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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재정적자 폭풍, 세계 경제 위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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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재정적자 폭풍, 세계 경제 위협하다

트럼프와 해리스의 무관심 속 28조 달러 부채 문제 악화. 글로벌 경제 불안 고조

28조 달러 규모의 미국 공공부채 부담 가중.                     사진=로이터  이미지 확대보기
28조 달러 규모의 미국 공공부채 부담 가중. 사진=로이터

미국의 천문학적 재정적자와 공공부채 문제가 심각한 위기 수준에 도달했다.

하지만, 주요 대선 후보들이 이를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이지 않아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현재 28조 달러에 달하는 미국 공적 연방 부채는 미국 경제 규모와 맞먹는 수준이다. 이는 연방 정부가 직접 책임지는 부채로, 미국 경제의 근간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제 전반에 심각한 충격을 줄 수 있는 폭탄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최근 CNN이 보도했다.

특히, 우려되는 점은 당선될 경우에 행정부를 책임져야 할 대선 유력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같은 주요 정치인들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질적인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오히려 이들의 경제 정책이 실행될 경우, 적자 규모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미국 경제의 장기적 안정성에 대한 의문마저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과거와는 확연히 다른 양상을 보인다.

이전 선거에서는 대선 후보들이 재정 건전성 확보를 위한 구체적 계획을 제시하며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으려 했지만, 현재는 이 문제가 거의 언급조차 되지 않고 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과 같은 위기 상황에서 대규모 재정 지출이 불가피했다는 인식이 확산된 결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접근은 장기적으로 심각한 경제적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재정적자 확대는 단순히 미국 내부의 문제로 그치지 않는다. 미국 국채 금리 상승은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치며, 특히 한국과 같은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의 경제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 미국의 차입 비용 증가는 달러 강세로 이어져 신흥국 통화 가치 하락과 자본 유출을 야기할 수 있고, 이는 글로벌 경제 불균형을 심화할 우려가 있다.

더불어 미국의 재정 건전성 악화는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에 대한 의문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국제 금융 시스템의 근본적인 변화를 초래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으로, 각국의 외환보유액 구성과 국제 무역 결제 시스템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2023년 2분기 기준 국제통화기금(IMF)의 공식외환보유통계(COFER) 데이터에 따르면, 전 세계 외환보유액에서 미 달러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59.2%로, 20년 전인 2003년의 65.9%보다 상당히 감소했다. 특히 2022년 1분기에는 이 비중이 58.8%까지 떨어져 2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바 있다.

미국의 재정 적자 확대와 그에 따른 달러 가치 하락 우려로 중국과 러시아, 신흥국들을 중심으로 외환보유액 다변화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가 당장 위협받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여전히 전 세계 외환보유액의 60% 가까이가 달러로 구성되어 있으며, 국제 무역의 상당 부분이 달러로 결제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장기적으로 볼 때 미국의 재정 건전성 악화가 계속된다면 달러의 지위는 점진적으로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글로벌 금융 시스템의 다극화를 촉진하고, 각국의 통화정책과 국제 무역 패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적자에 대한 정치권의 무관심이 유권자들의 인식 부족에서 비롯된다고 지적한다. 단기적인 경기 부양책에 치중하는 정책은 일시적으로 호응을 얻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경제 성장 둔화와 사회 안전망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정책 입안자들과 유권자들 모두가 이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장기적 관점에서의 해결책 모색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미국의 재정적자와 국가부채 문제는 단순히 한 국가의 경제 문제를 넘어 글로벌 경제 질서의 안정성을 위협하는 심각한 도전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에 대한 미국 정치권의 무관심은 문제 해결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으며, 이는 궁극적으로 세계 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들의 정책 입안자들은 이 문제에 대한 진지한 접근과 함께, 국제적 협력을 통한 해결책 모색에 나서야 할 시점이다. 그렇지 않으면 미국발 재정 위기가 글로벌 경제의 새로운 위협 요인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