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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은행의 '빠른 승리 선언', 또 다른 위기의 전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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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은행의 '빠른 승리 선언', 또 다른 위기의 전조인가?

2천억 달러 손실 연준, 70년대식 금융위기 우려도 나와



인플레이션은 계속 진행되고 있을 뿐 사라진 것은 아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인플레이션은 계속 진행되고 있을 뿐 사라진 것은 아니다. 사진=로이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와 유럽중앙은행(ECB)의 고강도 긴축 정책으로 인플레이션이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시장에서는 1970년대식 인플레이션 재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월가 일각에서는 연준의 누적 손실이 2,030억 달러에 달하면서 금융시장 불안정성이 고조되고 있다는 분석마저 제기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18일(현지 시간) 선진국의 연간 물가상승률이 중앙은행들의 목표치인 2% 수준으로 돌아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1970년대 초반처럼 인플레이션이 재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당시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1971년 2.7%에서 1974년 10%로 급등했고, 이자율도 13% 이상으로 치솟았다.

보도에 다르면, 현재 상황도 1970년대와 유사한 위험 요인들이 산재해 있다.

중동발 지정학적 위험으로 인한 유가 불안, 탈세계화와 재무장, 탈달러화, 인구 고령화, 임금 인상 압박 등이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유로존의 전기요금은 2020년 이후 45% 급등했고, 금값도 올해 초부터 30% 가까이 상승하며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이러한 에너지 비용 상승은 유럽의 제조업 기반을 크게 약화하고 있다. 독일의 경우 산업생산이 2017년 최고치 대비 14% 감소했으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위기로 제조업체들의 경쟁력이 더욱 악화하고 있다. 이에, 글로벌 경제의 구조적 불확실성이 한층 증폭되는 양상이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연준의 재무건전성이다.

월가에 따르면, 연준은 자산에서 2.2%의 수익률을 얻고 있지만, 부채에서는 5%의 이자를 지불하고 있어 지속 불가능한 순이자 스프레드가 발생하고 있다. 누적 손실이 2,030억 달러에 달하는 상황에서 경기 침체가 발생하면 은행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연준의 재무 불안정성은 자본시장을 더욱 위축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연준의 이자 수익은 836억 달러였지만 이자 비용 1,217억 달러에, 48억 달러의 운영비용까지 더해져 441억 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더욱이 연준의 미실현 손실은 2분기 말 기준 1조 1천억 달러에 육박해, 자기자본 430억 달러를 크게 초과하는 자본잠식 상태에 처해있다. 이는 통화 정책의 유효성을 약화하고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을 위협하는 주요 위험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런 형상을 보고, 전문가들은 현재의 은행 환경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더 큰 위험을 안고 있다고 지적한다. 상업용 부동산 문제, 소비자 부채 증가, 해저 장기 증권, 장외 파생상품 등 다양한 위험 요인들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올해 1월 상업용 부동산 대출 부실 우려로 주가가 급락하며 금융시장에 충격을 준 뉴욕커뮤니티뱅코프(NYCB)의 위기는 이런 우려가 현실화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전조로 평가된다. 특히,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 확산으로 공실률이 급증하며, 가치 하락 압력을 받고 있고, 소비자 부채는 2007년 금융위기 수준에 근접했다.

여기에 그림자 금융(Shadow Banking)을 통한 고위험 대출이 급증하고 있어, 금리 상승기에 부실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 상황에서 금융기관이 보유한 파생상품 투자 규모와 그에 따른 위험 노출 정도가 증가하면서 시스템 위험이한층 증폭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를 고려할 때, 투자자들은 은행 선택에 있어 FDIC 보호에만 의존하지 말고 철저한 실사가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결국, 인플레이션 안정화 기대감 속에서도 금융시장의 구조적 취약성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다. 전문가들은 중앙은행의 성급한 인플레이션 종식 선언이 자칫 1970년대와 같은 물가 재발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