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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삭스 "2025년 미국, 경기 침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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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삭스 "2025년 미국, 경기 침체 없다"

인플레이션 안정화와 금리 하락 전망...미국 중형주·글로벌 비기술 성장주·중국 시장 투자 권고

골드만삭스, 미국 경제 경착륙은 아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골드만삭스, 미국 경제 경착륙은 아니다. 사진=로이터

글로벌 경제는 현재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와 금리 정상화 과정에서 새로운 균형점을 모색하고 있다.

미국 경제는 견고한 성장세를 유지하며 글로벌 경제의 중심축 역할을 하고 있지만, 고금리와 인플레이션 우려가 여전히 시장의 불확실성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골드만삭스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는 향후 글로벌 경제와 투자 전략에 대한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9월 5일 발간한 '글로벌 전략 보고서'를 통해 2025년 미국의 경기 침체 가능성이 낮다고 전망했다. 이 보고서의 주요 내용은 최근 뮌헨에서 열린 베렌베르크 골드만삭스 컨퍼런스에서 오펜하이머 골드만삭스 인터내셔널 수석 글로벌 주식 전략가 겸 매크로 리서치 EMEA 책임자의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더욱 구체화되었다.

오펜하이머는 현재 시장의 주요 우려사항 중 하나인 경기 침체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제시했는데, 이는 투자자들에게 중요한 메시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는 2025년 중반까지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중앙은행 목표치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하며, 이는 통화정책 정상화의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금리 전망과 관련해서는 하락세를 예상하면서도 금융위기 이후 수준보다는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각국 정부의 부채 증가 추세와 맞물려 장기 금리의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금리 환경은 미국 주식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며, 역사적으로 이와 유사한 환경에서 주식시장이 좋은 성과를 거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오펜하이머는 미국 시장의 고평가 문제를 지적하며 주의를 당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미국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이 미국 GDP의 200%에 달하고, 글로벌 자본 시가총액의 70%를 차지하고 나머지 국가들이 30%를 차지하는 점은 전례 없는 수준이다. 특히 상위 5개 미국 기업이 전 세계 주식 가치의 20%를 차지하는 현상은 시장 집중도가 매우 높아졌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골드만삭스는 투자 다각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미국 중형주, 글로벌 비기술 성장주, 그리고 저평가된 중국 시장으로의 투자를 권장하고 있다. 특히 유럽 시장, 특히 독일의 제조업 섹터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제시했다. 유럽 시장이 미국 시장 대비 35% 할인된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는 점은 투자 기회로 해석될 수 있다.

보고서는 AI 혁명이 투자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상세히 다루고 있다. AI 기술은 현재 투자자들의 상상력을 사로잡고 있으며, Chat-GPT와 같은 대규모 언어 모델의 출시 이후 기업들의 관심도 크게 증가했다. 2023년 7월 Nvidia의 투자자 데이 실적 발표는 AI 산업의 잠재력에 대한 관심을 더욱 고조시켰다.

AI 관련 특허 출원이 급증하고 있어 새로운 경쟁자들의 등장 가능성을 시사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생성형 AI 관련 특허 가족(동일한 발명이나 기술과 관련된 특허 그룹)의 수가 2014년 733개에서 2023년 14,000개 이상으로 증가했다. 또한, AI와 기계학습 분야의 오픈소스 커뮤니티 및 플랫폼인 허깅 페이스(Hugging Face) 웹사이트에는 이미 약 650,000개의 모델이 있어, 이전 기술 혁신 시기와 유사하게 AI 분야에서도 대규모 자본 유입과 경쟁이 일어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골드만삭스는 현재 AI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이 과거 기술 버블 시기에 비해 합리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한다. 현재 7대 기술 기업의 중간 주가수익비율(PE)과 기업가치 대 매출액 비율(EV/Sales)은 2000년 기술 버블 정점 시기의 상위 7개 기업 대비 약 절반 수준이다. 또한 현재의 주요 기술 기업들은 당시보다 훨씬 더 높은 수익성과 강력한 재무구조를 갖추고 있다.

AI 관련 기업들의 성장 잠재력을 인정하면서도, 보고서는 과거 기술 혁명 사례를 들어 과도한 집중 투자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골드만삭스는 AI 기술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다양한 산업군으로의 분산 투자를 제안했다. 특히 헬스케어와 바이오테크놀로지 분야가 AI와 빅데이터 분석 능력의 발전으로 큰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DNA 시퀀싱 비용의 급격한 감소와 AI를 활용한 신약 개발 및 진단 과정의 가속화 가능성을 언급하며, 이 분야의 투자 기회를 강조했다.

또한 보고서는 AI가 금융 서비스, 사이버 보안, 로보틱스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미칠 영향과 그에 따른 투자 기회를 분석했다. 특히 사이버 보안 시장의 급격한 성장 전망과 AI의 역할, 그리고 자율주행차와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의 잠재력을 언급했다.

이러한 골드만삭스의 전망은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첫째, 미국 경제의 연착륙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급격한 경기 침체 우려는 다소 완화될 수 있다. 둘째, 인플레이션 안정화와 금리 정상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시장 변동성에 대비해야 한다. 셋째, 미국 시장의 고평가 문제를 고려할 때 글로벌 투자 다각화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된다.

한국 경제와 기업들에게도 이러한 전망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미국의 경기 침체 가능성이 낮아진다는 것은 한국의 주요 수출 시장이 안정될 수 있다는 긍정적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글로벌 투자자금이 미국 이외의 시장으로 분산될 가능성이 있어, 한국 기업들의 경쟁력 강화와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 확보가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골드만삭스의 전망은 글로벌 경제가 새로운 균형점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기회와 위험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 투자자들은 미국 경제의 안정성을 기반으로 하되, 글로벌 시장의 다양한 기회를 활용하는 균형 잡힌 접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기업들은 변화하는 글로벌 경제 환경에 맞춰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경쟁력을 강화하는 노력이 요구될 것이다. AI 혁명이 가져올 변화에 대비하고 그 잠재력을 활용하는 전략이 향후 투자 성공의 핵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