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장악하고 있는 위성 인터넷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지난 8월 18개의 통신 위성을 저궤도(LEO)에 쏘아 올리며 '우주 인터넷' 패권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이다.
중국 우주 프로그램 관계자는 "중국은 현재 스타링크를 따라잡기 위해 매우 노력하고 있으며, 향후 5~10년은 전략적 개발과 성장에 있어 중요한 시기"라고 밝혔다.
중국은 현재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 5만 1300개의 LEO 위성 배치 계획을 제출한 상태다. 이는 스페이스X의 계획 (4만 2000개)보다 훨씬 큰 규모다.
하지만 스페이스X는 이미 6400개 이상의 위성을 궤도에 올려놓았고, 100개 이상의 국가에서 400만 명 이상의 사용자에게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중국이 스페이스X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재사용 가능한 로켓 기술 확보가 관건이다. 스페이스X의 팰컨 시스템은 한 번 발사에 수십 개의 위성을 탑재할 수 있고, 부스터를 회수해 재사용할 수 있어 비용 절감 효과가 크다.
중국은 재사용 로켓 기술 개발을 위해 국가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다. 2019년 에는 위성 생산을 위한 국유 기업 '차이나 샛넷(China SatNet)'을 설립했고, 올해 7월에는 '로켓 스트리트' 단지 건설에 착수했다.
이 단지에는 2028년까지 중국 최초의 재사용 로켓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혁신 센터가 포함될 예정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이 글로벌 위성 인터넷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자국식 인터넷 통제 모델인 '디지털 권위주의'를 확산시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중국은 이미 태국에서 자체 개발한 LEO 광대역 인터넷 서비스 시범 운영을 실시하는 등 해외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메르세데스 페이지 호주 전략 정책 연구소 수석 연구원은 "중국 위성 인터넷 서비스를 사용하는 국가들은 중국의 방화벽과 같은 자국 내 정보 통제 시스템을 구축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정보 차단, 사용자 활동 감시, 인터넷 접속 차단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디미트리오스 스트로이코스 런던 정치경제대학 우주 정책 프로젝트 책임자는 "중국이 위성 인터넷을 통해 엄격한 정보 통제를 수출하려 할 경우, 다른 국가들이 중국 위성 네트워크 사용을 꺼리게 될 수 있다"며 "이는 중국이 목표로 하는 세계적 영향력 확대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우주 인터넷' 굴기는 한국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준다. 한국 역시 위성 인터넷 기술 개발과 국제 협력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미래 우주 인터넷 시대에 대비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한국은 자체적인 위성 인터넷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미국 등 관련국들과의 협력을 통해 우주 인터넷 활용에 대한 국제적인 규범과 기준을 마련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