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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 맥퍼슨 '유방암 완치' 논란...전문가들 "통합 암 치료, '균형'이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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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 맥퍼슨 '유방암 완치' 논란...전문가들 "통합 암 치료, '균형'이 중요"

"기존 치료 '중요성' 간과 말아야"...의사들, "보완 요법 '병행' 가능“
"환자 '상황'에 맞는 '최적의 치료법' 선택해야"...'전문가 상담' '필수’

암 수술의 진전, 희망은 계속.                                      사진=로이터  이미지 확대보기
암 수술의 진전, 희망은 계속. 사진=로이터
호주 출신 슈퍼모델 엘 맥퍼슨이 최근 "전통 의학 대신 전체론적 방법으로 유방암을 치료했다"고 주장해 논란이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맥퍼슨의 주장이 근거 없는 치료법에 대한 잘못된 믿음을 심어줄 수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12일(현지시각) 싱가포르 언론과 의료 전문가들에 따르면, 맥퍼슨은 2017년 유방암 진단 후 수술을 받았지만, 화학 요법, 방사선 요법, 호르몬 요법 등 기존 치료법을 거부하고 대체 요법을 택했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회복이 전체론적 접근 방식 덕분이라고 주장했지만, 의학계에서는 "과학적 근거가 없는 주장"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맥퍼슨의 주장이 암 환자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고, 근거 없는 치료법에 대한 맹신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유방암과 같이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의 경우 검증된 치료법을 따르는 것이 중요하며, 대체 요법에만 의존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싱가포르의 유방암 생존자 이사벨 갈리아노는 2006년 유방암 진단 후 수술, 화학 요법, 방사선 치료, 호르몬 치료 등 기존 치료를 받았다. 하지만 2008년 암이 재발하자 그는 기존 치료와 함께 요가, 명상, 레이키, 침술 등 보완 요법을 병행하는 '통합 암 치료'를 선택했다.
갈리아노는 "통합 치료는 기존 의학의 장점과 보완 요법을 결합하여 환자의 웰빙을 향상하고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존 치료와 보완 요법은 상호 배타적인 것이 아니라 상호 보완적인 관계"라며 "균형 잡힌 접근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폴리 청 홍콩 유방암 재단 설립자는 "서양 의학이 현재 유방암을 치료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며 "기존 치료 대신 대체 요법을 사용하여 완치된 사례는 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환자들이 부작용 등을 우려해 기존 치료를 거부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암 진행을 가속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청 설립자는 "의사들은 환자들이 보완 요법을 시도하는 것을 반대하지 않지만, 기존 치료와의 상호 작용에 대해 충분히 인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요가, 명상, 적당한 운동 등은 암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기존 치료를 대체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암 환자들이 자신의 상황에 맞는 최적의 치료법을 선택하기 위해 충분한 정보를 수집하고 전문가와 상담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갈리아노는 "각 환자의 여정은 다르기 때문에 한 사람에게 효과적인 것이 다른 사람에게는 효과적이지 않을 수 있다"며 "자격을 갖춘 전문가와 상담하고 자신의 필요와 상황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고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갖는 것이 암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엘 맥퍼슨의 '유방암 완치' 논란은 한국 의료계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번 논란은 암 치료에 있어 기존 치료와 보완 요법의 조화로운 결합, 즉 '통합 암 치료'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또한, 환자 중심의 치료 결정을 위한 의료진의 역할과 책임을 다시 한번 일깨워준다.

엘 맥퍼슨 논란은 '통합 암 치료'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되었다. 통합 암 치료는 기존 치료의 장점과 보완 요법의 이점을 결합하여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하고 치료 효과를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한국 의료계도 통합 암 치료에 대한 연구와 적용을 확대하고, 환자 맞춤형 치료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

맥퍼슨의 주장처럼 과학적 근거가 부족한 대체 요법에 대한 맹신은 환자에게 해를 끼칠 수 있다. 한국 의료계는 '근거 중심의 의학'을 강조하고,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치료법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 환자들에게 정확하고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치료 방법 결정 시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암 치료는 환자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결정이다. 따라서 환자 중심의 치료 결정이 이루어져야 하며, 의료진은 환자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치료 방법 선택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의료진은 환자의 가치관과 선호도를 존중하고, 최선의 치료 방법을 함께 찾아가는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환자들이 자신의 상황에 맞는 최적의 치료법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정확하고 객관적인 의료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한국 의료계는 환자들에게 신뢰할 수 있는 의료 정보를 제공하고, 정보 탐색 능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할 것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