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대규모 유세를 통해 지지층을 결집했던 트럼프가 이번엔 유세 횟수를 대폭 줄였음에도 여전히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고 22일(현지시각) 악시오스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는 2016년 6월부터 9월까지 총 72차례 유세를 진행했지만, 2024년 같은 기간 동안 24차례만 유세를 열었다. 이는 약 3분의 1 수준으로 감소한 것이다.
트럼프 캠프가 이러한 변화를 선택한 데는 다양한 이유와 배경이 작용했다.
첫째, 트럼프가 이미 잘 알려진 인물이라 유권자들에게 자신을 새롭게 정의할 필요성이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둘째, 유세에 들어가는 비용을 고려해 예산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자 하는 전략적 판단이 작용했다. 셋째, 트럼프 나이와 마러라고에서의 시간 선호도 등 개인적 요인도 영향을 미쳤다.
끝으로, 트럼프의 유세 축소 배경에는 안전 문제도 한몫을 했다. 대통령급 경호를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두 차례의 암살 위협을 경험했다.
특히 7월 펜실베이니아에서 발생한 암살 시도 이후 트럼프는 몇 주 동안 야외 집회를 중단했다가 8월 말에 재개했다. 안전상 우려는 트럼프 캠프가 대규모 야외 유세를 신중히 접근하게 만든 요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
대중과 직접적인 접촉을 줄이고 보안이 철저한 환경에서의 활동을 선호하게 된 것이다. 이는 트럼프의 개인적 안전뿐만 아니라 지지자들의 안전도 고려한 결정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안전 문제는 트럼프의 선거 전략 변화에 영향을 미쳐, 대규모 유세 대신 미디어 출연과 소규모 행사를 통한 캠페인 활동으로 무게 중심을 옮기는 데 일조했다.
그러나 유세 횟수 감소에도 불구하고 트럼프의 지지율은 여전히 높게 유지되고 있다. 이는 트럼프가 유세 이외의 방식으로도 지지층과 소통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트럼프는 케이블TV와 팟캐스트 출연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으며, 러닝메이트인 J.D. 밴스 상원의원을 통해 경합주에서의 현장 활동을 보완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트럼프의 지지기반이 얼마나 견고한지를 보여준다. 2016년 당시 트럼프는 아웃사이더로서 자신의 브랜드를 알리고 지지층을 확보하기 위해 잦은 유세가 필요했다.
현재는 이미 확고한 지지층을 보유하고 있어 대규모 유세 없이도 핵심 지지자들의 충성도를 유지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트럼프의 유세 감소는 그의 법적 문제와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여러 법정 출두 일정으로 인해 선거 유세에 집중하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했고, 이는 불가피하게 유세 일정을 조정하게 만들었다. 이러한 상황이 오히려 트럼프 지지자의 결속을 강화하는 효과를 낳았다는 분석도 있다.
트럼프 캠프는 선거운동 막바지에 유세 횟수를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2016년이나 2020년 수준에 도달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물론 유세가 대선 판세를 좌우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트럼프의 지지율이 높게 유지되고 있다는 점은 미국 정치 지형 변화를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로 해석된다.
이 현상은 미국 대선 과정에서 전통적인 선거운동 방식이 변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소셜미디어와 디지털 플랫폼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대규모 유세 외에도 다양한 채널을 통해 유권자들과 소통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또한 이미 강력한 지지기반을 확보한 정치인의 경우 유세의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줄어들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트럼프의 유세 감소 현상은 단순히 선거 전략 변화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 정치의 새로운 흐름과 유권자들의 성향 변화를 반영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앞으로의 선거 과정에서 트럼프가 어떻게 지지층을 결집하고 대중과 소통해 나갈지, 그리고 이러한 변화가 최종 선거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