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태풍 '야기' 베트남 북부 강타로 146명 사망 및 실종...韓 기업 피해 상황 파악 안 돼

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비즈

공유
0

태풍 '야기' 베트남 북부 강타로 146명 사망 및 실종...韓 기업 피해 상황 파악 안 돼

홍수·산사태로 인한 대규모 인명피해 및 경제적 손실 발생
주요 산업단지 피해 여부 불명확, 한국 기업 영향 주목

태풍 '야기'로 파손된 LG전자 공장.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태풍 '야기'로 파손된 LG전자 공장. 사진=로이터
베트남 북부지역이 태풍 야기(Yagi)의 강타로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11일(현지시각) 베트남 현지 언론인 라오동이 보도한 베트남 정부 발표에 따르면, 9월 10일 기준으로 사망자와 실종자가 146명에 달하는 등 인명 피해가 속출하고 있으며 주택과 농경지 침수 등 막대한 재산 피해도 발생했다.

◇ 인명 및 재산 피해 현황


베트남 제방관리자연재해방지부의 집계에 따르면, 사망자 82명, 실종자 64명으로 총 146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지역별로는 까오방성, 라오까이성, 옌바이성 등에서 큰 피해가 보고됐으며, 주로 폭우로 인한 산사태와 홍수가 원인이었다. 재산 피해도 심각한 수준으로, 4만8000여 채의 주택이 손상되었고, 7332헥타르(ha)의 농경지와 1606ha의 양식장이 침수되었다. 또한 25만5000여 마리의 가축이 폐사한 것으로 보고되었다. 타이응우옌성의 경우 재산 피해액이 약 1000만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 베트남 정부의 대응 조치

이러한 대규모 피해에 대응해 베트남 정부는 긴급 구조작업에 군 병력과 구조대를 투입하고 있다. 타이응우옌시에서는 약 1000명의 군인과 지역 돌격대가 동원되어 제방 보강작업을 진행 중이며, 3063가구가 긴급 대피했다. 또한 피해 지역 주민들을 위한 구호물자 지원도 이루어지고 있다.

◇ 산업 영향 및 한국 기업 현황


베트남 북부지역에는 삼성전자·LG전자 등 한국 기업의 대규모 생산기지가 있어 이들 기업의 피해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박닌성과 타이응우옌성에 대규모 스마트폰 생산공장을, LG전자는 하이퐁시에 가전제품 생산단지를 운영 중이다. 또한 현대자동차는 닌빈성에 연간 10만 대 규모의 생산공장을, 포스코는 하띤성에 일관제철소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까지 주요 산업단지의 구체적인 피해 상황은 명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으나, 도로와 전력 인프라 피해로 인한 물류 차질과 전력 공급 불안정 등으로 생산에 일정 부분 차질이 빚어졌을 가능성이 크다. 이들 기업의 생산 차질은 글로벌 공급망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 특히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경우 세계 스마트폰 및 가전 시장에 파급효과가 있을 수 있다.

◇ 경제적 영향 및 전망


이번 태풍으로 인한 피해는 베트남 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단기적으로는 농업 부문의 피해로 인한 식료품 가격 상승 압력과 주요 산업단지 생산 차질 가능성이 있다. 반면, 중장기적으로는 재해 복구 및 예방 관련 산업에 새로운 기회가 주어질 수 있다. 제방 보강, 배수 시스템 개선, 재해 예방시설 구축 등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여 관련 건설 및 엔지니어링 기업에 새로운 사업 기회가 될 수 있다.

보험 산업도 주목할 만하다. 현재 베트남의 재해보험 가입률은 낮은 편이지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재해보험에 대한 인식이 제고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일부 보험사들은 이번 태풍으로 인한 피해에 대해 보상금 지급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 시사점 및 전망


이번 사태는 글로벌 기업들의 생산기지 다변화 필요성을 부각했다. 최근 몇 년간 미·중 무역갈등, 코로나19 팬데믹 등으로 인해 글로벌 공급망의 취약성이 드러난 바 있어 이번 태풍 피해를 계기로 기업들이 위험 분산을 위한 생산기지 재배치를 고려할 가능성이 커졌다.

또한 베트남 정부의 재해 대응 능력과 인프라 개선 필요성이 부각됐다. 외국인직접투자(FDI)가 베트남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베트남 정부는 투자 유치를 위해 재해 대응 인프라 개선에 더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장기적으로 베트남의 산업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으며, 한국 기업을 비롯한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으로 베트남 정부는 기후변화에 따른 자연재해 대응 능력을 강화해야 할 필요성을 인식하게 될 것이다. 이는 관련 인프라 투자 확대로 이어질 수 있어 장기적으로 베트남 경제에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가능성도 있다.

태풍 야기로 인한 베트남 북부지역의 피해는 단기적으로 베트남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나, 장기적으로는 재해 대응 능력 강화를 위한 투자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한국 기업들의 구체적인 피해 상황이 밝혀지면, 글로벌 공급망에 미칠 영향에 대해 추가적인 분석이 필요할 것이며, 이는 향후 베트남 경제와 글로벌 산업 동향을 예측하는 데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