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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선의 숨은 변수 ‘고령 유권자’ 중요성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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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선의 숨은 변수 ‘고령 유권자’ 중요성 커진다

“65세 이상 유권자 표심 양분, 복지정책과 경제 이슈로 공략...한국 기업에도 영향 전망”

고령 유권자의 중요성, 미 대선 결정적 변수. 사진=로이터   이미지 확대보기
고령 유권자의 중요성, 미 대선 결정적 변수. 사진=로이터

2024년 미국 대선에서 65세 이상 고령 유권자가 선거 결과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고령 인구는 다른 어떤 연령 그룹보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주요 경합 주에서 65세 이상 노인 인구의 비율이 다른 주들보다 더 높고, 다른 연령층보다 높은 투표율을 보여, 대선 결과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한다.

또한, 고령 유권자들의 표심이 양분되어 대선의 향방을 가늠하기가 어렵기도 하다.

최근 갤럽의 여론조사 결과, 65세 이상 유권자 중 47%가 트럼프를, 45%가 해리스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차범위 내의 근소한 차이로, 고령층 표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주목할 점은 작년 대비 해리스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보이는 것이다.

현재 미국의 65세 이상 인구는 전체 인구의 16.8%를 차지하고 있으며, 2050년에는 23%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단순한 인구 증가를 넘어 정치적, 경제적으로 중요한 의미가 있다.

고령 유권자들은 1996년 이후 모든 대통령 선거에서 가장 높은 투표율을 보였으며, 이 격차는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예를 들어, 20대의 60%가 투표한다면, 65세 이상은 80%가 투표에 참여하고 있다.

한편, 고령 유권자들의 정치적 성향은 도시와 농촌 간 차이를 보인다.

도시 노인층은 상대적으로 민주당 성향이 강하지만, 농촌 노인층은 공화당 지지 성향이 강하다. 그러나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연령층에서도 민주당의 해리스와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가 통계적으로 오차 범위 내에서 경합해 표심이 변하고 있으며, 대선에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이런 변화에는 농촌 지역 고령층 유권자 표심 변화가 있다. 전통적으로 농촌 유권자들은 공화당을 지지하는 경향이 강했지만, 최근 복잡한 양상을 보인다. 많은 농촌 유권자가 여전히 전통과 보수적 가치를 중시하며 트럼프를 지지하지만, 일부는 트럼프의 과격한 언행과 정책에 불만을 표한다. 특히, 농업 정책, 무역 전쟁 영향, 의료 서비스 접근성 등의 이슈에서 농촌 유권자들의 의견이 분화되고 있어, 이 집단의 표심이 과거보다 유동적으로 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두 후보 진영은 고령 유권자 공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해리스 캠프는 바이든 행정부 성과를 강조하며, 노인 친화적 정책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특히, 메디케어를 통한 의약품 가격 인하, 사회보장제도 강화 등을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다. 최근 연설에서 해리스는 “우리 노인들이 존엄성을 가지고 편안한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정부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트럼프 진영은 경제 안정과 치안 강화를 주요 이슈로 삼아 고령층에 호소하고 있다. 트럼프는 최근 유세에서 “내가 대통령일 때 여러분의 401(k) 계좌가 얼마나 좋았는지 기억하십니까?”라며 경제 성과를 부각했다. 또한, 사회보장 수당에 대한 소득세 면제를 제안하며 노인층 경제적 이익을 직접 겨냥하고 있다.

주목할 만한 점은 두 후보의 전략이 지역별로 차별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도시 지역에서 해리스가 의료 서비스 접근성 개선을, 농촌 지역에서 트럼프가 지역 경제 활성화를 강조하며 고령 유권자들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고령 유권자들의 주요 관심사는 사회보장, 메디케어, 의약품 비용 등 복지 정책에 집중되어 있다. 두 후보 진영 모두 이러한 이슈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으며, 이는 향후 미국 정책 방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고령 유권자의 영향력 증대는 미국 정치 지형과 정책 개발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복지 정책의 강화, 의료비 절감, 노인 일자리 창출 등이 주요 정책 의제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흐름의 근본적 배경에는 의료기술의 발전, 베이비부머 세대의 고령화, 저출산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있다. 이는 단기 현상이 아닌 장기적인 추세로, 향후 수십 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미국 경제와 글로벌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며, 한국 기업에도 큰 변화를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고령화 트렌드에 맞춘 제품과 서비스 개발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의료기기, 제약, 실버산업 관련 기업들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구체적인 예로, 삼성전자나 LG전자와 같은 기업들은 고령자 친화적인 스마트홈 기기나 건강 모니터링 웨어러블 기기 개발에 주력할 수 있다. 또한, 현대자동차나 기아와 같은 자동차 제조사들은 고령 운전자를 위한 안전 기능이 강화된 차량 모델을 미국 시장에 선보일 수 있을 것이다.

한편, 미국의 복지 정책 강화로 인한 재정 부담 증가는 달러 가치와 미국 경제에 영향을 줄 수 있어, 한국 수출기업의 주의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현대중공업이나 대우조선해양과 같은 조선업체들은 달러 가치 변동에 따른 수주 전략 조정이 필요할 수 있다.

투자자도 이런 인구통계학적 변화와 그에 따른 정책 변화를 주시해야 한다. 의료, 바이오, 실버산업 관련 기업들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반면, 복지 정책 강화로 인한 재정 부담 증가가 국가 채무에 미칠 영향도 고려해야 한다.

2024년 미국 대선에서 고령 유권자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질 전망이다. 이들의 선택은 선거 결과를 넘어 미국의 정책 방향과 경제 구조, 나아가 글로벌 시장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다. 한국 기업과 투자자는 이러한 변화를 주시하며, 새로운 기회와 위험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