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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주택 시장 위기 심각...임대료 상승 압박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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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주택 시장 위기 심각...임대료 상승 압박 지속

클리블랜드 연준, 임차인간 임대료 격차 5.7% 확대 진단
2026년까지 고공행진 전망, 인플레이션 장기화 우려

미국 주택시장 위기는 아직 남았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주택시장 위기는 아직 남았다. 사진=로이터

미국의 주택 위기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전미부동산협회(NAR) 최신 자료에 따르면, 2024년 1분기 주택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8.2% 상승했으며, 주택구매력지수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19일(현지 시각) 악시오스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모기지은행협회(MBA)는 현재 미국 평균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7%를 상회하면서, 30대 이하 젊은 층의 주택 구매가 크게 위축되고 있다고 밝혔다.

주택난의 핵심은 공급 부족이다.

프레디맥의 분석에 따르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보수적 공급 정책과 규제 강화로 연간 신규 주택 공급이 수요 대비 30만 호 이상 부족한 실정이다.

상무부 자료에 의하면 팬데믹 이후 다주택 건설은 증가세를 보였으나, 최근 15.7% 급감하면서 공급난이 가중되고 있다.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의 최근 연구는 이러한 상황이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진은 신규·기존 임차인 간 '임대료 격차'가 5.7%에 달해, 팬데믹 이전(1%)보다 크게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도시주택연구소(ULI)에 따르면, 이는 월평균 임대료 기준으로 약 120달러의 추가 부담을 의미한다.

특히 주목할 점은 임차인들의 이동성 저하다. 센서스국 자료를 보면 임차인 이동률이 2000년대 초반 31%에서 현재 22%로 크게 줄었다. 하버드대 공동주택연구소는 이를 높은 임대료 부담 때문에 주거 이동을 제약하는 '락인(Lock-in) 효과'로 분석했다.

연구진은 이러한 추세로 인해 주거비 인플레이션이 2026년 중반까지 팬데믹 이전 평균(3.5%)을 상회할 것으로 예측했다. 임대료가 CPI의 32%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이는 연준의 2% 물가안정 목표 달성을 어렵게 만들 전망이다.

이런 상황이 미치는 영향은 광범위하다.

골드만삭스의 최근 보고서는 건설사들이 자금조달 비용 상승과 경쟁 심화로 신규 프로젝트를 연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무디스는 높은 임대료 부담이 소비자 지출을 연간 약 1,200억 달러 감소시킬 것으로 추산했다.

주거 불안정성 증가로 인한 사회적 영향도 우려된다. 도시정책연구소(Urban Institute)는 높은 주거비 부담이 저소득층 건강 관리와 교육투자를 저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펜실베이니아대 사회정책연구팀은 잦은 이주가 어린이들의 학업 성취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더불어 연준은 청년층 가족 형성 지연과 저출산이 장기적으로 경제 성장을 제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미 정책 당국은 딜레마에 직면했다. 연준 관계자들은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고금리 정책이 필요하나, 이는 주택 공급 확대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브루킹스연구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싼 임대 주택 공급 확대, 토지 이용 규제 완화 등 종합적 정책 패키지가 시급하다고 제안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