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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투자 열풍의 그림자, 대규모 투자 대비 불확실한 수익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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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투자 열풍의 그림자, 대규모 투자 대비 불확실한 수익성

“빅테크, AI에 수천억 달러 투자하지만, 수익화 시기는 미지수”

천문학적 AI 투자, 수익은 언제? 사진=로이터 이미지 확대보기
천문학적 AI 투자, 수익은 언제? 사진=로이터

AI 기술은 21세기의 가장 혁명적인 기술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기술 기업들은 AI를 미래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보고 천문학적인 금액을 투자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대규모 투자에도 불구하고, AI 기술의 실질적인 수익성과 수익 창출 시기에 대한 불확실성은 점차 커지고 있다.

11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에 따르면,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메타 등 4대 기술 기업은 최근 분기에만 500억 달러 이상 AI 관련 자본 지출에 투입했다.

이는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기술 투자 붐 중 하나로 평가된다.

AI 스타트업에 대한 벤처캐피털 투자도 올해 들어 641억 달러에 달해 2021년 투자 급증기의 정점에 근접하고 있다. 특히, 올해 AI 기업들이 전체 VC 투자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대규모 투자는 AI가 세계 경제에 혁명을 일으키고 막대한 이익을 가져올 것이라는 기대에 바탕을 두고 있다.

이들 기업은 AI를 통한 생산성 향상, 새로운 서비스 창출, 의사결정 개선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혁신을 예상한다.

그러나, 문제는 이 막대한 투자의 결실이 언제, 어떻게 맺어질지가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오픈AI의 챗GPT와 같은 앱이 수억 명의 사용자를 확보했지만, 유료 서비스 가입자는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챗GPT의 전 세계 월간 활성 사용자 2억 명 가운데, 미국 내 챗GPT 플러스 유료 가입자는 총 390만 명으로 유료 가입자는 약 1.95%에 불과하다.

기업들도 아직 AI를 통한 생산성 향상 방안을 모색 중이다.

하지만, 알파벳의 순다르 피차이 CEO는 “과소 투자의 위험이 과잉 투자의 위험보다 크다”라고 말하며 적극적인 투자 기조를 정당화했다.

또한, AI 투자 붐은 데이터센터 건설 급증으로 이어졌다. 2020년 초부터 마이크로소프트는 데이터센터 수를 두 배 이상 늘렸고, 구글도 80% 증가했다. 이에 따라 전력 수요도 급증해 2015년 이후 미국과 캐나다 데이터센터가 에너지 기업에 주문한 전력량은 9배나 증가했다.

AI 칩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엔비디아의 성장도 주목할 만하다. 메타는 2024년 말까지 60만 개의 GPU를,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는 30만 개의 GPU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AI 전문가에 대한 수요도 급증해 관련 채용 공고가 전년 대비 50% 증가했다.

그러나, 이런 대규모 투자에 대한 투자자 인내심은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세쿼이아 캐피털 분석에 따르면, 올해의 AI 투자는 궁극적으로 6000억 달러의 수익이 필요하지만, 현재 AI로 인한 수익은 최대 수백억 달러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상황은 한국의 반도체 기업에 기회와 위험을 동시에 제공한다. 지속적인 투자 확대는 AI 칩 수요 증가로 이어지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메모리 반도체 제조사에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엔비디아의 독점적 지위와 급격한 기술 변화는 이 기업에 물량을 제공하는 우리 기업에 도전 요인이 될 수 있다. 엔비디아에 의존적 구조를 탈피하려면, 한국 기업들은 AI 특화 반도체 개발과 생산 능력 확대에 주력해야 할 것이다.

AI 투자 열풍의 배경에는 기술 혁신에 대한 낙관론과 함께 ‘선점 효과’에 대한 기대가 있다. 그러나, 이는 25년 전 닷컴 버블 시기의 과도한 투자와 유사한 양상을 보여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투자자들은 AI 기업들의 실질적인 수익 창출 능력과 시장 지배력을 면밀히 관찰해야 할 것이다.

AI에 대한 대규모 투자는 기술 혁신과 경제 성장의 원동력이 될 수 있지만, 동시에 거품 형성의 위험도 내포하고 있다. 정책 입안자들은 AI 발전을 지원하면서도 과도한 투기를 억제할 수 있는 균형 잡힌 접근이 필요하다.

기업들은 장기적 비전을 가지고 투자해야 하지만, 동시에 단기적 수익성과 현금 흐름 관리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AI 혁명은 불가피해 보이지만, 그 과정에서의 승자와 패자를 가르는 것은 결국 효율적인 자원 배분과 실질적인 가치 창출 능력이 될 것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