급 부족으로 인해 전체 가격 상승을 촉발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 한국 기업에 미치는 영향과 대응 전략
이러한 시장 변화는 한국 반도체 기업에 심각한 도전이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그간 기술력과 대규모 생산능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메모리 시장을 주도해 왔다. 그러나, 중국 기업의 빠른 추격으로 시장 점유율 하락과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저가 제품 시장에서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메모리 기업의 급성장 배경에는 중국 정부의 적극적 지원이 있다.
미중 무역 갈등과 기술 패권 경쟁이 심화하면서 중국은 반도체 자급률 제고를 국가적 과제로 삼고 대규모 투자와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는 단기적으로는 글로벌 메모리 시장의 공급 과잉을 초래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기술 격차를 좁혀 한국 기업들의 시장 지배력을 충분히 위협할 수 있다.
이에 대응하여 한국 기업들은 기술 혁신과 생산성 향상에 더욱 주력해야 할 것이다. 고성능, 저전력 제품 개발을 통해 프리미엄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한 스마트 팩토리 구축으로 생산 효율을 높여야 한다. 또한, 시스템 반도체와 파운드리 등 비메모리 분야로의 사업 다각화도 가속화해야 할 것이다.
정부 차원에서도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한 종합 지원책이 필요하다. 세제 혜택, 규제 완화, R&D 지원 확대 등을 통해 기업 투자를 독려하고,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확충도 시급하다. 또한, 국제 협력을 통해 기술 보호와 공정한 경쟁 환경 조성을 위한 노력도 병행해야 할 것이다.
중국 메모리 기업의 부상은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판도를 크게 바꿀 것으로 보인다. 한국 기업들은 이를 위기이자 기회로 삼아 기술 혁신과 사업 구조 고도화를 통해 새로운 경쟁력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정부와 기업, 그리고 연구기관이 힘을 모아 대응한다면, 이런 도전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글로벌 반도체 강국으로서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