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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고무 가격 급등, 타이어 업계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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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고무 가격 급등, 타이어 업계 '비상'

원자재 가격 상승에 마진 폭락...수익성 악화 우려
공급 부족 장기화 전망, 대체 공급원 확보 등 대책 마련 시급

천연고무 가격 급등.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천연고무 가격 급등. 사진=로이터

천연고무 수급 차질이 시장에 불안을 초래하고 있다.

CRISIL(인도 신용평가 회사)의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회계연도 첫 5개월 동안 천연고무 가격이 전년 대비 33% 이상 상승했으며, 8월 인도 국내 천연고무 가격은 kg당 평균 238루피로 지난 10년 평균을 크게 상회했다고 인도 파이낸셜 익스프레스가 2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글로벌 천연고무 시장 규모는 2021년 기준 약 400억 달러로 추정되며, 2027년까지 연평균 4.9% 성장해 53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시장에서의 수급 불균형은 타이어 산업뿐만 아니라 자동차 산업 전반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가격 상승은 2011년 이후 처음으로, 당시와 달리 수요와 공급의 근본적인 불균형에 기인한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CRISIL의 푸샨 샤르마 연구 책임자는 "현재의 상승은 수요와 공급의 구조적인 문제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2011년 이후 세계 천연고무 생산량은 35% 증가했지만, 수요는 40% 늘어나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천연고무는 타이어 무게의 20~40%를 차지하는 핵심 원자재로, 타이어 산업은 천연고무 소비의 약 80%를 차지한다. 따라서 천연고무 가격 상승은 타이어 제조업체의 수익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올해 1분기 인도 상장 타이어 제조업체 5곳의 영업이익률은 전년 동기 대비 약 2%p 감소했다.

이러한 상황은 글로벌 타이어 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타이어 시장 규모는 2021년 기준 약 2300억 달러로, 2027년까지 연평균 4.5% 성장해 30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천연고무 가격 상승은 이러한 성장 전망에 제동을 걸 수 있으며, 특히 중소 타이어 제조업체들의 경영난을 가중할 수 있다.

한국의 주요 타이어 제조업체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와 금호타이어도 천연고무 가격 상승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2023년 기준 두 기업은 세계 타이어 시장에서 10위 이내와 20위권 내에 포함되는 큰 기업들이다. 이러한 글로벌 순위는 이들 기업이 국제 시장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음을 보여주지만, 동시에 원자재 가격 변동에 민감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물론, 이들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과 수출, 고용에 미치는 영향은 기업의 대응 전략, 환율 변동, 글로벌 시장 상황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더불어 천연고무 가격 상승은 자동차 산업 전반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타이어 가격 상승은 자동차 제조원가 증가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결국 소비자 가격 상승으로 귀결될 수 있다. 현대자동차, 기아 등 한국의 주요 자동차 제조업체들 역시 이러한 원가 상승 압박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CRISIL은 수요 증가와 공급 제한으로 인해 천연고무 가격이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천연고무 시장의 공급 부족은 2024년에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돼, 타이어 업계의 어려움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타이어 제조업체들은 다양한 대응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대체 공급원 개발, 저렴한 수입처 확보, 합성고무 사용 비율 증가 등의 방법을 통해 원가 부담을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생산 공정의 효율화와 기술 혁신을 통한 원가 절감 노력도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천연고무 생산국과의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 지속 가능한 고무 재배 기술 개발 지원 등을 통해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정부 차원에서도 천연고무의 전략적 중요성을 인식하고, 관련 산업 지원 및 국제 협력 강화 등의 정책적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천연고무 가격 급등은 단순히 타이어 산업의 문제를 넘어 글로벌 자동차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이에 대한 산업계와 정부의 선제적이고 전략적인 대응이 시급한 시점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