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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산업, 연 평균 10% 성장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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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산업, 연 평균 10% 성장할 것"

지정학적 위험과 AI 수요 사이에서 균형 잡기

반도체 산업, 장기 성장은 확실, 변동성은 불가피.           사진=로이터 이미지 확대보기
반도체 산업, 장기 성장은 확실, 변동성은 불가피. 사진=로이터

글로벌 반도체 산업은 거시 경제적 불확실성과 기술 혁신 사이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고 있다.

최근 발표된 오픈 PR 시장 분석에 따르면, 2023년 5030억 달러 규모였던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2032년까지 연평균 10% 성장해 1조186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차 등 신기술 도입 가속화에 따른 수요 증가를 반영한 것이다.

그러나, 낙관적인 장기 성장 전망에도 불구하고, 단기적으로 여러 도전 과제가 산재해 있다. 미중 무역갈등, 중동 정세 불안, 미국 대선 등 지정학적 위험이 산업 전반에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제한 조치 강화 가능성은 글로벌 공급망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도 엇갈린 모습을 보인다.

AI 수요 증가로 엔비디아와 같은 일부 기업들이 호실적을 기록하지만, PC와 스마트폰, 자동차용 반도체 등 일부 분야는 수요 둔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반도체 산업 내에서도 세부 분야별로 성장 속도와 방향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런 가운데 주목할 만한 점은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 완화 기조다.

미 연준을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금리 인하를 시사하면서, 이는 반도체 산업을 포함한 기술 섹터에 긍정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낮은 금리 환경은 기업들의 투자 여력을 높이고, 주식시장에서 기술주에 대한 선호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AI와 고성능 컴퓨팅(HPC) 분야의 급속한 성장은 반도체 산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대규모 언어 모델 같은 AI 애플리케이션 확산은 고성능 반도체에 대한 수요를 크게 늘리고 있다. 이는 메모리 반도체뿐만 아니라 시스템 반도체 시장에도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시장 환경 변화는 한국 반도체 기업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대표되는 한국 기업들은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주도적 위치를 점하고 있지만, AI와 HPC 관련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가 시급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특히, 파운드리 사업 강화와 AI 반도체 개발에 대한 투자 확대도 중요한 과제이다.

주목할 만한 점은 HBM 시장의 급격한 성장세다. 트렌드포스는 2025년까지 HBM이 전체 DRAM 비트 생산량 10%를 차지하고, DRAM 시장 매출의 30% 이상을 기여할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HBM3E가 전체 HBM 수요의 8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한국의 메모리 반도체 양사에 시사하는 바가 상당히 크다.

또한, 미국 대선 이후에도 이어질 미중 갈등으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대비한 전략 수립도 시급한 상황이다. 미국과 유럽, 일본, 인도 등 주요국들이 자국 내 반도체 생산 기반 강화에 나서면서, 한국 기업들도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 다변화와 기술 협력 강화에 나설 필요가 있다.

글로벌 반도체 산업은 단기적 불확실성과 장기적 성장 전망이 공존하는 복잡한 국면에 놓여 있다. 이 환경에서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경쟁력을 유지하고 새로운 성장 기회를 포착하기 위해서는 기술 혁신과 글로벌 전략의 균형 잡힌 접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지정학적 위험 관리와 함께 AI, IoT 등 신기술 분야에서의 선제적 투자가 향후 산업 주도권 확보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