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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 보수와 진보 사이 줄타기...대선 승리 전략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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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 보수와 진보 사이 줄타기...대선 승리 전략 딜레마

“중도 유권자 공략과 기존 지지층 결집 균형 잡기, 경합 주 경쟁 지속”

해리스, 보수와 진보 사이 줄타기. 사진=로이터 이미지 확대보기
해리스, 보수와 진보 사이 줄타기. 사진=로이터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2024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보수와 진보 양측의 지지를 동시에 확보하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줄타기’ 전략이 실효를 거둘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확실해 보인다고 21일(현지시각) 악시오스가 보도했다.

민주당 전당대회 이후 해리스는 전국 단위 조사에서 우위를 점했으나, 최근 조사에서는 트럼프와의 격차가 좁혀져 동률을 보이거나, 애리조나와 조지아 등 일부 경합 주에서는 앞서던 것이 오히려 뒤처지는 양상마저 나타났다.

이러한 상황이 해리스 캠프로 하여금 중도 전략을 구사하게 만든 주요 배경으로 분석된다.

해리스 캠프는 보수적 정체성을 포용하는 제스처를 통해 우파 성향의 유권자들에게 다가가려 하면서도, 동시에 진보적 정책 기조를 유지하며 기존 지지층을 붙잡으려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여론조사 흐름은 이러한 전략이 실효를 거둘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갖게 한다.

해리스의 이러한 전략은 총기 소유권, 국경 안보, 이민 정책 등 주요 이슈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그녀는 총기 소유자임을 밝히며 수정헌법 제2조에 대한 지지를 암시하면서도, 동시에 총기 규제 정책을 옹호한다.

또한, 국경 안보 강화를 주장하면서도 서류 미비 이민자들에게 시민권 취득 문호를 열어주겠다고 약속한다. 이는 보수와 진보 양측의 요구를 모두 충족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전략은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보수층을 끌어들이려는 노력이 기존 진보 지지층의 이탈을 야기할 수 있으며, 반대로 진보적 정책을 고수하면 중도 및 보수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기 어려울 수 있다. 실제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해리스는 주요 경합 주에서 트럼프에게 뒤지는 양상을 보인다. 이는 해리스의 중도 전략이 아직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상황은 미국의 정치적 양극화가 심화되는 가운데 중도 노선을 추구하는 것의 어려움을 보여준다. 유권자들의 정치적 성향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양측을 모두 만족하려는 시도는 오히려 양측 모두의 지지를 잃을 위험이 있음을 암시한다.

해리스의 전략이 성공할 경우, 이는 미국 정치의 양극화 완화와 더 포용적 정책 수립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실패할 경우, 민주당의 대선 패배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미국의 대내외 정책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해리스 중도 전략은 정치 영역을 넘어 경제 정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는 경제 방향성과 기업 환경에 중요한 함의를 지닌다. 경제적 측면에서, 해리스의 중도 노선은 기업에 일정 수준의 안정성을 제공할 수 있다. 극단적인 정책 변화보다 점진적인 조정을 예고하기 때문이다.

해리스가 추구하는 중도 노선은 진보적 경제 개혁과 친기업적 정책 사이의 균형을 찾으려는 시도로 해석될 수 있다. 예를 들어, 기업 규제를 강화하는 동시에 혁신을 장려하는 정책, 또는 증세를 통한 사회 프로그램 확대와 함께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원을 병행하는 등의 방식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명확한 경제 정책 방향성 부재로 불확실성도 존재한다.

진보와 보수 양측 요구를 동시에 충족하려다 보니 일관성 있는 정책 실행이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친환경 정책을 추진하면서도 전통적 에너지 산업을 보호하려는 시도는 양측 모두에 만족을 주지 못하고 정책의 효과성을 저해할 수 있다.

더불어 해리스의 중도 노선이 의회에서 충분한 지지를 받을 수 있을지도 불확실한 상황이다. 양극화된 의회 환경에서 중도적 정책은 오히려 양측 모두 반대에 부딪힐 수 있어, 정책 실행의 지연이나 왜곡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처럼 2024년 미국 대선은 단순히 후보자 간의 대결이 아닌, 미국 사회의 분열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에 대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해리스의 ‘중도 전략’이 성공할지, 아니면 더 뚜렷한 이념적 차별화가 필요할지는 앞으로의 선거 결과가 말해줄 것이다.

이는 미국 내부 문제를 넘어, 글로벌 정치 경제 질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변수가 되고 있다.

미국의 정책 방향성이 불확실해질 경우, 국제 무역, 기후 변화 대응, 안보 정책 등 다양한 분야에 글로벌 리더십의 공백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해리스의 중도 전략과 그 결과는 미국 내 유권자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사안이라고 볼 수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