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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스쿨버스, 미국 교육 현장의 ‘녹색 혁명’ 촉매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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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스쿨버스, 미국 교육 현장의 ‘녹색 혁명’ 촉매되나

50억 달러 투자에 기대와 우려...한국에 주는 시사점

미국 전기 스쿨버스 보급 확대 본격화.                          사진=로이터  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전기 스쿨버스 보급 확대 본격화. 사진=로이터
미국 전역의 학교들이 전통적 디젤 스쿨버스를 전기 버스로 교체하는 대규모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이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주도한 50억 달러 규모 연방 보조금 프로그램에 힘입어 가속화되고 있다.
2021년 11월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한 1조 달러 규모의 인프라 패키지 일환인 이 프로그램은 미국의 교육 현장과 환경, 그리고 산업 전반에 걸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13일(현지시각) 악시오스가 보도했다.

미 환경보호국(EPA)에 따르면, 현재까지 약 30억 달러의 보조금과 환급금 또는 구매 후 할인 혜택이 일선 학군에 지급되었으며, 이는 8,000대 이상 전기 버스를 구매하기에 충분한 금액이다.
그러나, 세계 자원 연구소의 추적 결과, 이 중 1/3 미만만이 실제로 도로에 투입되었다. 전기 버스는 현재 전국 480,000대의 스쿨버스 중 약 1%를 차지하고 있어, 아직 초기 단계에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전기 스쿨버스 도입에 대한 찬성과 반대 의견이 팽팽한 현상을 반영한다.

찬성론자들은 학생들의 건강과 환경 보호, 그리고 미국 제조업 활성화를 주장한다. 반면 비판론자들은 높은 초기 비용과 기술적 한계를 지적하며 실용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전기 버스의 가격은 대당 약 375,000달러로, 기존의 디젤 버스의 가격 두 배에 달한다.

그러나 이러한 도전에도 불구하고, 많은 학군에서 긍정적인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일리노이주 하딘 카운티의 사례처럼, 일부 지역에서는 장기적으로 운영 비용 절감 효과를 경험하고 있다. 또한, 버지니아주 캐롤 카운티에서는 초기의 기술적 문제와 지역 사회 우려를 극복하고, 점차 전기 버스의 장점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변화는 미국 전기차 시장과 관련 산업에 상당한 파급 효과를 미칠 것으로 보인다.

조지아에 본사를 둔 블루버드(Blue Bird)와 같은 제조업체들은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 이는 미국 내 제조업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수 있으며, 전기차 기술 발전을 가속할 것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여러 과제도 대두되고 있다. 충전 인프라 구축, 한정된 주행 거리, 추운 날씨에서의 성능 저하 등의 문제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또한, 일부 지역에서는 문화적 저항과 정치적 논란도 극복해야 한다.

예를 들어, 버지니아주 캐롤 카운티는 2020년 대선에 80%가 공화당에 투표한 보수적 지역으로, 전기 버스 도입에 대한 주민들의 우려와 반대가 있다. 일부 주민들은 전기 버스의 안전성, 성능, 비용 효율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한편, 유럽의 경우 각국이 다양한 속도로 전기 스쿨버스를 도입하고 있다.

영국은 2021년부터 모든 신규 버스의 전기화를 추진 중이며, 이는 스쿨버스도 포함한다. 독일은 2030년까지 모든 스쿨버스의 전기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프랑스 역시 2025년까지 모든 신규 스쿨버스의 50%를 저공해 차량으로 전환하는 목표를 세웠다.

아시아에서는 중국이 전기 버스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중국은 이미 세계 최대 전기 버스 시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스쿨버스 부문에도 적용되고 있다. 일본은 2050년 탄소중립 목표의 일환으로 전기 스쿨버스 도입을 검토 중이다.

한국은 정부가 2022년부터 전기 스쿨버스 도입을 본격화하고 있다. 환경부는 2030년까지 모든 경유 통학차량을 친환경 차량으로 전환한다는 목표이다. 2022년부터 2025년까지 총 700대의 전기 스쿨버스를 보급할 계획으로, 2022년 17개 시도교육청에 전기 스쿨버스 100대 보급, 2023년 이후 매년 200대씩 보급을 확대할 예정이다.

글로벌 시장 조사 기관인 마켓 앤 마켓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전기 스쿨버스 시장은 2021년 195억 달러에서 2026년까지 연평균 성장률(CAGR) 14.4%로 성장하여 381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 스쿨버스의 확산은 한국에 기회가 될 수 있다. 상대적으로 발달한 전기차 기술과 배터리 산업은 이러한 글로벌 트렌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미국 시장 확대는 한국 기업에 새로운 수출 기회를 제공할 수 있으며, 동시에 국내 시장에서도 유사한 전환을 준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미국의 전기 스쿨버스 전환 프로그램은 단순한 교통수단의 변화를 넘어 교육, 환경, 산업, 그리고 사회 전반에 걸친 변혁을 상징한다. 이는 기후변화 대응과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는 글로벌 과제에 대한 실질적인 접근을 보여주는 사례로, 앞으로의 진전과 결과가 주목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